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2-31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 세계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리고 있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인물편'을 출간했다.이번 책은 서 교수 및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와 의기투합해 공동 집필을 했고 우리 사회가 무관심 해 왔던 대한민국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물은 유관순 및 '암살'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남자현을 비롯해 안중근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다 유관순의 오빠와 결혼한 조화벽,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한 안경신,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 여성 광복군 부대를 이끈 박차정, 평생을 항일독립투쟁에 바친 김마리아, 상하이 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도맡은 정정화,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이자 비밀결사대원으로 활약한 권기옥 등 10명이 등장한다. 이번 책을 기획한 서 교수는 "인도하면 간디, 미국 하면 링컨이 떠오르듯 그 나라의 영웅은 국가의 이미지도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의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를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고 싶었다"며 "특히 올해는 '광복 70년'인지라 무관심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영화 '암살'이 큰 인기를 끌었기에 이런 관심이 지속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책은 지난 2013년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독도,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등의 키워드를 글로 풀어낸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을 출간했고, 작년에는 한국을 빛낸 인물 10명을 소개한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에 이은 3번째 작품이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3권의 책을 조만간 영어로도 번역하여 전 세계 주요 대학교 도서관 및 각 도시별 유명 도서관에 기증하여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 및 일본의 역사왜곡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 교수는 향후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시리즈를 대한민국 대표 문화재 소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소개 등 10권까지 지속해서 출간할 예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30/2015123000831.html​
  • 2015-12-30
    ​[어수웅의 르네상스人] 박상일 책 디자이너 출판 디자인 넘어… BI·디자인 기획까지 확장판교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브랜드 로고 디자인 맡으며 '페스티벌 선선' 공연도 기획어수웅 기자2014년 봄, 현대백화점 디자인 담당 팀장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 뒷골목의 출판사 수류산방 박상일(53) 방장을 찾아왔다. 다음 해 여름 개관 예정인 판교점 지하 1층 식품관의 BI를 맡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브랜드만의 개성을 만드는 BI(Brand Identity)는 로고·마크·색상·취향 등을 통일해 신뢰감을 주기 위한 모든 활동. 대기업의 경우 외국 유명 디자인 그룹에 맡기거나, 드물게 국내 업체에 맡기더라도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사장 포함, 전 직원 다섯의 작은 출판사라니.어눌한 박 방장을 보다 못해 옆에 있던 심세중 실장이 나선다. "멍청하게 보일 만큼 저희가 몸과 마음과 시간을 쓰잖아요. 소문 듣고 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수류산방의 장인(匠人) 정신이랄까. 백화점에서 식품관이 어떤 의미인가, 로고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나를 1년 동안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드렸어요. 우리 제안의 핵심은 한글 로고를 만들자는 거였죠." 백화점 업계 첫 한글 로고였다.창업 이후 10년 동안 150여 종의 책을 펴낸 수류산방 박상일 방장을 출판 디자인의 달인으로만 알고 있는 당신에게,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야겠다. 2차원의 책 표지를 3차원으로 확장하는 체험이랄까. 