• 2015-12-29
    ​​신기주 글|김재훈 그림|민음사|376쪽|2만원 ​회사란 무엇일까? ‘뜻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재미있게 일을 하는 곳’, 이것이 원래 회사가 만들어진 시작이자 본질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월급을 위해 할 수 없이 다녀야 하는 곳이거나, (드물게는) 재미는 있는데 배고픈 곳이다. 그래서 회사들은 재미를 희생해서라도 생존을 추구하지만, 직원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회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역설에 직면한다. 우리는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결국 공룡이 되어 멸종하는 모습을 수없이 접했다. 원가 절감과 생산 관리가 회사의 동의어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회사란 무엇일까.여기 재미있는 벤처에서 시작해 글로벌 공룡이 된 지금도 활력을 잃지 않는 ‘회사’가 있다. 개구진 청년들끼리 배고프게 시작해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넥슨(Nexon)이다. 넥슨은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등 우리나라 게임의 역사를 새로 쓴 기업이자, 매우 독특한 경영과 기업 문화로도 유명하다. 회장이 없고 비서가 없는 회사, 임원 주차장도 없고 직함도 없는 회사를 업계에선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이 책 『플레이』는 스물한 살 넥슨이 자신의 시작을 돌아본 젊은 자서전이자, 앞으로 몇십 년을 꿈꾸는 일과 사람에 대한 청춘의 비망록이다. 『플레이』는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와 그의 절친인 송재경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동기로 만나 컴퓨터 게임이라는 신세계에 빠져 있던 이 둘은 역삼역 작은 오피스텔에서 ‘넥스트 제너레이션 온라인 서비스(줄여서 넥슨)’라는 벤처 회사를 시작한다. 당시엔 텍스트로만 게임을 하던 온라인 머드 게임에 그래픽을 입혀 세계 최초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로 시작된 도원결의였다. 그러나 경험 부족한 대학원생들의 벤처는 곧 자금 위기에 처하고, 생계를 위해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웹에이전시 사업이 대박이 나면서 넥슨의 이야기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다. 이후 <바람의나라> 론칭과 게임 부서와 웹에이전시 부서 간의 갈등, 송재경의 이탈과 그가 만든 라이벌 게임 <리니지>의 등장, 증시 상장을 둘러싼 성장통, 각종 인수 합병에 얽힌 뒷이야기와 새로운 비전 수립에 이르기까지, 21년 넥슨의 역사는 마치 한 편의 게임을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어제의 친구가 넥슨을 떠나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하는가 하면, 경쟁자로 일하던 사람이 넥슨으로 들어와 중요한 기둥이 되어주기도 한다. 인터넷 게임 초기의 온갖 해프닝과 지금의 게임 방식들이 하나둘 탄생하는 장면들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 게임의 산 역사이기도 하다. 또한 지금은 각각 큰 기업의 대표가 된 전설 같은 인물들이 학생 시절부터 울고 웃고 싸우며 같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것은 이 책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재미다. 게임이라는 세계에 모든 것을 걸고 그 안에서 자라온 세대, 지금의 대한민국 IT를 이끄는 인물들의 삼국지는 우리 IT 기업들의 집단 전기이자 역사 그 자체다. “놀러 와”라는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김정주 대표의 퍼즐 경영이처럼 넥슨의 역사에 유난히 많은 인재들이 얽히게 된 것은 창업주 김정주의 성격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김정주는 학부 4학년 때 교양 필수 과목을 빼먹는 바람에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하지 못하게 된다. 이 뜻밖의 낙오는 뜻밖에 그가 ‘기업’이라는 화두를 붙드는 계기가 된다. 대학교를 1년 더 다니는 동안 김정주는 선배들의 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을 배웠는데, 그러면서 ‘사람들이 모여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회사의 작동 원리에 매료된다. 그리고 넥슨을 만들면서 그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을 실험해나간다.김정주는 친구인 송재경뿐 아니라 경쟁 업체에 근무하던 정상원, ‘알바’하던 후배 서민, 잉크젯 프린터를 협찬해주고 데려온 이승찬, 심지어 넥슨에 일을 주고 감시하던 대기업 홍보부의 윤지영까지 넥슨에 끌어들인다. 