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2-03
    ​▲ 이윤정의 북아트 대표 이윤정 씨가 수강생에게 책의 겉표지로 쓸 가죽소품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유하윤 인턴기자지식과 예술을 결합한 북아트(bookart)가 각광받고 있다. 일부 전문 출판사와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사랑받던 북아트가 최근 들어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취미는 물론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북아티스트들이나 수강생들은 북아트의 가장 큰 매력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드는 즐거움’을 꼽는다. ‘이윤정의 북아트’의 이윤정(48) 대표는 “똑같은 바인딩 방법으로 책을 만들어도 천을 다르게 사용한다든지 하는 작은 차이로 느낌을 달리 낼 수 있다”면서 “‘유일한 내 것’이라는 느낌이 북아트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 가리비 껍데기, 가죽, 닥종이 같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부채, 하트, 직사각형 등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든 책. /유한빛 기자◆북아트 사이트 회원 1만명 넘어북아트 예술가와 출판인, 전공자들로 구성된 한국북아트협회는 “북아트 관련 인터넷 사이트 회원 수가 1만명을 넘겼다”면서 “전국 대학과 도서관, 출판기관, 개인 공방을 중심으로 강의와 창작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아트의 매력은 무엇보다 책의 외관이 주는 시각적인 만족감이다. 읽는 것 이상의 보는(see) 즐거움이 있다. 겉표지를 가죽을 잘라 엮거나 리본으로 책을 묶고, 책등을 색색 실로 꾸미기도 한다. 이런 비주얼 북(visual book) 외에, 책장을 펼치면 종이 일부가 튀어나오는 팝업북도 북아트의 한 갈래다.‘책을 통한 예술의 구현’을 꿈꾸는 이 시도는 종이책의 판형과 크기, 장식 같은 기본 디자인부터 제본 단계까지 직접 손으로 이뤄진다. 요즘 유행인 캘리그라피(calligraphy)도 북아트에 활용된다. 캘리그라피란 다양한 느낌의 선과 효과를 더해 글자체를 개성 있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북아티스트들의 경우 처음에는 취미 삼아 북아트를 배우기 시작했다가 전문적인 자격증까지 따는 경우가 많다.그렇게 해서 북아트 자격증까지 딴 논술강사 김소정(40)씨는 “북아트 작업을 하다 보면 색지와 포장지의 색감, 질감을 느낄 수 있어 마치 작은 미술관에 오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작품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혼자 책을 만들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주부 허혜진(37)씨는 “완성한 작품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수첩 같은 걸 만들어 선물도 한다”면서 “집에 있는 종이와 풀, 가위 같은 간단한 도구만 있으면 기본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점도 북아트의 장점”이라고 했다. ▲ 종이를 잘라 표현하는 ‘페이퍼컷’ 기법으로 만든 별 모양 책 ‘별북’. 책 안 쪽은 대상의 윤곽만 표현하는 ‘실루엣아트’로 꾸몄다. /북아트앳 제공◆취향 따라 다양한 제작이 매력북아트는 책의 구조나 형식(형태)에 따라 이름을 구분한다. 기본 기법은 ‘바인딩(binding)’이다. 알맞은 크기로 재단한 종이뭉치를 묶어 책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다. 바인딩 종류만 해도 100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바인딩 기법을 섞거나 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바인딩은 실 모양이 숫자 일(一)자 모양이 되는 일자 바인딩이다. 실이 엑스(X)자 모양으로 엇갈리면 ‘엑스자 바인딩’ ‘크로스 바인딩’, 매듭이 넓게 펼쳐지면 ‘양탄자 바인딩’이라고 부르는 식이다.실 매듭의 모양에 따라 고리, 코일, 매듭 등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책등의 양 가장자리는 일자 바인딩, 가운데는 엑스자 바인딩으로 처리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를 섞을 수도 있다. ▲ 캅틱 바인딩으로 만든 책의 책등 /위키피디아일반적으로 책을 제본할 때 많이 사용되는 기법은 ‘캅틱(coptic) 바인딩’이다. 기원 전 2세기에서 기원 후 11세기까지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이 사용했다는 방법이다. 종이 여러 장을 겹쳐 가운데를 묶고 실로 꿰맨다. 낱장 종이도 책으로 묶을 수 있어, 큰 책을 만들 때나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낸 종이, 두꺼운 종이 등을 사용할 때 적합하다. 프렌치도어는 책 두 권의 표지와 표지가 이어져 한 권으로 묶인 경우다.종이를 자르거나 접는 방식에 따라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한다. 접어서 만들면 ‘폴드(fold)북’ ‘보드(board)북’ ‘접지책’이라 불린다. 아코디언 모양으로 접어 만든 책은 ‘아코디언북’ ‘병풍책’으로 불린다. 낱장 종이를 한 쪽만 모아 붙여 펼치면 부채 모양이 되는 팬북, 윗면이 별 모양인 별북(스타북), 종이를 잘라 이어 붙여 터널처럼 만든 터널북도 있다. ▲ 큰 종이 한 장에 원하는 내용을 구역별로 나눠 인쇄하고, 종이 일부를 자른 다음 접어 만드는 폴드북(보드북) /유한빛 기자북아트 비용은 굳이 많이 들이지 않아도 된다. 기본 도구들로는 제본용 풀, 실, 왁스, 연필, 바늘, 칼과 가위, 송곳, 폴더, 붓 정도가 필요한데, 특별히 비싸거나 사용법이 복잡하지 않다.왁스가 칠해진 실이 없을 때는 마끈이나 십자수용 실에 왁스를 칠해서 쓴다. 보풀이 일거나 올이 풀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송곳으로 종이에 구멍을 내고, 바늘로 꿰맨다. 바늘 끝이 뾰족하면 작업하다가 종이를 상하게 할 위험이 있어 끝이 무딘 바늘을 사용한다. 폴더는 종이를 접거나 누를 때 사용한다. 엮은 책을 하나로 모은 다음 책등이나 표지를 붙일 때 붓을 쓴다. 전문적으로 북아트를 하는 스튜디오에서는 종이재단기, 북프레스 같은 도구도 사용한다.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재료도 각양각색이다. 마음에 드는 무늬가 그려진 천으로 표지를 감싸기도 하고, 고급스러운 책을 원한다면 가죽으로 표지를 만들고, 모조 진주나 비즈를 붙이기도 한다. 책이 펼쳐지지 않도록 고리나 끈을 달기도 한다. ▲ 북아트에 사용하는 도구들. /유한빛 기자책에 담는 내용은 무엇이든 상관 없다. 빈 종이만 넣어 공책이나 다이어리, 결혼식 방명록을 만들 수도 있고, 스크랩북이나 개인 앨범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시중에 나온 책을 분해해 꾸밀 수도 있고, 낡은 책을 리폼(새로 꾸미는 일)하거나 복원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이나 좋아하는 책을 선물용으로 꾸미기도 한다. 