지난가을 성공회 옆에서 열린 서울건축문화제에서는 건축가 조성룡(71)의 전시 디자인을 꾸몄고, 지난봄 선유도에서 열린 '페스티벌 선선'에서는 공연 기획을 맡았다. '클라이언트'인 이화여대가 한정된 예산을 고민하자, 자신들의 인건비를 포기하고 뮤지션을 더 불렀다. 관객들은 환호했지만, 수류산방 회계장부에는 또 하나의 빨간 줄이 추가되는 순간이었다.​수류산방 박상일 방장의 작업 원칙 역시 많은 르네상스인(人)처럼 ‘최소한 업계 동료들에게 ×팔리지 말아야 한다’이다. 완벽주의자들의 최소공배수랄까. /이진한 기자​빛 안 나는 일이라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지만, 박 방장의 집요함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름난 지 오래다. 그의 원칙 중 하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PT)으로 뽑는 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처음 1~2년은 우리도 참가했어요. 하지만 백전백패였죠. 새롭고 다른 걸 준비해가면 늘 좋다고 칭찬하면서도 결국 마지막에는 큰 회사를 선택하더라고요. 우리는 PT 한번 참여하려면 늘 책 한 권을 만들었어요. 비용도, 후유증도 엄청났죠. 그래서 결심했어요. 우리가 찾아가지 말고, 우리를 찾아오게 하자."소설가 박완서, 공연 평론가 박용구 등을 담아낸 '예술사 구술총서' 시리즈, 한글 특별전시 '28자의 놀이터', 선유도공원 전시관의 상설전 '선유도 이야기' 등이 그렇게 태어났다.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원칙이 있다. "돈 주니까 잔말 말고 너희는 해라"는 세계관을 가진 분들은 사절이라는 것. 지금 주식 시장에서 황제주 대접을 받고 있는 한 화장품 기업도 그런 이유로 "안녕히 가세요" 대접을 받았다. 그래서 회계장부는 '대체로 빨강'이다. 대신 이들의 '이유 있는 빨강'을 편애하는 예술가들이 '낭창낭창 펀드'를 만들어 이들을 후원한다. 문학평론가 황현산·함돈균, 카이스트 교수 조애리, 전통문화대 교수 이선, 한신대 교수 한재용, 셰프 박찬일, 시인 이원·김민정, 디자이너 김용한, 사진가 이한구 등이 그 면면이다.고추를 포장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식품관 비닐 포장지의 한글 로고. /수류산방 제공​지난 10월 수류산방은 동아시아 출판인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4회 파주 북어워드에서 출판미술상을 받았다. 중국, 일본의 디자이너가 받았던 이 상을 한국인이 받은 건 처음이었다. 비결은 뭐였을까. 다시 심세중 실장이 웃으며 나선다. "사소한 것에 대한 분노로 자신과 주변 사람 모두를 산화(散華)시키는 게 우리 방장님 창조력의 한 축입니다." 박 방장이 다시 어눌하게 말을 보탠다. "처음 시작할 때 원칙만 지키면 되는데, 원칙을 안 지키니까 내가 화를 내는 거지…."출판미술상을 받았을 때, 박 방장의 기념 강연 제목은 '보이지 않는 것의 힘, 언저리의 미학'이었다. 수류산방의 언어로 바꾸면 '나는 왜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가'. 결국 다시 원칙에 관한 이야기였다. 착하고, 음식도 잘하고, 예쁘고, 섹시한 여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클라이언트의 변덕에는 미안하지만, 처음의 디자인 원칙을 지킨다는 것. 영업도 없고, 경쟁 PT도 참여하지 않는데, 다들 마지막에는 수류산방을 찾아오는 이유다.어수웅 기자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30/2015123000202.html​
  • 2015-12-30
    시인 장석주 詩作 40주년… 시집 '일요일과 나쁜 날씨' 내/민음사 제공​시작(詩作) 40주년을 맞은 장석주〈사진〉 시인이 새 시집 '일요일과 나쁜 날씨'(민음사)를 냈다. 지난여름 산문집 '일요일의 인문학'을 낸 데 이어 이번 시집에서도 일요일을 화두로 삼았다. '시가 아주 멀리서 오는 저녁,/ 내가 일요일의 저녁 날씨에 따라 변할 것 같은가?/ 나쁜 날씨가 생의 대부분을 망쳤지./(중략)/ 물론 오늘 저녁이 불행의 처음은 아니었지,/ 만질 수는 없으나 느껴지는/ 수많은 일요일의 저녁들,/ 시가 온다'(시 '일요일의 저녁 날씨')시인은 "봉급과 맞바꾸는 노동으로 채워지는 날들에 우리 감성과 감정은 탕진되는데, 일요일은 그것을 재충전하기에 좋은 시간"이라며 "일요일은 등이 휘는 수고와 메마른 노동으로 빡빡하게 짜인 한 주간을 잘 보낸 것에 대한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일요일 날씨가 화창하지 않고 우중충하더라도 시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기에 행복하다고 한다. 그의 시에서 평일과 일요일은 각각 문명과 야만을 상징한다. 일요일에 시인은 문명의 이면(裏面)인 그림자와 밤,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는 시 '일요일의 시차'에서 '일요일이 오고가는 사이에서/ 무릎이 닳은 귀뚜라미들이 최선을 다해/ 울 때/ 당신의 귀는 기꺼이 귀뚜라미 쪽으로 기울고/ 마음은 최선을 다해 우는가'라고 노래한다.시인은 일요일이면 '야만인'이 된다고 한다. 문명에 유용한 노동에서 벗어나 무용한 인문학을 공부하거나 시를 쓰기 때문이다. 이번 시집에는 '야만인들의 사랑법' 연작을 비롯해 야만인의 삶을 노래한 시가 많다. 시집 해설을 쓴 평론가 조재룡은 장석주의 야만인을 가리켜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미지의 타자(他者)'라고 했다. 장석주가 꿈꾸는 야만인은 인간이 예술을 추구하면서 얻게 되는 내면적 자유인의 초상인 셈이다. 문학 평론가이기도 한 장석주는 다독과 다작으로도 이름이 높다. 그는 "올해에만 새 시집 외에도 평론집과 산문집을 포함해 모두 12권을 냈다"며 연말을 마무리한다.박해현 문학전문기자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30/2015123000178.html​  
