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와 상인, 함께 개혁을 꿈꿨네

 

역사소설 '금강' 낸 김홍정 작가, 기묘사화서 임진왜란까지 다뤄

"갓개포는 지금 사라졌지만 옛날 금강(錦江)에선 상업이 활발했던 3대 포구(浦口)에 들어갔지유. 금강 주변의 특산물인 염색 옷감과 젓갈, 소곡주(小麯酒) 등이 갓개포를 통해 한양까지 유통됐던 조선시대의 역사를 제가 소설에서 살을 붙여 되살렸지유."

충남 공주의 토박이 작가 김홍정(58)씨가 대하 역사소설 '금강'(전 3권·솔출판사)을 최근 완간했다. 현재 공주여고 국어 교사인 김씨가 10년 취재하고 2년 집필 끝에 금강을 중심으로 16세기 조선시대의 격변기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士林) 세력의 핵심이 훈구(勳舊) 세력에 밀려 처형된 기묘사화(1519년)에서 시작해 임진왜란 중 충청도에서 이몽학의 난(1596년)이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역사를 다뤘다.

역사소설 ‘금강’의 작가 김홍정씨가 금강을 굽어보는 공주산성을 찾았다.
역사소설 ‘금강’의 작가 김홍정씨가 금강을 굽어보는 공주산성을 찾았다. /신현종 기자

소설은 '병신년(1596년) 유월 그믐. 강물이 불었다'고 시작한다. 이어서 '촛대봉과 무성산(茂盛山), 정지봉(艇止峰) 봉우리만 남기고 강줄기를 따라 펑퍼짐한 들판은 모두 물에 잠겼다. 이는 공산성(公山城)만의 일이 아니었다…'며 간결한 문체로 유장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작가 김씨는 "홍산농업고교에 근무할 때 그 동네 노인들로부터 이몽학의 난에 얽힌 설화를 들은 뒤 이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했지유"라며 "백성들이 아무리 무지렁이기로서니 전란 중에 난을 일으키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지유"라고 밝혔다. 왕실의 서얼 출신인 이몽학은 집안에서 천대받아 지방을 전전했다고 한다. 그는 임진왜란 중 홍산(지금의 부여군) 무량사(無量寺)를 중심으로 동갑회(同甲會)란 비밀 결사를 조직해 반란을 꾸몄다. 왕실의 권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수탈당하고 굶주린 농민이 대거 반란에 참여해 충청도 일부를 점령했다. 하지만 이몽학이 내부 배신자의 손에 참수돼 반란은 한 달 만에 진압됐다.

소설 '금강'엔 이몽학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몽학을 암시하는 청년이 등장할 뿐이다. 작가는 특정 인물이 아니라 16세기 조선의 정치와 사회를 총체적으로 재조명해 임진왜란을 초래하고 민중 봉기까지 일어난 까닭을 오늘의 관점에서 풀이하려고 했다. 임금과 대신(大臣)에서 소리꾼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는 실록에 기초한 정쟁(政爭) 재현 못지않게 민중 생활사의 묘사에도 주력했다. 궁중 소설과 민중 소설의 결합이다. 기묘사화·을사사화·기축옥사로 이어진 권력 투쟁의 참극이 민생 파탄과 임진왜란의 뿌리로 그려진다. 동시에 연산군 폐위 이후 등극한 중종 시대부터 상업이 발달한 사실을 반영해 대규모 상단(商團)들의 투자와 경영도 세밀하게 묘사된다. 여기에 농민과 승려, 천민 집단이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역사에 참여한다. 더 나아가서 작가는 소리꾼 출신의 여성이 전주(錢主)가 돼 금강 지역의 상업을 이끌고 개혁파를 지원한다는 문학적 상상력까지 발휘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민중 못지않게 개혁파 지식인의 역할을 중시했다. 사림의 개혁 의지를 대표한 실존 인물 김정(金淨)이 초반에 잠깐 등장했다가 실제와 똑같이 사사(賜死)되지만, 소설이 끝날 때까지 정신적 스승으로 거론된다. 심지어 작가는 김정이 사농공상(士農工商) 차별이 없고 '백성이 편안한 나라'를 꿈꾸며 비밀 결사 '동계(同契)'를 만들었다는 허구를 제시한 것. 작가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선비들은 초기 사림 세력"이라며 "원래 사림은 유학(儒學)에 의한 민본주의를 추구하면서 향약(鄕約)을 대안으로 제시했잖여"라고 말했다.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02/20160502002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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