디자이너들은 책부터 포트폴리오, 사진 작가들은 사진집을 특별하게 제작하고 싶을 때 북아트를 활용한다. 북아트 스튜디오를 7년째 운영 중인 김주하 북아트앳 대표(37)를 만나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어떻게 북아트를 시작하게 됐나?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인 회사에서 5년 정도 일했다. 문제는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는 하고 싶은 디자인을 하기 어렵다는 거다. 기획자나 의뢰인의 요구, 유행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본인의 취향을 반영하기 어렵다. 디자인 성향도 계속 바꿔야 한다. 디자이너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걸 구현해야 하는데, 마음대로 기획하고 디자인할 수 없는 상황이 힘들었다. 그런 중에 북아트에 대해 알게 됐다. 외국 자료와 책을 봤고 국내 교육기관도 찾아다녔다. 북아트는 책을 만드는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한다. 제작자의 취향이나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이, 왜 북아트를 배우나?미국이나 영국은 북아트가 활성화된 편이다. 영국 대학에는 디자인 학부 내에 제본을 배우는 북아트와 관련된 전공이 있는 걸로 안다. 국내에는 1990년대 말쯤에 북아트가 소개됐다. 그때만 해도 주로 디자이너들이 북아트를 배웠다. 요즘은 교육 분야에서 많이 활용된다. 초등학교에서 북아트 교육이 가장 많이 진행된다. 수업과 연계해 책을 만드는데, 예를 들어 과학 수업을 하고 배운 내용을 토대로 팝업북을 만들고 국어 시간에는 간단한 제본 방식으로 학생들이 쓴 글을 책으로 만든다. 칼이나 가위 같은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는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계단 접기 방법으로 만든 폴드북 같은 간단한 책을 주로 만든다. 일반인 수강생들은 일기장, 필사본 같은 본인의 콘텐츠를 담고 싶어서 시작한다. 다이어리나 앨범, 소장용 책을 만들고 싶어서 배우는 경우가 많다. 빈 종이만 묶어서 공책을 만들기도 하고, 직접 쓴 일기나 그림을 인쇄해서 책으로 만들 때 북아트 기법을 쓰기도 한다.북아트 지도사가 되려는 경우도 있다. 직업으로 삼으려고 하는 건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북아트 수업이 많다. 사진작가나 그림작가, 판화가 등이 본인의 작품을 책으로 만들려고 북아트를 배운다. 북아트 결과물을 자신의 작품으로 본다. ▲ 값비싼 책이나 여러 권으로 구성된 책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책집의 겉면(왼쪽)과 안쪽. /유한빛 기자―북아트에 대한 수요가 있나.드라마 등의 소품으로 사용하려는 수요도 있고, 안내 책자이나 전시회 도록을 재미 있게 만들고 싶어서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도록 같은 경우엔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주 장식적인 아트북이 아닌, 상대적으로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는 폴드북 형태인 경우가 많다. 책에 담을 내용만 보내주거나 편집까지 된 콘텐츠를 받아서 북아트 작업을 한다. 북아트 전시를 할 때는 그룹 전시가 많고 전시 주제에 맞춰 책을 만든다. ―재료는 어디서 구하나?종이는 직접 만들기도 한다. 닥지를 갈아서 손으로 만든 닥종이라든가 꽃을 갈아서 넣은 종이 등이다. 닥종이를 예로 들면, 네모난 플라스틱 박스에 물을 60% 담고 닥지를 푼다. 그 다음 닥지가 풀린 물의 표면을 받침으로 고르게 떠내서 말리면 종이가 된다. 종이에 내용을 인쇄하거나 뭔가를 그려 넣어야 할 때는 종이를 얇게 만든다. 재료 양을 얼마나 넣느냐에 따라 두께를 조절할 수 있다. ▲ 북아트는 꽃이나 나뭇잎을 넣어 만든 종이나 색종이, 닥종이, 수제종이 등 다양한 종이를 활용할 수 있다. /유한빛 기자색상이나 질감도 다양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종이를 만들 때 붉은 장미를 넣으면 붉은 종이가 된다. 꽃이 마르면 색이 연해져 생화를 주로 쓰는 편이다. 마른 꽃은 종이로 만들었을 때 색이 번지는 효과도 난다. 원하는 색깔의 꽃이 없을 땐 색지를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마른 꽃이나 쌀알을 종이 사이에 넣으면 오돌토돌한 질감을 만들 수 있다.녹차잎 같은 것도 활용한다. 닥지는 섬유질 자체가 곧고 질기다. 신문지는 북아트용 종이를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다. 신문지 자체가 폐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서 쉽게 재료가 흩어지고, 금세 닳고 종이가 상한다. 책을 꾸미는 재료는 방산시장이나 꽃시장에서 사거나 여행 가서 마음에 드는 장식물을 구입해서 쓴다. ‘북아트용’으로 정해진 재료는 없다. 무엇이든지 활용할 수 있다. ―북아트를 계속 하는 이유는 뭔가? 북아트를 몇 년 동안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소장용 작품을 주로 만들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디자인으로 마음껏 책을 만들었다. 개인적인 콘텐츠로 소장용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면, 지금은 출판되는 책이나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북아트로 만들고 싶다. 출판사의 역할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책의 형식이 아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형태로 콘텐츠를 재미있게 담아내고 싶다. 더 많은 사람들과 북아트에 대해 나누고 싶다. ◆북아트를 배우려면북아트 스튜디오에서 소규모 그룹 강좌나 일대일 강좌를 통해 배울 수 있다. 현재 서울에서 북아트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영등포구 북스튜디오시옷http://bookartdesign.com/), 광진구 북드리머(http://www.bookdreamer.kr/), 이윤정의북아트(http://www.yjbookart.com/) 등이다. 개인이 운영하는 공방 겸 수업공간인 경우가 많다. 북아트앳은 스튜디오를 이전해 2016년부터 수업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02/2015120201348.html​  
  • 2015-11-28