  • 2015-12-29
    훌쩍 다가온 2016년 ‘병신년(丙申年)’에는 건강한 몸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 서적 다섯 권을 소개한다.​건강서적 위에서 왼쪽부터 (당신이라는 안정제, 나는 설탕 없이 살기로 했다, 턱만 당겨도 통증이 사라진다, 똑똑한 환자되기, 송학운 & 김옥경의 몸을 살리는 자연식 밥상 365)​ 당신이라는 안정제김동영·김병수 지음 | 달여행 에세이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를 쓴 작가 김동영과, 성의 있는 정신과 상담으로 유명한 서울아산병원 김병수 교수가 7년간 실제로 진료실에서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엮어낸 책이다.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의학도서가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진료실에서는 차마 드러내지 못했던 진솔한 속내를 서로 마주하면서 유대감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이야기는 마음이 아픈 사람뿐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외로움’에 관한 것이다.나는 설탕 없이 살기로 했다니콜 모브레이 지음 | 박미영 옮김 | 청림Life미국 유명 패션지 <보그>에 연재된 ‘설탕 없이 살기’란 칼럼을 엮은 책이다. 2년간 설탕을 끊고 생활한 30대 초반 저자의 실제 경험담이 생생하게 적혀 있다. 그는 설탕을 먹으면 단순히 살만 찌는 것이 아니라, 피부의 콜라겐을 녹이고 혈관에 노폐물을 쌓이게 한다고 말한다. 또한 설탕을 끊은 지 3개월이 지나자, 피부가 좋아졌으며 만성 편도선염과 생리전증후군이 없어졌다고 주장한다. 실생활에서 어떻게 설탕을 끊어야 할지, 설탕 대신 어떤 음식을 먹어야 건강한 식단을 지킬 수 있는지 알려준다.턱만 당겨도 통증이 사라진다이토 카즈마 지음 |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전직 일본 축구선수이자 자세교정 전문가인 이토 카즈마가 13년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요통, 두통, 어깨결림 등 현대인의 만성통증이 ‘턱을 내미는 자세’ 때문이라며, 턱을 당겨 위치만 바로 잡아도 각종 통증이 개선된다고 한다. 턱 당기기 등의 턱 스트레칭법 외에 좋은 의자를 선택하는 법, 호흡법, 허리에 좋은 걷기나 무릎이 아프지 않은 계단 오르는 법 등을 소개한다.똑똑한 환자되기정병오 지음 | 모멘토어깨나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아파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정형외과 질환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똑똑한 환자되기>에서는 정형외과 전문의 정병오 원장이 각기 다른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36명 등장시켜 병명은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증상은 어떤지, 수술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풀어준다.송학운 & 김옥경의 몸을 살리는 자연식 밥상 365김옥경 지음 | 수작걸다23년 전 말기 직장암으로 6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남편 송학운 씨를 위해 자연식 요리연구가가 된 저자가 퍼낸 건강 레서피 책이다. 저자가 만든 자연식을 먹은 남편은 현재 암이 완치되었으며,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음식으로 남편을 살린 이야기는 MBC 다큐멘터리 ‘목숨 걸고 편식하다’에 소개돼 수많은 암 환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맵거나 달지 않으며, 인공 조미료 하나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건강 요리 레서피를 만나보자.​정리 김수진 기자 sjkim@chosun.com사진 김지아 기자  jkim@chosun.com헬스조선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29/2015122901476.html​ 
  • 2015-12-29
