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1-04
    ​100세 시대, 화해와 치유, 과학 트렌드, 새해의 결심을 키워드로 2016년 Books의 문을 연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팀 알퍼 칼럼니스트가 추천하는 '새해의 첫 책'이다.[100세 시대] 내 나이 아흔여섯… 슈바이처를 다시 읽는다나의 생애와 사상|알베르트 슈바이처 지음|천병희 옮김|문예출판사|274쪽|9000원우리 세대의 정신적·사회적 성장에 도움을 준 세 권의 자서전을 꼽으라면, 마하트마 간디와 존 스튜어트 밀, 알베르트 슈바이처 세 사람의 자서전을 들 수 있다.그중에서도 슈바이처 박사의 자서전 '나의 생애와 사상'은 내가 대학에서 정년 퇴직한 뒤 삶을 살아 가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슈바이처 박사의 자서전을 젊어서 한 번 읽고, 일흔을 넘긴 70대의 나이에 다시 한 번 읽었다. 이제 해가 바뀌었으니 나는 올해 아흔여섯이 된다. 이 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게 벌써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슈바이처 박사의 생애는 우리로 하여금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끎임없이 고민하게 한다슈바이처 박사는 독일인이지만 프랑스와의 접경지대에 살았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20세기의 은인(恩人)이다. 그는 스물넷의 나이에 대학교수가 되었고, 전통 있는 교회의 목사이자, 파이프오르간 연주의 권위자였다. 파이프오르간 제작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었다. 그 스스로 "남들이 한평생에 걸쳐 이루어 놓은 일을 24세 때 3가지 영역에서 성취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 이후의 삶은 어땠을까.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철학)그는 이런 남다른 성취에도 불구하고 예수와 같은 서른의 나이가 되자 더 값있고 소중한 일을 할 수 있기를 염원했다. 당시 '세계에서 버림받은 아프리카에는 선교사보다 의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기사를 우연한 기회에 접한 그는 의사가 되어 아프리카에 가서 그들의 생명과 영혼을 보살펴주기로 결심한다.몇 해에 걸쳐 교수직과 의대 학업을 병행하면서 의사 자격을 얻는다. 그리고 열대 의학까지 연구한 후에 모든 사람이 선망하는 세 가지 직책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로 향한다. 이후 그는 무려 60년 가까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봉사를 이어갔다. 고된 의료봉사를 하면서도 철학적 사색과 연구를 계속해 학계의 주목받는 저서를 남긴다. 유럽에 들를 때는 여전히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그가 우리에게 남겨 준 불멸의 윤리관은 바로 '생명에 대한 외경심'이다. 우리의 인생관과 가치관은 물론 세계관의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생명의 존엄성'이다. 종교적 가치관 역시 생명의 존엄성에 바탕하고 있다. 생명의 존엄함이야 말로 자연과 인간은 물론 모든 존재하는 것의 주어진 천명(天命)이다. 슈바이처는 그것을 이론적 탐구가 아니라 자신의 생애를 통해 받아들였다.생명의 존엄성은 우리에게 인간애의 의미와 책임을 요청한다. 그것은 사랑이다. 생명에 대한 사랑이며 인간다운 삶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가르친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그의 정신적 제자가 있고 그분의 외동따님은 우리나라를 다녀가기도 했다.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윤리나 종교, 철학이나 모두가 다 안고 있는 질문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이런 고민을 게을리 할 수도 없다. 슈바이처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물려받아 2016년에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비록 책을 쓰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생을 돌아보며 저마다 마음의 회고록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화해와 치유] 불가능한 화해를 꿈꾸는 당신께한중록|혜경궁 홍씨 지음|정병설 옮김|문학동네|488쪽|1만5000원작품은 어떤 모습으로든 실상을 반영한다. 인간의 심리 속에는 갈등하는 사람과 화해하고 싶은 욕망과 화해하고 싶지 않은 욕망이 공존한다. 허구적 작품은 화해의 욕망을, 실화는 그 반대의 방향을 담기 쉽다. 우리가 접하는 고전이 흔히 상대편이 몰락하면서 사필귀정이란 전리품을 안고 치유받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유이다.