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1-09
    ​ 대학교 시절 영국으로 교환학생을 떠났다. 나는 같은 기숙사 공간을 쓰던 백인 친구들 사이에서 몇 안 되는 검은 머리 아시아인이었다. 나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였다. 당시 기숙사 친구들과 저녁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술을 한두 잔 하는 것이 큰 재미였다. 기숙사 방 창가 너머는 냉장고 역할을 대신해주는 은밀한 술창고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술을 결코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보다 술 한두잔을 하며 친구들과의 시간을 즐기는 편이었다.하루는 술 게임을 하게 됐다. 1분이 지날 때마다 소주잔 크기의 작은 잔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게임이다. 엄청 쉬울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다. 한 명, 한 명 게임에서 탈락됐다.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나와 영국인 친구 둘, 미국인 친구 하나였다. 맥주에서 시작된 게임이 다른 주종으로 옮겨갔고 결국 보드카를 따라 마시던 순간에 필름이 끊겼다. 항상 친구들보다 먼저 필름이 끊겨 힘든 나날이었지만, 지금도 그 시절을 호기롭게 추억하곤 한다.그러나 만약 ‘프루프 술의 과학’이라는 책을 유학 시절에 먼저 접했더라면, 술 마시기 게임같은 것은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양인인 내가 서양인인 친구들보다 술이 약한 것은 과학적 이유가 있었다. 저자인 아담 로저스(과학 잡지 와이어드 편집자)는 “주량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효소인 ‘ALDH1’와 ‘ALDH2’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와 비례하는데, 동아시아인의 절반은 ALDH2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서술했다.새해부터 술 이야기를 해서 좀 그렇지만, 사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시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술이다. 술은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하다.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양의 같은 종류의 술을 마셔도 사람마다 반응하는 것은 다르다. 누구는 술을 마셨나 착각될 정도로 멀쩡하지만, 누구는 수다쟁이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 졸고 있는 사람도 생긴다.술이 꼭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술을 마셔 잔뜩 즐거워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진상’이 되기도 한다. 기억을 잃기도 한다. 술을 마신 다음 날에는 두통, 불편함, 설사, 식욕상실, 떨림, 피로, 메스꺼움, 탈수 상태 등 오묘한 증상을 겪는다. 약간 멍청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균형감을 잃는 느낌도 있다. 술 마신 다음 날 숙취로 출근하지 못한 사람들의 생산성 손실을 취합해보면 미국의 경우 연간 약 1600억 달러라 한다. 우리는 숙취를 겪을 때는 “다시는 술을 안 먹는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또 기쁠 때나 슬플 때, 외로울 때나 즐거울 때 술을 찾는다. 그야말로 술은 마성의 매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술을 즐기는 사람은 주변에 정말 많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들조차 술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왜 그런 맛이 나는지, 또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얼마나 마셨을 때 어떤 반응이 나오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프루프 술의 과학’은 책 표지 전면에 영어 대문자로 ‘PROOF’라고 쓰여있다. 프루프는 술의 도수를 표현할 때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며 동시에 증명한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이 책은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물론 술을 마신 후 일어나는 몸과 뇌의 변화와 숙취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시도한다. 그동안 아무 생각 없이 마셨던 술이 우리 몸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 흥미롭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아담 로저스 지음|강석기 옮김|MID|336쪽|1만5000원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6/2016010601065.html​
  • 2016-01-09
