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들어내고 사람 머무는 공간으로…"
- 교보문고 광화문점 남성호 점장
5년 만에 다시 리모델링한 사연
중앙에 긴 소나무 원목책상 놓아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이어주죠"
"과거에는 '없는 책이 없는 서점'을 지향했지만 이번 리모델링은 달라요. 서가와 평대, 책을 들어내고 책상과 의자를 집어넣었습니다. 규모가 아니라 사람에 방점을 찍은 거예요."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달 다시 오픈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중심부에 놓인 거대한 원목 책상(길이 11.5m) 두 개다.

남성호(49) 점장은 "전에는 서점 바닥에 앉아 책을 읽는 고객이 적지 않았고 '통로가 좁아 불편하다'는 민원도 많았다"며 "독서할 수 있는 자리 400석을 새로 만들면서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며 즐기는 공간으로 콘셉트를 바꿨다"고 말했다. 당장 지난 한 달 매출이 줄었다. 그는 "그래도 독자 반응이 좋고 장기적으로는 득이 될 것"이라고 했다.


35년 된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서점이다. 교보문고 전국 14개점 총 매출 5000억원 가운데 광화문점이 750억~800억원(16%)을 올린다. 리모델링은 1991년,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통로 구석구석에 1인용 테이블을 놓았고 서가와 서가 사이 폭을 30~50㎝ 넓혔다. 남성호 점장은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부응하려고 했다"며 "제목이 잘 보이게 서가마다 자체 조명을 넣었고 카운터를 포함해 벽면 곳곳을 생화(生花)로 장식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도 만들어 문화 체험의 폭을 넓혔다.


뉴질랜드에서 들여온 카우리 소나무(수령 4만8600년) 테이블 앞에 수십 명이 앉아 책을 읽거나 노트북을 보는 모습이 진풍경이다. 냉동실 같은 추위가 이어진 20일 오후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10권씩 책을 쌓아놓고 읽다가 구매하는 고객도 많아요. 집단 독서의 재미도 새로 발견했습니다."


기다란 두 책상 사이에 시인 고은이 헌정한 시가 보였다.


"나는 등 뒤가 허전할 때/ 여기 온다/ 나는 피가 모자랄 때/ 여기 온다/ 여기 와/ 저 빙하기를 지나온/ 오세아니아 카우리 4만8천6백년의 삶에/ 나의 삶을 잇는다/ 안녕 나의 책이여/ 4만8천6백년 뒤의 오늘/ 이제야 나는 누가 두고 간 긴 시간 속으로 간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교보문고 입사 후 홍보 분야에서 17년간 일하다 2012년 광화문 점장이 됐다. 역대 광화문 점장 중 최장수다. 남성호 점장은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을 잘 만나 독서왕이 됐다"며 "서점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 책과 책을 이어주는 공간"이라고 했다. '피처럼 책이 돌면서 사람을 만난다'는 뜻이다.


출판사들은 불만이 많다. 책이 진열돼 있던 공간에 책상을 들이면서 5만~8만부 가까이 줄었다. 남성호 점장은 "출판사 사장들로부터 '내 책이 잘 안 보인다'는 쓴소리를 종종 듣는다"며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하루 6회 입고가 가능하도록 했고 판매와 동시에 다시 비치된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점장은 매출 말고도 책 추천도 신경 써야 한다. "하루에 신간 300종이 들어와요. 보수와 진보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게 좀 힘들어요. 하지만 신간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빨리 접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교보 광화문점은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순으로 붐빈다. 오프라인 서점의 역할을 묻자 남성호 점장은 이렇게 답했다. "세대를 이어주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사람도 세상도 달라져요. 어깨가 무겁지만 성공 사례를 만들면 다른 서점으로도 확산될 겁니다."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21/20160121001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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