    ​위도·경도 표시된 좌표 넘어 지도는 인류 문명의 탐험史1976년 美 화가가 그린 지도 태평양, 뉴욕보다 작게 표현… '세상의 중심은 뉴욕' 담아내지도 위의 인문학사이먼 가필드 지음|김명남 옮김다산초당|576쪽|2만8000원#1. 500여년 전 지도 위에 사자가 출현했다. 1583년 오스트리아 지도제작자 아이칭거가 그린 레오 벨기쿠스(Leo Belgicus). 중세, 저지대 국가로 불렸던 네덜란드 벨기에 지역 중심의 유럽을 사자로 표현한 것이다. 이 지역 맹주인 스페인 제국의 문장(紋章)에 들어있던 사자를 고려하더라도 파격이었다. 이후 한 시대를 풍미한 '지도 위의 사자'는 국제정치 역학관계에 따라 몸통과 꼬리의 위치가 바뀌었다. 스페인의 함성이 드높을 때 사자의 꼬리는 영국을 강타했고, 1648년 뮌스터 조약으로 네덜란드가 스페인에서 독립하자 지도 위의 사자는 쪼그려 앉아야 했다.#2. 햇볕을 가릴 만큼 커다란 발을 지녔다는 전설의 동방 민족 스키아포데스가 자신의 왕발을 자랑 중이다. 한쪽에는 누는 순간 돌처럼 굳어버리는 오줌으로 이름난 스라소니와, 황소가 사흘 동안 갈아야 할 땅 전체에 자신의 분뇨를 흩뿌리는 신화의 동물 보나콘이 있다. 악마적이지만 매혹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이 존재들의 무대는 영국 헤리퍼드 대성당의 세계지도, 마파 문디(1290년경 제작). 지상의 지리를 넘어 천상의 이데올로기를 한꺼번에 보여주겠다는 야망의 지도였다. 문맹인 대중에게 기독교인의 삶을 가르치겠다는 사제의 뜻이었다. 1583년 사자가 등장한 이후 ‘지도 동물’은 세계 지도 제작의 한 유행이 됐다. 유럽의 사자, 미국의 독수리, 러시아의 문어…. 사진은 네덜란드 벨기에 등 저지대 국가 위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사자, ‘레오 벨기쿠스’(1617년). /다산초당 제공#3. 앨리너 맥과이어와 그 동료들이 2000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한 논문에 전 세계 모범생들은 환호했다. 그녀가 그린 '두뇌 지도'에서 런던 택시운전사들 뇌의 오른쪽 뒤편 해마가 평균보다 상당히 컸던 것이다. 런던 택시운전사 자격시험에 합격하려면 외워야 할 경로가 무려 400여개. 외우는데 평균 2~3년이 걸린다는 악명 높은 시험이다. 이 뇌지도의 교훈은 인간의 공간 지각력과 기억력은 유전적 특질이 아니라 학습되는 특질이라는 것. 따라서 당신도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 사이먼 가필드(55)가 쓴 이 책의 원제는 'On the Map'. 하지만 번역판 제목도 꽤 어울린다. 지도 위의 인문학. 거시적으로는 그리스 신화부터 화성까지, 미시적으로는 인류의 두뇌까지 세밀하다. 여기서 지도는 단순히 위도와 경도로 표시되는 좌표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탐험사다. 22장으로 구성된 두툼한 책에서 박학다식한 작가는 지도 역사상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순간들을 유쾌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세상 밖으로 첫 발걸음을 뗐을 때의 지도 등 프톨레마이오스로 대표되는 백과사전적 지식의 학습과 위에서 예로 든 헤리퍼드 대성당의 지도 마파 문디를 푼돈에 팔아버리려 했던 신부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쾌감도 있다.하지만 이 모든 즐거움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구글맵과 티맵이 종이 지도를 대체해버린 2015년의 세계에서 우리가 옛 지도에 관한 책을 읽는다는 게 시대착오는 아닐까.어쩌면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우리가 누구인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끊임없이 깨우치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미국 중심 세계관을 풍자한 솔 스타인버그의 뉴욕서 바라본 세계(1976년 3월 ‘뉴요커’ 표지).이런 사례가 있다. 1976년 '뉴요커' 표지로도 등장했던 루마니아 출신 미국 화가 솔 스타인버그의 뉴욕 지도. 시점(視點)은 뉴욕 9번가와 10번가의 고층빌딩 상공에 있다. 당신은 이제 허드슨 강 너머를 내려다본다. 이 지점부터 원근(遠近)은 과학을 포기하고, 캔자스시티와 네브래스카를 순식간에 건너 뛰어 태평양을 돌파한다. 광활한 초원과 드문드문 있는 바위의 중서부, 뉴욕 땅의 반의 반의 반도 안 되는 면적으로 표현된 태평양, 그다음에는 있는지 없는지조차 희미한 중국, 일본, 러시아다. 그 밖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중심은 뉴욕이라는 것. 아전인수(我田引水)의 미국적 세계관에 대한 비판이자 반성이었다. 작가는 "오늘날 아이폰이 관습으로 정착시키다시피 한 '자기 자신을 지도화하기'를 스타인버그는 일찌감치 묘파했던 것"이라고 풍자했다.    '지도 위의 인문학'을 읽는 현재적 의미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역지사지로 자신의 좌표를 반성하고 돌아보기. 우리는 이제 A에서 B로 가는 게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다른 곳으로 가는 인터넷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내비게이션은 묻는다. "현재 위치로 설정하시겠습니까?"하지만 그럴수록 되묻고 삼갈 일이다. 인생은 나로부터 출발하는 편도 여행일 뿐만 아니라, 당신으로부터 돌아오는 왕복의 여정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어수웅 기자 조선일보https://sites.google.com/a/chosunbiz.com/eportal/?pli=1​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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