그러나 현실은 화해와 치유는커녕 남은 여생과 다음 세대까지 갈등이 오래 지속된다. 실화는 대개 그 현실을 담고 있다. 한편으로 화해를 바라면서도 차라리 숱한 가슴앓이의 고통을 감내하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그것이 내면에 깊숙이 도사린 감정의 상처를 덧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그런 사례를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혜경궁의 삶은 수많은 갈등 실화 가운데서도 기간이 길고 극적이다. 책의 큰 줄거리와 내용은 상식이 되어 있으나 풍부하고 세밀한 결은 직접 읽지 않고서는 모른다. 그만큼 흥미롭다. 사도세자, 정조, 친정이 핍박받은 사연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친정이 핍박받는 데 대한 분노와 해명이 중심을 이룬다.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혜경궁은 하늘을 함께 이고 살 수 없는 사람들과 한 하늘 아래 한 궁궐 안에서 살아야 하는 고통을 말한 적이 있다. 함께할 수 없다는 감정은 진실이고, 함께해야 하는 생활은 현실인데 그 양자 사이의 갈등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한중록'은 뜻밖에 욕설이 난무하는 책이다. 그 욕설은 화해하기 힘든 사람들과 공존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표현하면서 왜 조선의 귀족들은 화해를 그렇게 어렵게 여겼는지 설정이 아닌 현실로 보여준다.혜경궁은 자신을 에워싼 권력형 인간들에게 고통받으면서 그 현실에서 벗어나지도 못했고, 결연히 죽을 수도 없었다. 대부분의 적은 가깝게 있었다. 손을 내밀면 바로 화해가 가능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면종복배(面從腹背, 겉으로는 따르나 뒤로는 배신함)의 군상들이다. 감정을 숨기고 한 하늘을 이고서 참고 사는 것을 화해라 여기며, 구차하게 공존의 삶을 사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녀가 행한 절제이자 금도(襟度)였다.다행히 80세로 장수한 혜경궁은 권력 주변에 웅크리고 있는 인간 군상의 대부분이 사라진 뒤까지 지켜보았다. 살아 있을 때 "그리 마오소서"하며 관계의 회복을 시도했으나 실제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차하게 시도했던 화해는 모두가 사라진 때에야 겨우 실현되고 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혔던 이들에게 '한중록'은 깊은 연민의 감정을 담아 그 행동과 심리를 밝히고 있다. 연민의 감정으로 보니 불완전한 존재로서 한 세상에 공존한 것이, 용서할 것도 같았다. 그렇게 평생을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그녀도 가슴에 맺힌 병을 치유할 수 있지 않았을까?/Getty Images 멀티비츠 [과학 트렌드] 새로운 생물학이 '수포자'를 구원하리라생명의 수학|이언 스튜어트 지음|안지민 옮김|사이언스북스|496쪽|2만원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던 15년 전쯤 나는 자진하여 수학과에서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물리학을 학문의 꽃으로 만들어준 수학에 이제 '생물학을 부탁해'라는 취지의 강연이었다. '생명의 수학'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10~20년 전에 수학이 생물학에서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은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었다. 오늘날 그 주장은 거의 모든 논쟁을 압도한다." 그날 나의 간언에 생물학으로 뛰어든 수학도는 달랑 한 명이었다.'자연의 패턴'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 등으로 이미 우리 독자들에게 친숙한 수학 저술가 이언 스튜어트는 생물학 역사에서 일어난 다섯 차례 혁명에 수학이 어떻게 기여했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이제 여섯 번째 혁명이 본격적으로 수학에 따라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한다. 생물학은 물리학보다 훨씬 다양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에 형태, 논리, 과정은 물론 패턴이 없는 듯 보이는 불확실성과 우연성도 수학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생물학만이 갖고 있는 창발성(emergence)이 수학의 도전을 자극하리라 생각한다. 물리학과 화학은 1 더하기 1이 반드시 2여야 하는 학문이지만 생물학에서는 종종 1 더하기 1이 2보다 크다.최재천 이대 교수(에코과학)·국립생태원장저자는 한 발짝 더 내딛는다. "21세기 수학의 지평은 생물학에 따라 확장될 것"이라고. 생물학이 수학의 도움으로 발달하는 것보다 수학이 생물학 덕택에 도약할 것이라는 말이다. 