    ▲ 모바일 앱 잡지 ‘월간 윤종신’ 구독자 33만명을 포함해, 소셜미디어 구독자 180만명을 확보한 가수 윤종신 /이하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매달 곡을 발표하고 잡지를 발행하는 건 인생에 걸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음악 활동을 하니 점점 들어주는 사람이 생기더군요. 최근 ‘월간 윤종신’을 알게 된 새로운 독자들도 첫 회부터 찾아 음악을 듣더라고요. 디지털 시대에는 온라인상에서 아카이빙(자료 보존)이 가능한 덕분입니다.”(가수 윤종신) “이제는 콘텐츠의 생명 주기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출시하면 그걸로 끝이었지만, 이제는 댓글이 달리고 온라인에서 공유가 됩니다. 광고라도 재미 있으면 사용자들의 추천을 받고 널리 공유되죠. 저희는 편집자가 화두를 던지면 댓글을 달아 논의를 발전시키는, 집단지성을 확인하는 실험도 하고 있습니다.”(장윤석 피키캐스트 대표) 디지털 시대, 콘텐츠의 생존 전략은 뭘까. 관련업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성공담을 쏟아냈다. 지난 17~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콘텐츠콘퍼런스(DICON) 2015’.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이 행사의 올해 주제는 ‘콘텐츠, 연결과 확장’이었다.글, 그림, 영상,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창작자와 전문가들이 트렌드를 진단하고 전략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성공적인 미래 콘텐츠의 요건은 세 가지다. 브랜드를 구축하라. 디지털 혁명에 적응하라.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하라.①‘꾸준한 창작’이 취향 맞는 소비자를 부른다‘월간 윤종신’이라는 모바일 잡지를 발행하는 가수 윤종신은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적이고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만들면 그 결과물이 쌓이고 창작자에게 공감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그러면 대형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2010년 12집 앨범을 준비하던 그는 ‘2~3년에 한 번, 열 곡짜리 음반을 출시하는’ 음악계의 관행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한 달에 한 곡씩 발표하고 소셜미디어로 알리는 방법을 택했다. “대형 포털과 음원 판매업체가 장악한 음악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앨범을 내기 2~3개월 전부터 거금을 들여 사전 영상을 만들고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홍보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투자를 해도, 앨범을 출시하고 1시간 안에 음원 인기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 끝이예요. 몇 달 지나면 대중의 관심도 사그라들죠. 그래서 한 달에 한 곡을 발표하되, 뮤직비디오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작하고 제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노래를 홍보하기로 마음 먹었어요.”3년 전에는 모바일기기에 내려받아 구독하는 앱 형태의 잡지인 ‘월간 윤종신’을 창간했다. 사진 속 인물들이 움직이고, 페이지를 넘기면 노래가 나온다. IT 기기의 이점을 살렸다. 지난 5년 동안 윤종신은 트위터 팔로워 86만명,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48만번, 인스타그램 팔로워 7만명, 유튜브 구독자 5만명, 매거진앱 ‘월간 윤종신’ 구독자 33만명을 얻었다. 단순 합산으로 180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확보했다. “매달 곡을 발표하고 잡지를 발행하는 건 인생에 걸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음악 활동을 하니 점점 들어주는 사람이 생기더군요. 최근 ‘월간 윤종신’을 알게 된 새로운 독자들도 첫 회부터 찾아 음악을 듣더라고요. 디지털 시대에는 온라인상에서 아카이빙(자료 보존)이 가능한 덕분입니다. ‘월간 윤종신’에는 곡 홍보성 글이 아니라 최근에 한 생각이나 곡에 대한 설명, 잡지를 만들면서 겪은 일화들을 담습니다. 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제 성향을 좋아하는 사람도 구독하게 되죠. 단순한 팬의 관심은 언젠가 사그라들고, 그래서 콘텐츠 제작자들이 팬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자기 취향을 희생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생각이나 취향, 성향이 맞아 (창작자에게) 관심을 가지면 오래갑니다.”윤종신은 “꾸준히 곡을 내다보니 2년 전 발표한 노래에서 음원 수익이 생기거나 예전에 낸 곡이 리메이크되고, 뮤직비디오의 누적 시청 건수가 늘어났다”며 “그동안 쌓은 콘텐츠가 기반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②창작자의 ‘향(香)’이 나는 콘텐츠가 성공한다복고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오락 프로그램 ‘삼시세끼’ ‘꽃할배’ 시리즈를 연달아 히트시킨 이명한 CJ E&M tvN본부장(사진)은 “콘텐츠 제작자가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자의 이름만으로 대중이 ‘믿고 보는’ 콘텐츠가 성공할 것이란 얘기다. “인기를 얻은 방송 콘텐츠들을 보면, 한 방송국에 귀속된 프로그램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대중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브랜드’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방송 제작자들의 경우에는 시청률이라는 정량적인 지표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프로그램의 인지도나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 등이 성공한 콘텐츠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겁니다.” 콘텐츠 제작자가 브랜드를 구축하려면 대중과 정서적으로 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 본부장은 주장했다. 제작자의 감성이나 정서, 가치관이 대중과 맞닿는 지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콘텐츠 제작자의 향(香), 정서, 감성, 가치관이 묻어있는 콘텐츠는 브랜드화하기 더 쉽습니다. 아이폰 애호가들은 애플 제품에 깃든 개발자 스티브 잡스의 정서에 열광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예요. ‘무한도전’에선 김태호 PD, ‘삼시세끼’에선 나영석 PD의 향이 느껴집니다.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기획회의대로라면 회의를 통과할 수 없는 소재예요. 