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분노한 청년이여, 냉소 던지며 저항하라

게리 쿠퍼여 안녕




로맹 가리 지음|김병욱 옮김
마음산책 | 320쪽|13000


프랑스 외교관을 지내고 공쿠르상을 두 차례 받은 작가 로맹 가리의 장편소설이다. 그가 1964년 미국에서 먼저 발표한 뒤 1969년 개작해 프랑스에서 낸 작품으로, 당시 청년층을 열광시켰다. 1963~68년 스위스 알프스에서 고도 2500m쯤 되는 외딴곳으로 숨은 청년들이 냉소와 독설의 향연을 펼친다.
 
주인공 레니는 베트남전 징용을 피해 도망친 미국 청년이다. 그는 알프스에서 제각각의 이유로 현실을 등진 여러 친구를 사귀게 된다. 레니는 188㎝의 건장한 청년이다. 영화 배우 게리 쿠퍼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 소설에서 게리 쿠퍼는 '언제나 대의를 위해 악당에게 맞서는, 정의를 세우고 마지막에 늘 승리하는 미국인'의 상징이다. 그러나 레니는 미국이 게리 쿠퍼처럼 영웅이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외친다. 레니와 친구들은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거부한 채 냉소주의를 신봉한다. '인구 폭발로 개인이 사라지고, 숫자로 취급되는 것을 냉소하며 소외를 택한다'는 것이다.

소설은 청년들이 내뱉는 독설의 연속이다. '어떤 세대든 길 잃었다고 느끼지 않는 세대는 똥 덩어리와 같아. 이봐, 우린 완전히 길을 잃었어.' '파시스트적 낭만주의는 사회주의적 리얼리즘과 같아. 인류 역사상 가장 멍청한 현상이지.' '이제 완전한 개자식의 자아 외에 허용되는 다른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가? 허용된 유일한 '나'는 공중변소 같은, 공적 유용성이 있는 자아뿐이었다.'

그러나 그 청년들의 이상향이 없는 건 아니다. 그것은 재즈 연주자의 트럼펫 소리 속에 있다. 문제는 인간이 트럼펫 속에서 살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19/2016031900041.html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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