수학은 지금 우리가 고등학교 교실에서 배우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는 유기체이다. 매년 적어도 수학 논문 100만 편이 나오고 있고, 그들은 단순한 계산 문제를 풀어낸 게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담고 있다. 2015년에 가장 유행했던 은어 중 하나가 바로 '수포자'였다. 섣부른 원인 분석과 해법이 난무하는 가운데 나는 어쩌면 생물학이 수학포기자에 대한 새로운 길을 터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고등학교 시절 나는 수학 성적 때문에 죽도록 고생했다.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은 대개 80점씩 받는 수학에서 30점을 넘긴 적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허무하게 잃은 점수를 국어와 영어에서 만회하느라 정말 힘들었다. 나이 서른이 넘어 20대 초반 하버드대학생들과 나란히 앉아 수학을 다시 공부하며 나는 알았다. 내가 수포자가 된 것은 대한민국의 수학 교육이 나를 포기했기 때문이었다는 걸. 그래서 나는 오늘 또 한 번 수학 특강을 자원한다. 수학을 포기한 이 땅의 많은 젊음에 생물학을 권한다. 과학자는 되고 싶은데 수학에 자신이 없어 생물학을 택했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당당히 생물학에 뛰어든 다음 수학을 품어라. 그러곤 전혀 새로운 '생물수학'을 만들어내라. 저자는 말한다. "생물학에서의 수학은 자신만의 특별한 성격이 있다." 생물학이 이끄는 21세기 수학은 수포자들의 변신을 기다린다.[새해의 결심] "靑春은 청춘들에 주기엔 너무 아깝다"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공경희 옮김|민음사|279쪽|8000원"청춘(靑春)은 청춘들에 주기엔 너무 아깝다."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말했다. 그 같은 늙은이나 할 법한 말이지만, 불행하게도, 이 말은 전적으로 진실이다. 여드름투성이에 세상만사를 아는 것처럼 행세했던 10대의 나를 지금 만난다면 꼭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진지한 척 그만하고 그냥 마음껏 즐겨."칙칙한 사춘기 소년의 전형(典型) 같았던 16세, '호밀밭의 파수꾼'을 처음 읽었다. 그때는 주변 모든 이가 '짝퉁(phony·책에 나온 은어)' 같은 인간이고, 나를 속박하고 있는 서구 자본주의가 일종의 사기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영국엔 나 같은 칙칙한 10대들이 수백만 명쯤 있을 것이다(물론 한국에도). 그중 누군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는다면 16세의 나와 똑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내가 홀든 콜필드(이 책의 주인공이다)야. 이 소설은 바로 내 이야기야."사실 이 책은 냉정하고 냉혹한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에 관한 소설이다. 로봇 같은 인간들로 가득 찬 것 같은 세상에서 자신만의 인간적인 무언가를 지키려고 애쓰면서도, 외부의 세상을 인정하고 타협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막 퇴학당한 뒤 삶의 의미를 찾아 뉴욕 밤거리를 헤맨다.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 시사하듯, 인생의 가장 큰 역설 중 하나는 강렬한 성적 에너지로 가득한 청춘이 정작 그 에너지를 어떻게 발산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남자는 그런 에너지가 사라진 뒤에야 여성들과 제대로 관계 맺는 법을 배우게 된다. 홀든 콜필드 역시 그랬다. 그의 구애(求愛)는 너무나 서투르다. 하지만 16세 때 나도 그랬다. 지금 이 책을 다시 읽어 보니, 그 시절 연애에 족족 실패한 원인을 알 것 같았다.팀 알퍼 칼럼니스트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할까. 위에서 말했듯 16세짜리 소년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 세상에 자신 같은 이가 혼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이다. 16세 소녀들이 읽어도 좋다. 또래 남자들이 왜 그렇게 염세적인 '밥맛'들인지 알 수 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착하고 말 잘 듣던 이쁜 내 아이가 갑자기 분노와 경멸로 가득 차 고함을 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무엇보다 새해를 맞아 작년을 정리하고 앞으로 미래를 위한 결심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 집어 들어봤으면 한다. 이 책은 그런 용도로 딱이다. 과거의 잘못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귀신(鬼神)인 양 자신의 기억에서 내쫓아야 할 것이 아니다. 