누구든 재미있어 보이는 사람에겐 서슴없이 다가가 “놀러 와”라고 말하고, 막상 그 사람이 오면 아무런 업무 지시도 없이 “잘해봐”라고 말하고 사라지는 무책임한 사장. 그러나 김정주의 이런 경영 스타일은 넥슨을 ‘자발적으로 손드는’ 조식으로 바꾸었고, 이런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위기 때마다 넥슨을 구하는 힘이 되었다. 경쟁작 <리니지>나 <스타크래프트>와 힘겹게 싸울 때 이승찬이 심심풀이로 몰래 만든 <퀴즈퀴즈>가 넥슨에 큰 힘이 되었고, 매출 성장의 핵심이었던 부분 유료화 역시 직원들끼리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만들어졌다. “회사를 하는 건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라면서 “회사를 떠나더라도 원한은 안 갖고 나가게 하고, 언제든 다시 들어올 수 있게 문을 열어둔다”는 김정주 대표는 사람이라는 제각각의 퍼즐 조각을 끊임없이 맞춰나가는 것을 경영 철학으로 삼는 듯하다. 조 단위로 매출이 커진 지금도 간부라고 해서 특권을 주는 법 없이 모든 사람의 가치를 믿고 나갈 수 있는 건 김정주 대표의 이런 신념이 넥슨의 DNA가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지만, 넥슨의 시작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여느 IT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넥슨에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 행운이 있었고, 그때마다 그러한 경험들은 넥슨의 암묵지로 바뀌면서 피와 살이 되었다. 이 중에는 254명이 동시 접속하는 순간이면 자꾸 서버가 다운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고, IMF 사태가 오히려 PC방 문화를 확산시켜 회사에 호재가 된 아이러니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넥슨의 역사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문제들이 따로 있는데, 개발 부서와 사업 부서 간의 긴장, 손에 쥔 자산과 미래의 가치를 바꿀 타이밍, 효율성 대 창의성, 인센티브의 역설, 각종 인수 합병과 회사 간의 빅딜 등이 그것이다. 21년 넥슨의 역사는 그야말로 IT 기업의 모든 문제와 그 해결 과정을 보여주는 종합 전시관으로, 이 책 『플레이』는 이런 문제들의 원인과 대응, 실패와 성공의 스토리를 숨김없이 담았다. 특히 콘텐츠 기업으로서 ‘창의성을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 전반에 걸쳐 그 어려움과 중요성이 한층 강조돼 있다. 신기주 기자는 이런 넥슨의 사례들에서 인사이트를 뽑아서 각 장의 말미에 ‘넥슨 인사이트’로 정리해두었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나 현재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사업가라면 무릎을 치면서 공감할 만한 수많은 전투들의 기록이 돼줄 것이다. 또한 책 말미에서 게임과 IT, 경영 전반을 주제로 김정주 대표와 나눈 인터뷰는 ‘은둔의 경영자’ 김정주의 통찰과 비전을 제시한 보기 드문 자료다.  『플레이』는 3년 전에 기획되어 숱한 인터뷰와 수정 작업, 내외부 검토를 통해 출간된 독특한 책이다. 넥슨은 자신들의 자서전이 단지 자화자찬의 사사(社史)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신기주 기자와 김재훈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신기주 기자는 『사라진 실패』에서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예리하게 분석해낸 바 있었고, 김재훈 작가는 정보와 스토리를 카툰으로 세련되게 엮어내는 걸로 정평이 난 최고의 카투니스트다. 두 작가는 넥슨과 관련된 업계의 굵직한 인사 수십 명을 각각 인터뷰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각각 글과 카툰으로 재구성했다. 카툰이 글의 삽화에 그치지 않고 독창적인 패럴렐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힘들지만 특이한 작업 방식 덕분이었다. 또한 두 작가의 날카롭고 비판적인 시선이 불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덕분에 ‘돈슨’ 같은 적나라한 표현이 살아 있는 독특한 기업 스토리 북이 탄생했다. 인터뷰 후 책의 표지 안쪽에 그려 넣은 넥슨 직원들의 얼굴처럼, 넥슨은 제각각 개성들을 한껏 품은 채 앞으로도 끊임없이 퍼즐을 맞춰나갈 것이다. /출판사 서평 