    ​▲ 안경 쓴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조선DB대학교 3학년 때 처음 스마트폰으로 휴대폰을 바꿨다. 당시 나는 위아래로 접을 수 있는 플립(flip) 형식의 피처폰을 3년째 고집하고 있었는데, 내 마음을 돌린 건 친구의 한 마디였다. "내가 너 하나 때문에 아직도 문자 쓰고 있어. 언제까지 구닥다리 폰 쓸 거야?" 그러고 보니 친구들의 문자 답변이 뜸해지던 중이었다. 주변에서는 '문자할게' 대신 '카톡할게'가 일상적인 표현이 되어가고 있었다. 혼자 유행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해 5월, 나는 디자인이 다소 투박한 L모사의 스마트폰을 구매했다. 새 스마트폰을 받자마자 카카오톡부터 내려받았다. 그로부터 5년 후 나는 스마트폰으로 영화 예매를 하고 쇼핑을 하고 하루 운동량을 측정하는 등 일상에 필요한 대부분 일을 처리하고 있다. 기사도 종종 스마트폰으로 쓴다. 삶이 바뀐 건 나 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스마트폰으로 연결되면서 새로운 모바일 시대가 열렸다.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기업들이 속속 생겨나고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물건 하나를 계기로 아직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중이다.스마트폰 같이 큰 변화를 몰고 오는 물건이나 물질은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물건이 안경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조선시대 문인들은 16세기 중반 조선 사회에 처음 소개된 안경에 환호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이익(李瀷)은 <애체경명>에 “이처럼 반짝이고 환한 물건을 내어주시어…이제 노인이 아니고 젊은이가 되었네…저 구라파 사람이야말로 하늘을 대신해 어진 일을 하였구나”라며 안경을 찬양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독서하는 즐거움을 되찾은 문인의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후 바느질을 하는 여인들과 정밀한 작업을 하는 수공업자들까지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안경을 제작하는 안경방도 하나둘씩 등장했다.‘조선에 온 서양의 물건들’은 조선시대 들여온 서양 물건들이 조선 사회에 미친 영향을 재조명한다.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에 비해 서양 국가와의 접촉이 적었던 탓에 수입된 물건은 많지 않았지만, 일부 물건들은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조선 사회에 스며들었다.때로는 필요하기 때문에, 때로는 가지고 싶다는 욕망에 이끌려 특정 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역사는 수십 번씩 출렁였다.중국의 나침반이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유럽에 전해지면서 대항해 시대가 열렸고, 특정 식물이 내뱉은 향료가 서양의 선박을 인도로 이끌었다. 인도의 한 꽃에서 뽑아낸 중독성 물질이 훗날 아편 전쟁의 촉매제가 되어 청나라의 몰락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망원경으로 인해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가 돈다는 천동설이 타격을 입고 기독교인들의 우주관이 바뀌었다.'조선에서 온 서양 물건들'의 저자인 부산대 강명관 교수는 “뜻밖에 자연 속의 사소한 물질이 역사를 바꿀 수도 있다”며 “인간과 상관없이 존재하던 그것이 욕망의 대상이 되는 순간 역사를 간섭하기 시작한다. 역사는 물건과 인간의 욕망이 맺는 관계에서 빚어지는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고 말한다.▲ 강명관 지음|휴머니스트|348쪽|1만8000원18세기 후반에 청동거울을 대체했던 유리거울과 북경을 통해 들어온 양금도 조선인들이 적극 수용한 물건들이다. 반면 자명종과 망원경은 그만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성리학이 주류 학문이었던 조선시대 지식인들은 과학 원리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영조는 “태양을 곧바로 쳐다보는 것은 매우 불경한 일”이라며 망원경을 부수기도 했다. 초와 분 단위로 시간을 재던 자명종도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는 상업 중심 사회만큼 시간을 쪼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근대 서양 문물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물건을 통해 조선인들의 세계관과 과학 인식을 엿볼 수 있다. 각 물건이 처음 언급된 기록부터 시간이 흐르면서 해당 물건에 대한 조선인들의 관점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기분으로 읽는 재미가 있다. 작은 물건에서 출발해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섬세하고 신선하다.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6/2016010601031.html​
  • 2016-01-09