잘못은 귀중한 것이다. 잘못은 당신을 당신답게 해주는 것들이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 실패한 사람은 현재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게 홀든 콜필드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다.그러므로, 그저 "청춘은 청춘들에 주기 너무 아깝다"고 말하는 것만으론 모자라다. 인생이란 때로는 낭비 그 자체이기도 하다. 2016년엔, 우리 모두 작년에 우리가 저지른 모든 잘못에 대해 조금은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좀 덜 진지해지고 좀 더 마음껏 삶을 즐기자는 말이다.  조선일보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2/2016010200593.html​
  • 2016-01-04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크리스 길아보 지음|강혜구·김희정 옮김|더퀘스트|1만4000원평생직장은 이제 없다. 인류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는 직장 의미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노년층은 은퇴 후 뭔가 다른 일거리를 찾아야 하고, 젊은 대기업 신입 사원조차 명예퇴직을 당할까 걱정해야 한다. 누군들 '나만의 사업'을 한번쯤 꿈꿔보지 않았을까. 하지만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소액 창업 전문가인 저자가 세계 175국에서 100달러 이하 소자본으로 창업해 연간 5만달러 이상 소득을 내는 개인 사업자를 찾아내 비법(秘法)을 소개한다. 요지는 '자기가 잘하는 일'을 찾아,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과 접목하고, 그 대가로 '합당한 금액을 받아내는 것' 이 세 가지. 프랜차이즈 체인점이란 막대한 계약금을 주고 새 직장을 얻는 것일 뿐이라는 등의 통찰을 담은 분석도 흥미롭다.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1/2016010101906.html​
  • 2016-01-04
    ​마쓰오카 슈조(松岡修造·48)는 일본의 테니스 영웅이다. 현역 시절 '반골(反骨) 도련님'이라 불렸다. 철도 재벌의 손자로 태어나 어려서 테니스를 시작했지만 공부도 테니스도 형이 훨씬 잘하고 마쓰오카는 형편없었다. 그는 재능 부족을 연습으로 극복했다. 말리는 부모를 뒤로하고 열여덟 살 때 혼자 미국에 건너가 프로가 됐다.이후 호되게 고생했다. 데뷔 첫해에 간신히 스폰서를 구했지만 협찬금이 연간 300만엔에 불과했다. 돈을 아끼려고 3류 모텔 방을 다른 선수와 나눠 쓰고, 침대에서 못 잘 땐 마룻바닥에서 눈을 붙였다. 스물한 살 때 처음으로 세계 랭킹 100위, 스물다섯 살 때 일본 남자 최초로 프로테니스협회(ATP) 투어에서 우승했다. 서른 살에 은퇴한 뒤 지금까지 스포츠 캐스터로 최고의 인기다.'슈조의 달력' 시리즈는 날짜 옆에 슈조의 명언을 적어넣은 '자기계발 캘린더'다. "100번 때리면 무너지는 벽이 있다고 치자. 그렇지만 모두들 몇 번 때리면 무너질지 모르니까 90번까지 두드리고 포기한다." "승부는 작은 문제다. 중요한 건 진심이었냐다." 올해도 불끈 힘내고 싶은 수많은 보통 사람이 슈조의 달력을 집어들었다.조선일보 http://book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2/2016010200601.html​ 
  • 2016-01-04
    ​“그러나 네가 날 길들이면, 우리는 꼭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게 서로 필요해져.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아이가 돼. 나는 너한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여우가 되는 거고….”(출판사 숲, ‘어린 왕자’ 中)​▲ 12월 23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어린 왕자’의 한 장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더라도, 작은 별 위에 선 부스스한 금발머리 남자아이나 여우,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등의 이미지를 보면 ‘어린 왕자’를 떠올릴 수 있다. 그만큼 친숙한 주제다. 1943년 출간된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20세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세계적으로 200개 넘는 언어로 번역돼, 200만부 가까이 팔렸다. 최근엔 프랑스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도 개봉했다. 어린 왕자를 만났던 조종사가 노인이 되어, 엄마가 짜놓은 시간표대로 사는 옆집 소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 하나 없는 주인공 소녀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어린 왕자의 인기가 뜨겁다. 