  • 2015-11-25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이태수 감수|​​김영사|​636쪽|​2만2000원 작년과 올해 전 세계 출판계와 언론을 들썩이게 한 책이 있다.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는 젊은 이스라엘 학자의 책 한 권이 몰고 온 파장은 엄청났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세계뿐 아니라 브라질 등의 남미와 중국과 대만 아시아까지 베스트셀러가 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북클럽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였고, 재레드 다이아몬드, 데미안 허스트, 헨닝 망켈 등 여러 다양한 분야의 학자와 명사들이 주저 없이 읽기를 권했다. 인류의 기원과 발전, 진화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인류학, 경제학, 생물학, 심리학, 행복에 대한 논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대한 이야기는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이 책은 약 135억 년 빅뱅으로 물리학과 화학이 생겨나고 약 38억 년 전 자연선택의 지배 아래 생명체가 생겨나 생물학이 생기고,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이 발전하여 문화를 만들고 역사를 개척하는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과거에서 오늘날까지 이 거대한 수만 년의 역사를 관통하여 인간의 진로를 형성한 것으로 세 가지 대혁명을 제시한다. 바로 약 7만 년 전의 인지혁명, 약 12,000년 전의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과학혁명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역사의 한 부분이고, 농업혁명은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많은 부분 신비에 싸여 있다. 끝나지 않은 발견과 빈약한 사료들을 근거로 펼쳐내는 상상의 언어들은 놀랍도록 이성적이며 빈틈이 없어 독자들을 몰입하게 한다.  저자는 역사 발전 과정의 결정적인 일곱 가지 촉매제로 불, 뒷담화, 농업, 신화, 돈, 모순, 과학을 지목했다. 인지혁명의 시작으로 불을 지배함으로써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선 인간은 언어(뒷담화)를 통해 사회적인 공동체를 형성하게 되었고, 수렵채집인에 머물던 인간은 농업혁명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를 경험한다. 늘어난 인구를 통제하는 강력한 무기는 종교, 계급, 권력 등 허구의 신화들이다(물론 수렵채집인 사회를 지배한 것도 역시 허구의 신화들이었다). 농업의 발달은 부의 증가와 정착생활로 이어졌고, 사람들은 돈을 맹신하게 되었으며, 돈의 맹신은 사회적 모순을 야기한다. 500년 전 과학혁명은 우리에게 이전 시기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열어보였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19쪽) 40억 년간 자연선택의 지배를 받아온 인류가 이제 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인간의 지적설계로 만들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피엔스'는 이런 중요한 순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떤 전망이 있는지, 지금이 전망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이 책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생각할 거리가 많다. 가진 것은 얼마 없었지만 기대는 높았던 옛사람과, 가능성은 활짝 열려 있지만 좀처럼 만족할 수 없는 현대인 중 누가 더 행복한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는 특히 흥미롭다. 저자는 ‘인간이 지금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지만, 우리가 선조보다 더 행복하지는 않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진일보한 현대 인류는 왜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은 것일까? 이전 시기에는 타인의 폭력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다면 이제 사피엔스는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있다. 권력도 돈도 기술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이것들을 추구한다. 위험한 만큼 매혹적인 기술은 신성모독 그 자체이다. 저자는 “우리는 스스로 신이 되려하는 길목에 놓여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인간이 추구하는 인본주의, 민족주의 등의 의미들은 망상일 뿐이고, 개인의 환상을 집단적 환상에 맞추어 행복을 찾으려 해도 결국 이것은 자기기만일 뿐이라고 우울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일말의 여지를 남긴다. 행복에 대해 연구를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고, 행복에 대한 가능성은 더 많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유발 하라리의 대담하고 뛰어난 시도이다. 우리가 겪고 있고 만들어야 할 대단한 기술 진보를 위해서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인간의 역사를 오늘날 우리가 이해가능한 틀로 정리했다는 점이다.