    ​▲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조선 DB새해가 되면 꼭 가봐야 할 것만 같은 곳이 있다. 한 해의 시작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곳, 서점이다. 지식의 산소 가득한 책의 숲을 거닐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멈추는 곳은, 역시나 고전의 나무가 뿌리 내린 곳이다. 수백, 수천 년 전 이미 세상일을 겪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민 교수의 새 책을 펼쳐 읽는다. 그는 한양대 국문과 교수이자 고전 인문학자로 ‘미쳐야 미친다’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하며 한문학 읽기를 꾸준히 권장했던 사람이다. 조선일보에 ‘세설신어’라는 고전을 소개하는 칼럼도 연재하는데, 가히 고전에 미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그가 이번엔 중국이 명에서 청으로 바뀌던 시기에 널리 유행한 격언집인 ‘채근담’ ‘소창지기’ ‘신음어’ 등에서 감명 깊은 원고를 선정했다. 글을 읽을 때의 감상과 다짐을 함께 정리한 책이다.책 말머리엔 느닷없이 저자의 고백이 담겨있다. 오래전에 사람 일에 치여 체중이 20킬로그램쯤 줄 정도로 힘이 들었던 적이 있단다. 요즘 말로 ‘멘탈 붕괴’ 감정을 주체할 수 없고 마음이 미쳐 날뛰던 때가 있었다고 말이다. 30대 초에 교수가 되고 학자로서 탄탄대로의 길을 걸었을 것만 같은 그도 휘청거렸다니 의외였다. 그때 힘이 돼 준 글이 명·청대 지식인들이 남긴 ‘청언소품(淸言小品)’이었다. 짧지만 큰 울림을 주는 글. 틈날 때마다 읽고 우리말로 옮겨 적었더니 어느새 터널의 끝이 보였다 했다.책은 전 5장으로 탐욕과 무욕의 갈림길에 선 인간, 혼탁한 사회를 통과하는 방법, 책 읽는 즐거움, 부자의 삶과 빈자의 삶에 대한 고찰, 말할 때와 침묵할 때의 구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문과 독음 저자의 해설을 수록했고, 정리의 대가답게 책의 말미에는 발췌문들의 출처를 소개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을 적어놓은 책은 읽을수록 즐거웠다. 혼자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와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가 마치 내 멘토가 된 양 옳은 일과 그른 일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 정민 지음ㅣ해냄출판사ㅣ248쪽ㅣ1만6000원“한밤에 누워 집안일을 생각하자면 마음이 번잡스러워짐을 면치 못한다.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생각만 어지러워지고 기운도 맑지가 않다. 천천히 내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을 따져보면 덕 뿐이다. 그 나머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니 내가 다시 무엇을 구하겠는가. 다만 나의 덕을 두터이 하기를 구할 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운도 맑아진다. 내일은 글을 읽으며 스스로 힘써야겠다.”명나라의 사상가 오재필이 쓴 강재일록의 한 부분이다. 이 글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다짐을 담았다. “번다한 세속잡사에 골몰하다가도 나 자신을 가만히 돌아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나는 과연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가? 내 부족함은 덮어두고 남을 원망하고만 있지는 않은가? 내일 아침엔 책상을 깨끗이 닦고서 며칠 이런저런 일로 멀리했던 책을 읽어야겠다. 마음에 낀 녹을 벗겨내야겠다.”명나라 문인 오종선이 쓴 소창지기에 대한 글도 소개하고 싶다.“황당무계하여 근거 없는 말을 깨뜨리려면 단지 차가운 말 반 마디로. 앞뒤가 전도될 행실을 꿰뚫어보려면 오직 차가운 시선 한 번만.”이번에는 글에 덧붙여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근거 없는 말일수록 수다스럽다. 잘못된 행동인 줄 알기에 교언영색의 꾸밈이 더하다. 이때는 차가운 말 반 마디, 냉정한 시선 한번이 백 마디 충고보다 뜨끔하다.” 저자가 직접 고른 문장들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사람이 읽든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내용들을 담았다는 점에서 오늘날 삶의 태도에도 매우 유효했다. 새해 꼭 읽어볼 만한 책을 고르고 있다면, 불안 마케팅으로 조악한 전술을 끌어내는 자기계발서보다 차분히 메시지를 건네는 옛사람들의 맑은 말을 읽어보길 권한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7/2016010702705.html​ 
  • 2016-01-08
    ​삽화와 짧은 글로 풀어낸 어른 그림책 '그래픽 에세이' 붐타 장르보다 출판불황 영향 적고 인터넷·SNS 통한 공유도 쉬워… 최근 5년간 두 배 넘게 성장대기업 직원 김혜진(가명·32)씨는 요즘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삽화와 함께 재치 있는 짧은 문장으로 풀어낸 '사축일기'(꼼지락)란 책을 읽고 있다. 김씨는 "그림이 함께 있어 쉽게 넘어가고, 생각할 거리도 많다"고 말했다.짧은 글과 이미지 위주의 '어른용 그림책'이 인기다. 스마트폰과 페이스북에 익숙한 젊은 독자들은 한 페이지 걸러 한 장씩 삽화가 등장하는 이른바 '그래픽 에세이'를 통해 위안을 찾고 있다. 최근 나온 '뜻밖의 위로'(이봄)는 248쪽 분량이지만 텍스트 원고량은 보통 책의 10분의 1도 안 된다. 대신 그림이 많다. 모두 75편의 글에 크고 작은 그림 150여 장이 실렸다. '말을 너무 많이 한 날'이란 제목으로 엎드려 있는 여자가 서서히 지워져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옆에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숭숭숭 바람이 통할 정도로 구멍이 생겨 나라는 존재가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고 썼다. 