출판사별로 다양한 번역본과 재번역본이 나온다. 불문학자 겸 문학평론가인 황현산 교수판(열린책들)과 김화영 교수판(문학동네), 김경주 시인판(허밍버드)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번역가들이 일본어판을 베끼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는데, 여기엔 어린 왕자의 원고가 두 개인 탓도 있다. 생택쥐페리는 타자기로 친 원고와 친필 원고를 남겼다.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중 타자본 원고를 토대로 출판했고, 다른 출판사들은 손으로 쓴 영문판을 참고해 책을 냈다. 이 두 가지 판(版)에는 몇 군데 다른 부분이 있다. 어린 왕자가 해넘이를 본 횟수와 소행성 이름 등이다. 생텍쥐페리가 살아있을 때 출간된 원고를 조금씩 손보면서 달라진 부분도 있다. ▲ 서점에는 출판사별 ‘어린 왕자’를 진열대에 따로 모아뒀다. /유한빛 기자황현산 교수는 “어린 왕자는 1960년대에 처음 국내에서 번역되기 시작했는데, 동화인 점 때문에 어린이의 언어에 맞추느라 철학적인 내용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며 “요즘은 서양(문화)에 대해 잘 알게 되고, 어린이와 어른이 사용하는 언어 사이의 차이가 많이 줄었기 때문에 ‘쓰인 대로’ 번역하기 좋은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황 교수는 어린 왕자가 조종사의 양 그림을 보고 “이건 염소잖아”라며 투정부리던 부분을 “이건 숫양이잖아”라고 최신판에 번역했다. 출간되는 어린 왕자 책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컬러링북(밑그림에 색칠하는 책)과 필사책, 한영 합본책, 동화책 등이다. 교육용 콘텐츠로도 쓰인다. 북스타 출판사는 주요 에피스드를 천문학과 엮어 설명하는 ‘어린 왕자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여행’을 냈다. 삼성출판사는 해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와 손을 잡고 어린 왕자를 각색한 그림책을 출간했다. 식을 줄 모르는 인기는 어디서 비롯된 걸까. 책 작업에 참여한 번역가, 편집자, 그림작가에게 물었다. 최근 어린 왕자를 새로 번역한 황현산 교수는 “어린 왕자는 동화로 된 철학책”이라고 말했다. ‘동화’라는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쓰였지만, 내용은 인간에 대한 성찰이라는 것. 그 때문에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이 책에 끌린다는 설명이다. 허밍버드 출판사판의 번역을 맡은 김경주 시인은 “어린 왕자는 동화적 상상력을 회복시켜주는 책”이라고 평했다. 번역 과정에서 그는 시적인 느낌을 더하고 문장의 맛과 문체를 살리기 위해 고심했다고 말했다. “어린 왕자는 호기심 많은 어린 아이가 세계의 슬픈 비밀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독자들은) 어린 왕자를 보면서 잃어버린 상상력과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게 아닐까요? 죽기 전에 어린 왕자 같은 책을 한 권 쓰는 게 모든 문인들의 꿈일 겁니다.”▲ ‘어린 왕자’ 필사다이어리-북.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ㅣ서준환 옮김ㅣ숲ㅣ184쪽ㅣ2만원출판사 숲의 강규승 대표는 “어린 왕자는 이미 고전문학의 반열에 올라선 책”이라고 평했다. “작가 생텍쥐페리는 제1차,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인간이 소외되고 인간성이 소멸되는 상황을 지켜봤어요. 어린 왕자는 동화 형태지만, 어른에 대한 비판과 따뜻한 위로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짧고 함축적이지만, 여러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요. 그래서 행간을 읽는 번역이 중요합니다.”강 대표는 어린 왕자의 내용을 옮겨 쓰는 필사책을 기획했다. 책 양 끝에는 내용이 인쇄돼 있고, 밑줄선이 그어진 빈 공간에 옮겨적으면 된다. “소셜미디어나 온라인상의 소통은 쌍방향인 것 같지만, 사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일방적인 형태예요. 지난해부터 컬러링북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죠.” 어린 왕자, 빨간머리 앤, 눈의 여왕 등 고전문학 컬러링북을 기획한 김현주 해든아침 편집자는 “어린 왕자 같은 책들은 어린 시절 한 번쯤 읽어봤을 책”이라며 “나이가 들어 다시 읽으면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고, 내용 자체도 따뜻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어린 왕자의 열린 결말은 독자들에게 상상할 여지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 ‘어린 왕자’ 컬러링북.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원작), 김현주 지음ㅣ이재은 그림ㅣ해든아침ㅣ84쪽ㅣ1만원그림 작업을 맡은 이재은 일러스트레이터는 “어린 왕자는 10대, 20대 때 읽었다가 30대, 40대가 돼 다시 봐도 좋은 책”이라고 말했다. 어린 왕자의 원작 그림 자체가 완성도가 높아,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에겐 부담이 크다고 그는 말했다. “이야기 진행에 꼭 필요한 장면 외에도 독자로서 좋았던 장면, 그려보고 싶었던 장면을 넣었어요. 나중에 제 아이가 컸을 때 같이 읽고 싶어요.”유한빛 기자 hanvit@chosunbiz.com​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12/31/2015123102349.html​