  • 2015-11-16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이정환 옮김|민음사|216쪽|1만3800원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컬처컨비니언스클럽(CCC)의 창업자가 성공 비결과 경영 철학을 담은 책이다. CCC는 ‘츠타야서점’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앞으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매력적인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제안을 담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기획 능력이고 디자인 감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적자본이 중요해진다는 얘기다. CCC는 온갖 악재 속에서도 책을 핵심으로 한 콘텐츠 산업과 오프라인 매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홀로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불과 10년 사이에 만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을 닫고, 기존 대형 서점들도 투자를 축소하며 맥을 못 추는데도 ‘츠타야서점’은 승승장구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교통이 불편한 도심 외곽과 지방 도시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츠타야서점’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회원 수는 만 명에 이르고, 1400여 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이것을 기획하고 완성한 CCC의 최고경영자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을 관통하는 두 가지 키워드, 즉 ‘고객 가치의 창출’과 ‘라이프 스타일 제안’로 요약된다. 이 책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 사회는 부족한 물자를 요구하는 ‘퍼스트 스테이지’, 안정된 상황 속에서 다종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세컨드 스테이지’, 그리고 넘쳐나는 물건과 서비스 속에서 고유한 취향(스타일)을 선망하고 ‘제안’을 필요로 하는 ‘서드 스테이지’로 차례차례 진전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비즈니스 계통의 사람들은 여전히 ‘세컨드 스테이지’에 눈높이를 맞추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 산업 구조와 시장에서 과거의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급변하는 소비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변화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감각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기획(디자인)’을 핵심으로 ‘제안’을 창출해 내야만 하는 ‘서드 스테이지’에 와있다. 서드 스테이지’의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을, 부족한 물자를 원하는 게 아니다. 과잉된 상품 속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원하고, 특별한 의미와 감성을 바란다. 따라서 미래의 기업은 ‘제안’과 ‘기획’을 통해 고객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며, 모든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켜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츠타야서점’의 브랜드 파워다.  누군가에게 책과 음반, 영상 콘텐츠는 그저 평범한 상품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마스다 무네아키는 그것들을 제안 덩어리, 즉 지적자본(기획하고 제안할 수 있는 능력)으로 판단했고 그 점에 착안해 ‘삶에 필요한 물건’이 아닌 ‘삶 자체’(라이프 스타일)를 팔 수 있었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혁명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다른 업계에 속한 ‘아웃사이더’를 전격 영입해 기업 혁신을 도모하는가 하면, 조직의 관료화를 막기 위해 ‘보고 체계’를 최소화했다. 심지어 그룹 규모의 회사를 중소기업 단위로 쪼개기까지 했다. 왜냐하면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참신한 기획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이너만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스다 무네아키가 끊임없이 도전해 온 혁신의 구체적인 결실이 바로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이고,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다. 그것은 이제 ‘츠타야가전’과 ‘하코다테 츠타야서점’ 등으로 그 폭과 영역을 더욱 넓혀 가고 있다.   이미 국내에도 CCC의 사업 전략을 벤치마킹하거나 아예 제휴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책과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 '지적자본론'은 이 모든 분야에서 혁신과 참신한 기획을 구상하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출판사 소개 중에서
  • 2015-10-12
    ​​리드 호프먼 , 벤 카스노카 지음|차백만 옮김|알에이치코리아|​316쪽|​1만5000원 리드 호프먼은 세계 최대 인맥 사이트인 링크트인의 창업자다. 페이스북, 유튜브, 그루폰 등의 성공 신화를 이끈 벤처 투자가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하고 옥스퍼드대학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애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후지쯔를 거쳐 1997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인 소셜넷(SocialNet)을 창업했다.​ 그는 무엇보다 실리콘밸리 최고의 연결자로 불릴 만큼 깊고 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피터 틸, 일론 머스크, 스티브 첸 등과 함께 페이팔 출신 창업가들의 모임인 ‘페이팔 마피아’ 의 주축으로 꼽힌다. 