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조지방(得鳥之方)

두혁(杜赫)이 동주군(東周君)에게 경취(景翠)를 추천하려고 짐짓 이렇게 말했다. "군(君)의 나라는 작습니다. 지닌 보옥을 다 쏟아서 제후를 섬기는 방법은 문제가 있군요. 새 그물을 치는 사람 얘기를 들려드리지요. 새가 없는 곳에 그물을 치면 종일 한 마리도 못 잡고 맙니다. 새가 많은 데에 그물을 펴면 또 새만 놀라게 하고 말지요. 반드시 새가 있는 듯 없는 그 중간에 그물을 펼쳐야 능히 많은 새를 잡을 수가 있습니다. 이제 군께서 대인(大人)에게 재물을 베푸시면 대인은 군을 우습게 봅니다. 소인에게 베푸신다 해도 소인 중에는 쓸 만한 사람이 없어서 재물만 낭비하고 말지요. 군께서 지금의 궁한 선비 중에 꼭 대인이 될 것 같지는 않은 사람에게 베푸신다면 소망하시는 바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국책(戰國策)'에 나온다.


득조지방(得鳥之方), 즉 새를 많이 잡는 방법은 새가 많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중간 지점에 그물을 치는 데 있다. 너무 많은 곳에 그물을 치면 새 떼가 놀라 달아나서 일을 그르친다. 전혀 없는 곳에 그물을 펼쳐도 헛수고만 하고 만다. 대인은 이미 아쉬운 것이 없는데 그에게 재물을 쏟아 부으면 대인은 씩 웃으며 "저 자가 나를 우습게 보는구나" 할 것이다. 그렇다고 소인에게 투자해서도 안 된다. 애초에 건질 것이 없어서다. 지금은 궁한 처지에 있지만 손을 내밀면 대인으로 성장할 만한 사람에게 투자하면 그는 크게 감격해서 자신의 능력을 십이분 발휘할 것이다. 이 중간 지점의 공략이 중요하다. 대인은 움츠리고 소인은 분발해서 그물에 걸려드는 새가 늘게 된다.

큰일을 하려면 손발이 되어 줄 인재가 필요하다. 거물은 좀체 움직이려 들지 않고 거들먹거리기만 한다. 상전 노릇만 하다가 조금만 소홀해도 비웃으며 떠나간다. 소인배는 쉬 감격해서 깜냥도 모르고 설치다 일을 그르친다. 역량은 있으되 그것을 펼 기회를 만나지 못한 이에게 동기를 부여해줄 때 뜻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새 그물은 중간에 쳐라. 하지만 그 중간이 대체 어디란 말인가? 그가 그 사람인 줄을 알아보는 안목이 없다면 이 또한 하나마나 한 소리다.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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