그런데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어디 시골 같은 데 가서 가마솥 걸어놓고 밥이나 지어 먹고 싶다”고 생각한 나영석 PD의 정서가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된 거죠.” ③제작비 감안한 최적 규모로 개성 유지독립음반제작사인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대표(사진)는 “작은 수익(성공)을 전제로 위험을 줄이는(low return, low risk)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창작자의 개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비를 충당할 만큼 벌고, 그 수익으로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는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본과 대중의 간섭을 받지 않고 음악가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인디(독립) 음악’은 상업적인 성공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국내 음반 시장에서 인디 음악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밴드’ ‘장미여관’ 등도 출신은 인디음악계다. 유명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의 인기까지 얻은, 극히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고 대표는 “음악가의 취향이 대중의 취향과 맞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며 “대형 음반사나 방송사에게 휘둘리지 않고 음악적인 개성을 유지하려면 제작 비용을 최소화하고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붕가붕가레코드에 소속된 음악가들은 자취방을 스튜디오 삼아 음악을 녹음하고, 노래를 어쿠스틱 악기에 맞게 편곡하는가 하면 직접 악기까지 연주한다. 공장에 맡길 만큼 대량으로 음반을 제작하지 않고 주문을 받으면 CD를 한 장씩 컴퓨터로 ‘굽는다.’ 한번에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아도 되고, 재고가 쌓일 위험도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수공업 제작 음반이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지인들과 공유하려는 욕구가 있어요. 오프라인 광고는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데,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광고는 5만, 10만원으로도 할 수 있죠.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공유돼도 현실에서 (음반을 구입하는) 행동으로 옮겨지기 쉽지 않습니다. 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는 게 새로운 대세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죠. 그래서 음악가가 대중과 직접 만나는 공연을 하고, 디지털이 아닌 피지컬(물리적)로 보완하는 겁니다.”④디지털 도구 가리지 말고 다 실험하라▲ 나자렛 데일리모션 아시아 콘텐츠 총괄이사 /유하윤 인턴기자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신문사나 방송국 같은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다. 앙투앙 나자렛(Nazaret) 데일리모션 아시아 콘텐츠 총괄 이사는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뉴스가 소비되는 방식과 학습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진 테러 범죄와 관련, 데일리모션에서 가장 많은 시청 건수를 기록한 동영상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었다”며 “대중은 분량이 짧고 가벼운 오락용 동영상뿐 아니라, 방송 시간이 더 길고 복잡한 내용을 담은 동영상까지 온라인으로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모션은 유튜브에 이어 세계 2위인 동영상 공유 서비스업체다. 유튜브와 같은 해(2005년), 프랑스에서 설립됐다. 나자렛 이사는 정보통신(IT)기술의 발달이 언론사와 교육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는 2005년부터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당시에는 기술적인 제약 때문에 분량이 긴 대용량 동영상을 온라인상에서 공유하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길이가 짧고 오락성이 높은 동영상이 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분, 20분짜리 동영상이나 고해상 방송 영상도 충분히 공유할 수 있죠. 뉴스나 다큐멘터리, 교육용 콘텐츠까지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온라인의 강점이다. “전통적인 형태의 방송은 시간의 제약을 받죠.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촬영한 영상들을 편집하고 길이를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상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내용을 모두 보여줄 수 있습니다. 신문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량이 많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어요. 더 많은 콘텐츠를 풍부하게 공유할 공간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이나 글을 공유하는 일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온라인에서 공부를 하는 데도 어색함이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동영상 서비스로 공유되는 TED(기술, 오락, 디자인 관련 강연회) 강의가 대표적이죠. 인터넷을 이용하면 더 많은 교육용 자료를 공유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20~30분짜리 동영상이라도 콘텐츠 내용이 좋으면 시청자가 늘어날 겁니다.” 그는 언론사들도 페이스북, 트위터, 스냅샷, 라인 같은 디지털 도구들을 가리지 말고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많은 뉴스가 무료로 공급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내려는 독자층이 있어요. (언론사나 콘텐츠 제작사들은) 그들이 원하는 내용을 선별해 유료로 제공하는 방식을 개발하면 됩니다. 무료 뉴스와 유료 뉴스를 섞는 거죠.” 나자렛 이사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패하면 전략을 조금씩 수정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⑤댓글도 콘텐츠...좋은 콘텐츠는 생명주기가 없다피키캐스트의 장윤석 대표(사진)는 ‘모바일 환경 맞춤형’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강조했다. “피키캐스트 앱(모바일기기용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보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공 형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를 카드 형태로 편집해, 옆으로 넘겨보는 방식으로 구성했어요. 