숙박공유서비스 업체 에어비앤비,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 소셜게임 업체 징가 등 지금까지 그가 투자한 회사는 50개가 넘는다. 그가 변화된 직업 환경에 맞춰 제시한 자기계발서다. 호프먼은 20여 년간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며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과 방식을 지켜봤고 도왔으며, 자신이 직접 그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또한 링크트인 경영자로서 다양한 직종에 있는 사람들도 분석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성공한 스타트업이 활용하는 사업 전략과 성공한 직장인의 사용하는 진로 전략이 놀랍도록 흡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개인에게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경영하는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스타트업하라(The Start-up of You)’는 것이다. ​ 호프먼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다음 분기의 상황도 전망할 수 없듯 현재 우리의 진로도 불확실하고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평사원으로 입사하여 기업에서 제공하는 직업훈련을 받고 매 단계마다 더 많은 권한과 보수 그리고 직업안정성을 주었던 에스컬레이터는 잊어야 한다. 지금까지 생각해온 진로에 대한 개념을 버리고 자신의 진로를 직접 경영하는 기업가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과거의 안정적 승진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어떤 경력도 확실한 것은 없는 현재, 대학 졸업자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사고방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회사를 세우고 경영하는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처럼 개인들도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정보를 모으고 성장의 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마하는 데 자기 자신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만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법부터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로 기회를 창출하는 법 및 그 과정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는 법,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진로 전략까지 글로벌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재가 되기 위한 지침으로 가득하다.  호프먼은 페이팔 마피아에서 유난히 많은 기회가 창출됐던 요인으로 우수한 구성원, 공통된 관심사, 공유와 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 지역적·산업적 밀집성을 든다. 이 책에서 그는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소속돼 있던 홈브루 컴퓨터 클럽, 벤저민 프랭클린이 주축이 됐던 런던 커피 하우스 모임까지 두루 살피며, 연결된 네트워크가 개인이나 조직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흥미롭게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경험과 배경을 바탕으로 서로 주고받는 인맥 네트워크 형성을 강조하며 ‘네트워크 지능(network intelligence)’과 그 활용 능력을 키울 것을 강조한다. 혁신의 중심이라 일컫는 실리콘밸리에서 주목하는 네트워크를 개인의 진로 계획과 전환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지금은 어떤 정보 생산지보다 인맥 네트워크가 진로 전환에 대한 지능을 구축하는 가장 좋은 원천이자 때로 유일한 원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자신의 경쟁자산, 포부, 시장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들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협력자나 신뢰할 만한 사람을 소개해주는 사람, 특정 진로에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파악하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도 결국 지인들이다. 따라서 진로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핵심 열쇠는 자신과 연결된 네트워크인 것이다.  이 책은 자기 창업을 위한 실질적인 기술들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우선 자신의 경쟁 우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쟁자산, 포부 그리고 시장 현실이라는 세 가지 퍼즐조각이 잘 맞춰져야 함을 강조하며, 각각을 정립하고 분석하는 방법과 상호 연결의 방안을 살핀다. 이 책은 상호 연결되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도태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출판사 서평> 
  • 2015-09-23
    ​이상희·윤신영 지음|사이언스북스|352쪽|1만7500원최신 고인류학이 안내하는 우리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둘러보는 흥미로운 지적 여행서다. 인류 진화 전문가이자 고(古)인류학자인 이상희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가 윤신영 '과학동아' 편집장의 의뢰로 인류 역사에서 이정표가 된 22가지 굵직한 이야기들을 풀어 썼다. 오늘날의 우리와 흡사한 ‘사람다운 얼굴’을 한 최초의 인간은 언제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을까? 인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태어나 전 세계로 퍼진 것일까, 아니면 유럽이나 아시아 등지에서도 모습을 드러냈을까? 우리 몸속에도 네안데르탈인의 피가 흐르고 있을까? 인도네시아에서 발굴된 호빗을 꼭 닮은 난쟁이 화석은 우리 친척 인류일까? 두뇌가 커진 게 먼저일까, 직립 보행이 먼저일까? 농경이나 문명은 인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을까? 인류는 언제 온몸을 뒤덮고 있던 털을 잃고 백설공주와 같은 흰 피부를 갖게 되었을까? 