  • 2016-01-04
    ​- 알베르 카뮈 대표작 새로 번역김화영 교수의 '이방인'… 간결하며 건조한 문체 살려유호식 교수의 '페스트'…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 강조​​새 번역본으로 한국 독자들을 찾아온 알베르 카뮈. /책세상 제공​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1913~1960)의 대표작이 새롭게 우리말로 옮겨졌다. 김화영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는 카뮈의 소설 '이방인'(책세상)을 개역했고, 유호식 서울대 불문과 교수도 소설 '페스트'(문학동네)를 새로 번역했다. 카뮈의 문학 세계에서 '이방인'은 실존의 부조리를, '페스트'는 공동체의 긍정을 각각 다뤄 성격이 판이한 작품으로 대비되어 왔다.김화영 교수는 1987년 '이방인'을 번역한 뒤 2011년 일부를 수정한 데 이어 이번에 세 번째 번역본을 내놓았다. 1942년 프랑스에서 '이방인'이 처음 출간됐을 때 태어난 김 교수는 엑상프로방스대학에서 카뮈 연구로 학위를 땄고, 한국어판 '알베르 카뮈 전집'(20권)을 홀로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새 번역본을 내며 "카뮈의 소설 원문이 가진 문체, 문장 구조와 어순을 최대한 존중하여 원문에 가장 밀착된 번역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이방인' 원문은 간결하면서 건조한 문체의 연속으로 이뤄졌다. 주인공 뫼르소가 양로원으로부터 '모친 사망'이란 전보를 받고서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고 짧게 끊어서 진술하는 도입부가 대표적이다. 장 폴 사르트르는 카뮈의 문장을 가리켜 "하나의 섬"이라며 "우리는 문장에서 문장으로, 무(無)에서 무로 급격하게 떨어져 내린다"고 평가했다.김화영 교수의 새 번역본은 뫼르소가 습관적으로 '그리고(et)'라며 말을 잇거나, '왜냐하면(parce que)'이라고 설명하는 말투도 살리려고 했다. 가령, 뫼르소가 아랍인을 사살하기 전에 수평선 위로 지나가는 증기선을 힐끗 본 장면의 번역이 달라졌다. '내가 그것을 한쪽 눈 끝으로 검은 얼룩처럼 느낀 것은 아랍사람으로부터 눈을 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옛 번역이었다. 새 번역본에선 '나는 내 시선의 가장자리에 보이는 검은 반점으로 그 배를 분간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잠시도 아랍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로 쪼개졌다.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따랐고, '왜냐하면'을 즐겨 쓰는 주인공의 말투도 살렸다. 김 교수는 "프랑스에 있는 카뮈 전문가들로부터 꼼꼼하게 도움을 받으면서 동사 시제와 법률 용어를 포함해 과거의 두 군데 오역을 이번에 바로잡았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유호식 서울대 교수가 새로 옮긴 '페스트'는 카뮈가 1947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전쟁을 겪은 유럽 사회에 인간을 향한 희망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쓴 작품이다. 페스트에 감염돼 고립된 도시를 무대로 전개되는 다양한 인간의 행동 양식을 보여주면서 인간 집단의 연대(連帶) 의식을 고취했다. 카뮈는 "나치에 반대한 유럽 레지스탕스의 투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소설은 이미 여러 차례 번역됐다.유호식 교수는 새 번역본을 내며 "굳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우리 사회는 사회 안전망이 붕괴되고 갖가지 형태의 무능과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다"며 소설 '페스트'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강조했다.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4/2016010400015.html​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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