적으면 카드 10장, 어떤 내용은 100장, 200장으로 편집합니다. 사용자들은 평균적으로 한 콘텐츠에 1분 30초에서 2분을 소비합니다. 2분짜리 동영상을 보는 것과 비슷하죠. 카드 배열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비용과 인력이 많이 필요한 영상 제작과 달리, 온라인 지면을 넘겨보는 방식으로 만드는 데에는 많은 자원이 들지도 않습니다. 편집자 한 명이 포토샵을 하고 간단한 동영상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피키캐스트는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모아서 보여주는(큐레이팅) 서비스를 운영한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기반으로 지난 2014년 3월 문을 열었다. 하루 평균 150만명이 방문하고, 게시물당 평균 조회수는 24만9000건에 달한다. 댓글도 평균 1200개씩 달린다. 10대와 20대가 주로 이용한다. 그 덕분에 젊은층에게 광고하고 싶은 기업이나 연예기획사들의 협업 제의가 잇따른다. 온라인 공간의 특징인 ‘상호작용’도 무시해선 안된다고 장 대표는 강조했다. “이제는 콘텐츠의 생명 주기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출시하면 그걸로 끝이었지만, 이제는 댓글이 달리고 온라인에서 공유가 됩니다. 광고라도 재미 있으면 사용자들의 추천을 받고 널리 공유되죠. 저희는 편집자가 화두를 던지면 댓글을 달아 논의를 발전시키는, 집단지성을 확인하는 실험도 하고 있어요.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가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는 ‘10년 후 세상이 어떻게 바뀔 것 같은가’라고 합니다. 저는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은 무엇인가’라는 게 본질적으로 맞는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질의 콘텐츠,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욕망은 10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테니까요. 모바일기기는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에 이어 등장한 도구일 뿐입니다.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는 도전정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뭘까,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가 좋아하는 게 뭘까를 고민합니다.”▲ 장윤석 피키캐스트 대표(맨 왼쪽), 이명한 CJ E&M tvN 본부장,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가수 윤종신 /유한빛 기자⑥처음부터 세계 시장 겨냥해라앙투앙 나자렛 데일리모션 아시아 콘텐츠 총괄 이사는 “인터넷 접속률이나 스마트폰 보급률 등을 보면 한국은 디지털 시대에 맞는 콘텐츠 유통 인프라(기반시설)를 잘 갖추고 있지만, 세계화 면에선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번역, 자막 등을 통해 영어권 이용자들도 접근하기 쉽게 콘텐츠를 유통해야 하고, 콘텐츠 제작 인력도 세계화해야 한다”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콘텐츠업계가 문화적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한 CJ E&M tvN본부장은 “인터넷 방송 ‘신서유기’가 본편과 부가 영상을 합쳐 시청 건수 5000만건을 기록해 당초 목표치보다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 한국판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렛츠고 시간 탐험대’라는 방송의 중국판은 8억명이 시청했다”며 “좁은 국내시장이 아닌, 해외시장을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석 피키캐스트 대표는 “피키캐스트가 대만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디지털에 익숙한 10~20대, 그중에서도 대도시 거주자들의 생활양식이나 특성은 서울의 젊은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유한빛 기자 hanvit@chosunbiz.com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19/2015111903568.html​ 
  • 2015-11-28
    ​​윤주복 지음|진선북스|768쪽|9만9000원산이며 들에, 혹은 아파트 화단에 피고 자라는 꽃과 나무들. 보기는 좋아도 이름조차 모를 때가 많다. 식물생태사진가인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식물 약 2270종을 정리해 도감으로 펴냈다. 20년 답사 중에 채집한 갖가지 꽃의 계절별 사진 1만장을 최신 분류법에 따라 정리했다.우리 국화(國花)인 무궁화만 해도 한 가지가 아니다. 외국 품종과 개량종을 다 합치면 100종이 넘는다. 이 중 대표적인 종을 책 속에서 골라 소개한다.무궁화는 아욱과(科)에 속하는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선 평안남도와 강원도 이남에서 주로 자라는데, 크기는 2~4m 높이다. 7~9월 햇가지의 잎겨드랑이에서 꽃이 한 송이씩 핀다. 꽃잎 안쪽의 붉은 무늬를 단심, 단심에서 퍼진 긴 무늬를 단심선이라고 부른다. ▲ 8월에 핀 무궁화. /이하 사진 진선북스 제공꽃이 지면 열매가 맺히고, 가을이면 갈색으로 익은 열매가 5개로 갈라진다. 무궁화 씨앗은 촘촘한 털에 싸인 콩팥 모양이다. ▲ (첫째 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무궁화의 수술과 암술, 5개로 갈라진 열매, 잎 뒷면, 열매 가로 단면, 씨앗, 나무껍질.꽃잎 색은 붉은 기운에 따라 연분홍색, 홍자색, 적자색, 흰색 등으로 나뉜다. 흔히 볼 수 있는 무궁화는 꽃잎이 한 겹인 홑꽃이지만, 개량종 중에는 꽃잎이 여러 장 겹쳐진 겹꽃도 있다. 꽃 크기도 5~12㎝로 제각각이다. ▲ 새아침(왼쪽), 새마을‘새아침’의 꽃은 지름 9㎝ 정도로, 종 모양이다. 개화할 때는 속꽃잎이 나타나다가 점차 적자색 홑꽃이 핀다. 서울농대에서 육종했다. ‘새마을’의 연분홍색 꽃잎은 물결 모양으로 약간 구불거리고, 꽃잎끼리도 조금씩 겹친다. 단심 무늬가 작고, 단심선도 희미한 편이다. 성균관대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 코엘레스티스(왼쪽), 고주몽‘코엘레스티스(Coelestis)’는 영국에서 도입한 품종이다. 적자색을 띤다. 꽃 지름은 8㎝ 정도로, 작은 속꽃잎이 나타나기도 한다. 꽃받침의 바깥쪽에 달린 부꽃받침이 큰 편이다. 단섬 무늬가 작은 꽃잎이 활짝 벌어진 ‘고주몽’은 임목육종연구소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지름이 8㎝ 정도인 홑꽃이 핀다. ▲ 칠보(왼쪽), 불새‘칠보’는 우리나라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지름 9㎝ 크기인 홍자색 홑꽃이 핀다. 단심 무늬가 길고 뚜렷하다.임목육종연구소에서 선발한 ‘불새’는 꽃잎 가장자리가 안으로 살짝 오므라든 꽃을 피운다. 