이런 물음들에 답한다.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종다양한 인류 화석과, 유전학을 비롯한 현대 생명 과학 기술에 힘입어 옛 화석 뼈에서 유전자를 추출하여 분석한 고(古)DNA 자료를 바탕으로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인류의 새 역사가 소개된다. 2008년, 러시아와 몽골의 접경지대인 알타이 산맥 근처의 한 동굴에서 콩알만큼 작은 뼈가 발견되었다. 사람의 새끼손가락뼈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이 일대에서는 인류 화석이 발굴된 적이 없었기에 곰이나 다른 동물의 뼈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던 2010년, 한 연구팀에서 고(古)유전자 기술을 이용해 이 뼈에서 DNA를 추출하여 분석을 시도했고 화석 뼈의 주인공은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은 6~7살의 어린 여자아이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어린아이의 DNA가 현생 인류의 DNA와 조금 달랐던 것이다. 그렇다고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인 것도 아니었다. 나중에 이 동굴에서 발견된 어른 어금니에서 추출한 유전자 분석 결과가 추가되면서 결국 이들은 현생 인류도 네안데르탈인도 아닌 제3의 인류로 결론 내려졌고, 발견 장소인 데니소바 동굴의 이름을 딴 데니소바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아프리카 대륙과 유럽에서 시작된 인류 화석 발굴의 열기는 지난 세기 말에 이르러 전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이전에 발견되었던 인도네시아 자바 섬의 자바인, 중국의 베이징인에 더해 2000년대에 이르자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인류의 기원을 새롭게 밝힐 흥미로운 화석들이 대거 등장했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발굴된 전설 속의 난쟁이 호빗을 닮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나 알타이 지역의 데니소바인 등은 언론 매체들에도 신속히 보도되어 학계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을 널리 자아내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 20세기 후반 급격히 발달한 유전학과 생명 공학 기술이 대거 유입되면서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밝히는 연구들은 신기원을 맞게 되었다. 온전한 상태로 발견되기가 힘든 인류 화석의 특성상 그전까지는 자그마한 뼛조각 하나, 때로는 그것마저도 없이 사냥도구나 장신구 등을 바탕으로 인류의 과거를 되짚어야 했고 그렇게 복원된 우리의 역사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었다. 고DNA 분석 기법은 극히 일부만이 남아 있는 화석에서도 DNA를 추출하여 현생 인류와의 비교 연구, 혹은 현생 인류의 게놈에서 거꾸로 최초의 인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연구 등을 통해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관해 그 어느 때보다도 논쟁적이고 혁명적인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책은 직접 발굴 현장을 누비며 인류의 화석을 연구하는 고인류학자와 과학 전문 기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신 고인류학이 이루어낸 성과들 중 매우 중요한 동시에 일반인들이 흥미로워 할 주제 22가지를 뽑아 친절하게 풀어 쓴 교양서이다. 고인류학을 정통으로 전공한 우리 학자가 손꼽히는 데다 현장과 이론 연구를 병행하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학자는 더더욱 드문 상황에서 이 책은 시대에 발맞춘 인류학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이상희 박사는 중앙아시아의 아제르바이잔, 몽골 등지에서 인류 화석을 발굴하고 연구하는 동시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류학을 강의하고 있다. 고인류학은 인체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와 장대한 지구 환경의 역사까지 보는 눈을 필요로 하기에 21세기에 요구되는 통합 학문으로서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인류 진화 역사상의 이정표들을 짚어보는 이 여행을 관통하는 가장 큰 줄기는 오늘날의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 결국 인류의 기원에 대한 물음이다. 아프리카 안팎에서 계속해서 발굴되고 있는 고인류들과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을 대상으로 한 최신 연구들은 아프리카에서 첫 인류가 탄생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기존의 인류 기원론(아프리카 기원론, 완전 대체론)을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현생 인류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다는 다지역 기원론(다지역 연계론)으로 방점이 옮겨가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논쟁 중인 이 문제에서 만일 다지역 기원론이 승리한다고 한다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에렉투스를 거쳐 호모 사피엔스로 단계별로 그려지던 인류의 진화 역사는 재구성되어야 하며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는 교과서들 또한 완전히 다시 쓰여져야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인간의 게놈이 판독되고 유전자를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을 만큼 유전 정보가 축적되면서 우리 인류의 기원에 대한 색다르고 보다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명을 맞이하고 문화적인 존재가 된 이후로 생물학적인 몸을 초월했다고 여겨지던 인간이 지금도 여전히 진화하고 있으며 문명이 발달하면서 오히려 진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놀라운 소식도 들려온다. 어쩌면 조만간 인류가 속한 호모속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내려져야 할지도 모른다./출판사 서평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