지름 10㎝짜리 홍자색 홑꽃이 핀다.▲ 파랑새(왼쪽), 선덕‘파랑새’는 가지가 위를 향하고, 지름이 12㎝ 정도인 홑꽃이 핀다. 단심 무늬는 붉은 자주색이다. 미국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선덕’은 지름 12㎝ 정도의 큰 꽃이 핀다. 꽃잎이 바깥으로 말리는 홑꽃이다. 단심 무늬가 뚜렷하고, 부꽃받침도 크다. 임목육종연수소에서 개량한 종이다. ▲ 윌리엄 R. 스미스(왼쪽), 안동‘윌리엄 R. 스미스(William R. Smith)’는 미국에서 육성한 종이다. 지름 7㎝ 정도에 단심 무늬가 없는 흰색 홑꽃이 핀다. 꽃잎은 종 모양으로 가지런하고, 속꽃잎도 거의 없다. ‘안동’은 꽃잎 사이가 벌어진 흰색 홑꽃이 핀다. 꽃 지름이 5㎝ 정도로 작은 데 반해, 단심 무늬는 크다. 개화기간이 긴 편이다. 성균관대에서 육성했다. ▲ 옥토끼(왼쪽), 월산‘옥토끼’의 꽃은 흰색이다. 지름 12㎝ 정도인 홑꽃이 피는데, 꽃잎이 활짝 벌어지지 않고 간격도 서로 떨어진다. 작은 속꽃잎이 조금씩 나타난다. 서울농대에서 육성한 품종이다. 공주 월산농장에서 육성한 ‘월산’은 약간 두꺼운 흰색 꽃잎이 활짝 벌어진 홑꽃을 피운다. 단심 무늬가 작고 단심 선도 거의 없다. 속꽃잎이 약간 있다. ▲ 아리랑(왼쪽), 일편단심흰색 반겹꽃이 피는 ‘아리랑’은 지름이 4~5㎝ 정도로 작다. 단심 무늬가 작고, 단심선도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 성균관대에서 육성한 품종이다.꽃잎이 조금씩 겹치는 흰색 홑꽃이 피는 ‘일편단심’. 지름 7㎝ 정도인 꽃은 꽃잎이 살짝 오므라들어 별처럼 생겼다. 단심선이 희미하다. 서울농대에서 개량한 종이다. ▲ 사임당(왼쪽), 잔다르크‘사임당’은 흰색 반겹꽃을 피운다. 지름 11㎝ 정도인 꽃에는 단심이 없다. 꽃잎 사이가 벌어지고, 속꽃잎은 작고 좁다. 서울농대에서 육성했다. 프랑스에서 육성한 ‘잔다르크’는 단심이 없는 흰색 반겹꽃을 피운다. 수술 대부분이 큼직한 속꽃잎으로 발달한다. 꽃 지름은 6㎝ 정도다. ▲ 백화립(왼쪽), 순정일본에서 육성한 ‘백화립’은 단심 무늬가 없는 흰색 반겹꽃이 피는 종이다. 수술 대부분이 좁고 긴 속꽃잎으로 변했다. 꽃 지름은 10㎝ 정도다. ‘순정’은 흰색 겹꽃이 활짝 피는 품종이다. 가늘고 긴 속꽃잎 사이로 단심 무늬가 보인다. 서울농대에서 육성했다. 영국에서 개량한 품종인 ‘레이디 스탠리(Lady Stanley)’는 흰색에 연분홍색 아사달 무늬가 있는 겹꽃을 피운다. 꽃의 지름은 7.5㎝ 정도다. 속꽃잎은 작고, 단심은 뚜렷하다.           유한빛 기자 hanvit@chosunbiz.com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27/2015112703252.html ​ 
  • 2015-11-21
    로버트 도슨 지음|최성옥 옮김|한스미디어|188쪽|2만4000원“나는 늘 천국이 어떤 종류의 도서관일 것이라고 생각했다.”아르헨티나 출신의 문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유명한 말이다. 도서관 사서로 일했던 그는 도서관을 소재로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단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작년 말에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도 보르헤스의 상상 속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등장한다.도서관은 만인의 지식 창고이자 꿈의 공장이다. 이 책에 따르면, 이런 공공 도서관이 미국의 경우 전국에 걸쳐 약 1만7000곳에 이른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저자는 18년 동안 미 전역을 다니며 공공 도서관의 안팎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중 인상적인 사진 150장을 추려 설명을 더한 것이 이 책이다.저자는 대도시의 최신식 도서관부터 두메 산골 마을의 낡은 도서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도서관부터 건축이나 장식이 예술 작품을 방불케 하는 도서관까지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다양한 모습을 찍었다. 화보로 보는 미국의 도서관사(史)라 불러도 좋은 책이다. 그 중에서도 읽는 이의 눈길을 붙드는 사진들을 소개한다.▲ 해방 노예들이 지은 도서관, 캘리포니아주 앨런스워스, 1995년 /이하 사진 한스미디어 제공앨런 앨런스워스는 1842년 켄터키주에서 노예로 태어나, 미 해군의 하사관을 거쳐 침례교 목사로 변신했다. 이후엔 미 육군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군인목사가 됐다. 20세기 초, 앨런스워스는 툴레어카운티에 흑인을 위한 공동체 마을인 앨런스워스(Allensworth)를 설립했다. 앨런스워스 마을에 세워졌을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도서관은 흑인 노예였던 앨런 앨런스워스의 개인사, 미국의 근대사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 네바다주 북동부 지역 이동도서관의 사서, 엘코카운티 도서관, 네바다주 베이커, 2000년공공 도서관의 규모나 시설을 통해서도 여전히 지역간 빈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 공공 도서관이 추가로 지어지고 유지된 가장 큰 요인은 부유층의 자선 활동과 기부다. 철강시장을 독점해 막대한 부를 쌓은 덕에 ‘철강왕’으로 불린 앤드류 카네기가 미국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도 공공 도서관 수를 두 배로 늘렸다는 점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중앙도서관의 열람실,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2011년지역 공공 도서관에는 주민들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겨 있기도 하다. 몇 대에 걸친 지역의 기록물, 이야기, 책, 지도, 잡지 따위가 공공 도서관의 소장품으로 남는다. 저자는 도서관은 지역사회의 자부심을 형성하는 원천이며, 지역민들은 도서관에서 경험과 기억, 희망을 공유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분석한다. 자연재해나 경제적인 재앙을 겪은 지역에서 도서관은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 중앙도서관 입구, 뉴욕주 브룩클린, 2009년대도시의 도서관은 아름다운 건축 형태를 자랑하기도 하고, 도시의 상징물이 되기도 한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연구센터 역할을 하고, 방대한 장서와 기록물로 전 세계 학자와 학생을 끌어들이는 지성의 공간이다. 반면 작은 마을의 공공 도서관은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공간이다. 마을 주민들이 모여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는 비상업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 그랜드 캐니언 지역 도서관, 애리조나주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 2012년▲ 공공 도서관, 사우스다코타주 로스코, 2012년사진 속 도서관은 프리실라자수클럽이라는 여성 단체가 1932년에 세웠다. 여성 회원들은 건축용 자재를 나르고, 회원의 남편들은 공사를 맡았다. 땅은 기부받았다. 클럽의 회원들이 돌아가며 사서 일을 하고, 건물을 관리했다. 지역 주민들이 기증한 책을 중심으로 장서를 꾸렸다. 도서관이 문을 닫은 2002년, 약 1500권을 소장 중이었다. 폭 3.5m, 길이 4m인 이 건물은 미국에서 가장 크기가 작은 공공 도서관이다. ▲ 중앙도서관의 커뮤니티룸, 워싱턴주 시애틀, 2009년공공 도서관이라고 해서 규격화된 건축 양식에 따라 지어지진 않는다. 자금 수준이나 지역 환경이 건물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책과 정보 교환이라는 본래 기능에 충실한 건물이 있는가 하면, 도서관 후원자의 기념비 같은 건물도 있다. 지역의 역사나 정체성을 담은 건물, 유명 예술가의 건축물 등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도서관도 많다.▲ 스프링데일 분관 도서관의 조형물과 절벽, 유타주 스프링데일, 2012년▲ 중앙도서관 근처 주차장 건물의 벽화,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2012년‘주민들의 책꽂이’라는 이름의 이 벽화는 캔자스시티시의 의뢰를 받은 디자인업체 디멘셔널이노베이션즈가 제작한 작품이다. 캔자스시티를 표현하는 책을 주민투표로 선정해 그려넣었다. ▲ 소설 ‘백경’의 구절이 새겨진 조형물 ‘포경 선원’, 벨라 라이언 프랫 제작, 뉴베드퍼드 공공 도서관,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 1994년중요한 문학계 인물과 밀접한 공공 도서관들도 많다. 작가로서의 꿈을 도서관에서 시작한 이들도 여럿이다. 뉴베트퍼드시의 별명은 ‘고래잡이 도시’다. 19세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고래잡이 항구가 있었다. 허먼 멜빌의 소설 ‘백경’에는 뉴베드퍼드의 풍경이 등장한다. ▲ 존 스타인벡 도서관, 캘리포니아주 살리너스, 2009년이 도서관은 2004~2005년 미국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살리너스 지역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도서관 분관 3곳을 모두 문닫기로 결정한 탓이다. 배우 빌 머레이와 그의 지인들이 나서서 기부를 하고 언론의 주목을 끌면서, 민간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분노의 포도’를 쓴 작가 존 스타인 벡의 고향에서 도서관이 사라지는 비극도 막았다. ▲ 중앙도서관의 금고와 문,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2012년미국의 공공 도서관은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고 있다. 작은 마을의 도서관은 다른 정부 기관과 공간을 공유한다. 오래된 기차역이나 교도소, 교회 건물이 도서관으로 탈바꿈한 경우도 있다. 캔자스시티의 중앙도서관은 퍼스트내셔널은행 건물을 재단장해 사용한다. 철과 강화콘크리트로 된 벽, 35톤짜리 철문으로 제작된 금고는 본래 은행 별관의 일부였다. 이 금고는 철거하는 대신 영화관으로 개조해, 지역 영화협회로부터 제공받은 영화를 상영한다.  ▲ 리차드 F. 볼 기념도서관, 최초의 꼬마 도서관, 위스콘신주 허드슨, 2012년‘꼬마 도서관(little library)’은 미국과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공동체 운동이다. 토드 볼이 시작해 릭 브룩스와 공동으로 운영한다. 볼은 책을 무척 좋아하고 교사였던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이 사업을 고안했다. 자신의 집 잔디밭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학교 건물처럼 생긴 나무 상자를 설치했다. 상자 안에는 책을 담아뒀다. 직접 도서관 상자를 제작하는 참여자도 있고, 어떤 도서관 소유자들은 책을 마음대로 가져가라는 문구를 써두기도 한다.            유한빛 기자 hanvit@chosunbiz.com​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20/2015112002523.html?right_key​  
  • 2015-11-11
    ​제임스 R. 라이언 지음|이광수 옮김|그린비|448쪽|2만3000원사진이란 무엇인가. 있는 사실의 기록이라는 사람도 있고, 또 다른 수단을 통한 예술이라는 사람도 있다. 다른 한편 그것은 지배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영국에서 그랬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던 대영제국 시대의 일이었다.사진은 제국주의의 지배력을 강화했고 식민지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제국의 힘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훌륭한 수단이자 도구로 사용됐다. 이 책에 실린 숱한 사진들은 그런 과거를 웅변한다.빅토리아 여왕의 통치기(1837~1901)부터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직전까지, 대영제국이 강성했던 시기 ‘사진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제국주의 연구와 지리학 전문가인 저자는 당시 권력자들이 사진을 이용해 제국과 식민지에 대한 전형적인 관념과 선입견을 형성했다고 주장한다. 1858년부터 1864년, 데이비드 리빙스턴의 아프리카 잠베지강(江) 탐험을 찍은 사진은 그 첫 사례다. ▲ 토머스 존스 바커, ‘영국의 위대함의 비밀(1861)’ /그린비 제공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당대의 사진 자료와 기록을 근거로 제시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험의 증거, 군사작전 등 정복활동의 기록물, 식민지의 야만성을 강조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사진들이다.▲ 로버트 힐스와 존 사운더스 ‘브로그모어 집무실의 빅토리아 여왕’ /그린비 제공빅토리아 여왕이 대영제국에서 차지하는 우상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다. 우편 수발함 앞에서 찍은 사진 속 빅토리아 여왕은 검은 상복을 입은 차분한 모습으로 꼿꼿하게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여왕 옆에는 식민지 인도를 상징하는 인도인 비서 셰이크 칫다가 가만히 서서 명령을 기다린다. ▲ 더 그래픽 ‘제국 연방 세계 지도’ /그린비 제공대영제국은 영국을 세계의 중심에 둔 지도를 제작했다. 지도의 가장자리는 대영제국과 식민지의 동식물군과 인종 유형을 상징하는 그림들로 장식됐다. 영국의 시각으로 지구의 지리를 재현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학습시키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 왕립 공병대, 발루치 여단(1868) /그린비 제공영국군은 사진이 기록 작업뿐만 아니라 홍보에도 유용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다양한 군사 활동을 촬영했다. 사진을 찍기 전 대상의 배치나 촬영 구도를 계산해, 영국군이 계획적이고 확실하게 군사작전을 시행한다는 이미지를 심으려 했다. 질서정연하고 위엄 있는 이미지를 연출한 왕립 공병대의 사진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 W. W. 후퍼와 V. S. G. 웨스턴의 ‘호랑이 사냥(1870)’ 중 ‘잡힌놈’ /그린비 제공사냥하는 장면과 포획물을 보여주는 이미지는 오랫동안 유럽 예술의 일부였다. ‘인간이 주도해 자연 세계를 길들이고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후퍼와 웨스턴의 사진 연작 ‘호랑이 사냥’도 당시 유행했던 놀이 회화의 영향을 일부 받았다. ▲ 딘 다얄이 출간한 ‘니잠령을 방문한 인도총독 커즌경 각하의 기념사진’에 실린 ‘총을 쏜 직후의 각하 내외’ /그린비 제공상업 사진회사인 딘 다얄(Din Dayal and Sons)이 인도총독의 하이드라바드 니잠 방문을 기념해 촬영한 호랑이 사냥 연작 중 한 장면이다. 영국의 통치권이 확장되면서 호랑이 사냥(시카르)도 대형화, 조직화됐다. 그 덕분에 호랑이 사냥은 인도 토착군주들이 대영제국에서 파견된 고위층을 접대하는 중요한 수단이 됐다. ▲ 천시 휴 스티건드 ‘사냥에 대한 개인 기억으로서의 사진들’, 왕립지리학회 아카이브 /그린비 제공자연사학자인 천시 휴 스티건드 소령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수집했다. 작은 담배통, 사자 발톱, 총알, 상아 한 쌍을 잡고 선 아프리카 하인의 사진 등 그의 소지품을 찍은 사진이다. 대형 동물 사냥꾼이던 스티건드는 사진을 통해 탐험의 성과와 자연에 대한 지식을 대중에게 뽐냈다. ▲ '세타이트와 로얀으로부터, 1876년 동북부 아프리카' /그린비 제공박제된 사자 아홉 마리의 머리를 이젤 위에 배치한 장면을 찍은 사진이다. 식민지의 동물 사냥은 국가 차원에서도 장려됐다. 자연사 연구에 필요한 견본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아프리카 원정을 다녀온 가이 도내이는 사냥의 전리품을 찍은 사진을 다수 남겼다. 1850년대 이후 자연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박제품이 유행했는데, 사냥한 야생동물을 살아있는 듯한 모습과 자세로 박제했다. ▲ 핼포드 매킨더가 찍은 '코뿔소를 탄 하우스버그(1899)' /그린비 제공등반 사진가인 캠벨 하우스버그가 사냥한 코뿔소 위에 걸터 앉아 찍은 사진이다. 1850년대 후반부터 영국의 탐험가, 군인, 행정가, 전문사냥꾼들은 사냥 업적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휴대했다. ▲ 아서 레드클리프 더그모어 ‘야생 아프리카에서 카메라와 함께하는 모험(19010)’ 중 ‘저자와 그의 카메라’. /그린비 제공일부 사진가들은 사냥하듯 카메라를 들고 동물을 따라다니고, 총을 작동하듯 카메라를 다뤘다. ‘카메라 사냥꾼’이다. 카메라 사냥꾼 중 한 명인 더그모어는 영국령 아프리카에 몇 차례 원정을 떠나 보호장비 대신 사진장비를 이고 야생동물 촬영에 나섰다. ▲ 작자 미상 ‘사진으로 보는 블랜타이어 경관(1901~1905년경)’식민지를 촬영한 사진들은 당시 영국인들의 선입견을 반영했고 재생산했다. ‘원주민 사진 찍기’는 인기 있는 촬영 주제 중 하나였다. 원주민의 거주지나 일상적인 풍경,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문화 등을 담았다. ▲ 존스 H. 램프리 ‘중국남자(1870)’ /그린비 제공인종별 인체의 차이와 식민지인의 특징을 연구하는 작업도 사진으로 이뤄졌다. 런던민족협회 사무차장 겸 왕립지리학회 도서관장인 존스 램프리는 민족지에 알맞는 사진을 찍기 위해 가로세로 2인치(약 5센티미터)짜리 눈금자로 된 측정 화면을 고안했다. 눈금자를 배경으로 벌거벗긴 인간의 앞모습과 옆모습을 촬영했다. ▲ 모리스 비달 포트먼이 촬영한 '버코, 동일한 여성의 측면 프로필 사진(1893)’ /그린비 제공‘원주민 사진 찍기’는 원주민이 다 죽어 사라지기 전에 이들의 특징을 기록해 두려는 의도에서 촉진됐다. 포트먼은 인체 측정 사진을 ‘외부 특징의 관찰’이라는 두 권짜리 책으로 엮었다. 사진과 함께 몸무게, 피부색, 맥박 수까지 기록했다. ▲ 해리 H. 존스턴 ‘도겟과 무암바(1900년)’ /그린비 제공지리학자 겸 박물가인 해리 해밀턴 존스턴은 1890년대 영국령 중앙아프리카의 행정지사로 근무하는 동안 사진을 ‘식민지 팽창 수단’으로 사용했다. 도덕적, 문화적으로 열등한 흑인종에 대한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사진을 제시했다. 존스턴이 촬영한 이 사진도 대영제국 당시 확립된 인체 측정 사진의 규정에 부합한다. ▲ 존 톰슨의 ‘사진으로 보는 중국과 중국인(1873~1874)’에 실린 사진 ‘차꼬’ /그린비 제공사진가 존 톰슨도 사진으로 인종을 연구했다. 톰슨은 1873년부터 1874년까지 ‘사진으로 보는 중국과 중국인’이라는 대작업을 진행했다. 민족, 나이, 직업별로 사진을 찍어 중국인을 구분하는 유형도를 만들었다. 중국인은 문명화되지 않은 관습이란 차꼬를 차고, 가난과 무지에 짓눌려 있다는 식민주의자들의 생각이 사진에 은유적으로 표현됐다. ▲ 핼포드 J. 매킨더, '인도 여덟 개의 강의(1910)'에 수록된 '총검술을 하는 구르카 소총수들' /그린비 제공대영제국 시대의 사진은 영국의 지배 덕에 식민지가 개화됐다는 이미지를 제공했다. 식민성시각교육위원회는 ‘제국의 통합과 신민의식을 강화하는 교육적 수단’으로 식민지 곳곳의 다양한 삶을 사진으로 촬영해 보여주는 강의를 기획했다. 지리학 전문가였던 핼포드 매킨더는 식민지에 대한 강의를 기획하고, 사진 촬영과 감독도 맡았다. ▲ 잠베지강의 빅토리아 폭포 다리 아래의 성바오로 성당. 프레드릭 코트니 셀루스 랜턴-슬라이드 콜렉션 /그린비 제공유명한 사냥꾼이자 동물학자, 제국 설계자인 프레드릭 코트니 셀루스가 1913년 러그비학교 자연사협회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발표하기 위해 사용한 자료 사진 중 하나.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붙인 잠베지강 빅토리아 폭포 다리 아래로 성바오로 성당이 보인다. ▲ H.O.아널드 포스터가 편찬하고 서문을 쓴 '여왕의 제국(1902)'에 수록된 '동아프리카에서의 조약 체결’ /그린비 제공사진을 선전도구로 본 대영제국 정부는 조작도 서슴지 않았다. ‘동아프리카에서의 조약 체결’의 배경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다. 하지만 탐험가 어니스트 게지가 찍은 원본 사진 ‘키쿠유에서의 조약 체결’의 배경은 나무들이었고, 수정본보다 덜 정돈된 모습이었다. ▲ 앨리스 해리스가 촬영한 '살해당한 친척의 손을 들고 있는 왈라 은종고 디스트릭트의 원주민, 백인은 남편인 해리스와 스탠나드(1904)' /그린비 제공여성 사진가들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앨리스 해리스나 메리 킹슬리 등은 선교 사역이나 인류학 연구를 위해 식민지를 찾았고,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시각을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가인 앨리스 해리스와 존 해리스 부부는 콩고의 잔혹 행위나 노예제에 반대하는 운동을 활발히 진행했고, 이후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유한빛 기자 hanvit@chosunbiz.com​​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1/06/2015110602678.html​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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