작가들은 대부분 글과 그림을 동시에 쓰고 그리기 때문에 독자의 공감(共感)을 얻기도 쉽다.짧은 글과 감성에 호소하는 그림으로 공감을 얻는 그래픽 에세이가 최근 많아졌다. 박정은의‘뜻밖의 위로’(왼쪽)와 그라폴리오에 연재 중인‘퍼엉’의 작품. /이봄·네이버 그라폴리오 제공​박정은 작가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림이 먼저 떠오르고 이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문장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출판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문자와 이모티콘을 동시에 사용하며 글과 그림의 '혼용(混用)'에 익숙해진 세대가 부담 없이 '그림책'을 집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그래픽 에세이는 불황도 모른다. 출판사마다 처음 찍는 초판(初版) 인쇄 물량을 줄일 정도지만, 그래픽 에세이는 사정이 다르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그림이 있는 에세이는 인쇄 종 수나 판매 부수 면에서 최근 5년 사이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영균 교보문고 팀장은 "그래픽 에세이는 다른 장르에 비해 출판 불황의 영향이 덜하다"고 말했다. 책 내용은 위안이나 치유, 가족애를 다룬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이 분야 베스트셀러인 '딸 바보가 그렸어'(소담출판사), '너에게 행복을 줄게'(수오서재) '위로의 그림책'(지콜론북) 등을 보면, 누구나 가끔씩 드는 '혼자구나…'라는 느낌을 파스텔톤의 그림으로 잔잔하게 묘사하거나, 딸을 키우면서 벌어지는 일, 가족의 일상사 등을 재치 있게 담아낸 경우가 많다.여성들의 공감을 많이 받고 있는 홍화정의‘혼자 있기 싫은 날’. /큐리어스 제공PC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그림을 올리고 공유할 수 있게 된 환경은 그래픽 에세이 붐을 불러왔다. 지난 2월에 나온 '고양이인 척 호랑이'(놀)처럼 작가가 트위터에 올린 기발한 그림을 여러 사람이 돌려 보다가 자연스럽게 연재가 되고, 출간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그라폴리오'라는 일러스트 전용 사이트에는 9500여 명이 작가로 등록했고, 15만장 이상의 작품이 올라 있다.자신이 직접 그린 수채화나 파스텔화 등을 올려 놓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리는 숨은 '고수(高手)'들도 있다. 그라폴리오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퍼엉'(필명)은 이달 한국에 이어 다음 달에는 중국·대만·베트남·인도네시아 4개국에서 동시에 책을 출간한다. 그림이 매개체여서 해외 진출은 훨씬 손쉽다. 퍼엉 작가의 페이스북은 전체 방문객의 95%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다. 채선주 네이버 이사는 "그라폴리오는 월평균 80만명의 이용자 중 해외 이용자 비율이 20만명"이라며 "메시지도 위로와 가족, 사랑 등 보편적 주제여서 작가들의 해외 진출에 유리하다"고 말했다.그래픽 에세이 붐은 짧은 시간에 쉽게 소비하는 콘텐츠만 찾는 이른바 '스낵 컬처화'의 징후로 볼 수도 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독자들은 시각적으로 익숙한 것만 추구하고 출판물도 지배적 미디어인 '웹'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7/2016010700052.html​
  • 2016-01-08
    ​산문집 2권 낸 장석남 시인물의 정거장 - 서정성, 선명한 언어로 그려시의 정거장 - '가슴으로 읽는 시' 해설 붙여“일러‘웅얼거림의 책’이라고 할 만하다”며 산문집 두 권을 한꺼번에 낸 장석남 시인. /이명원 기자​"침묵에 든 겨울 숲, 그러나 곧 소곤거림이 시작될 것이다. 익명을 벗고 나올 나무들을 바라본다."장석남 시인이 산문집 '물의 정거장'과 '시의 정거장'을 한꺼번에 냈다. 장석남은 현대문학상, 미당 문학상, 김수영 문학상 등을 두루 받아 한국의 서정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혀 왔다. 그의 산문은 겨울 숲의 적막한 풍경 속에서 들리는 소곤거림을 인간의 언어로 옮겨냄으로써 익명의 겨울나무에 제 이름과 음성을 부여한다. 영화배우 고현정이 장석남 시집의 애독자라고 할 정도로 장석남의 서정시를 좋아하는 독자가 적지 않다. 장석남의 산문은 그의 시 못지않게 서정적이다. 시적 이미지가 빛나면서 여운을 남기기에 산문시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다.산문집 '물의 정거장'은 장석남의 서정성이 흘러나오는 근원을 선명한 언어로 그려내기에 그의 시집과 함께 읽으면 더 좋다. 산문집 '시의 정거장'은 장석남이 조선일보에 연재한 '가슴으로 읽는 시'에 붙인 짧은 글 모음이다. 시에 대한 촌평에도 서정성이 가득하다. 그는 선배 시인 중 김종삼을 특히 좋아한다. 김종삼의 시가 적막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사촌들인 외로움, 고독, 적막, 허무, 쓸쓸함 등등의 안개와도 같은 이 말들이 어쩌면 우리들에게 창조적인 삶의 에너지를 넣어주는 정신의 대지일지도 모른다. 고독과 적막이 중매한 그 많은 문학이 그렇고 허무와 쓸쓸함이 중매한 그 많은 음악이 그렇듯이 말이다."장석남의 산문 중 '우물과 낮달 사이'가 시인의 내면을 가장 잘 비춰준다. "어린 시절부터 모양을 달리하여 내 마음에 자리보전하고 있는 우물과 무지개와 하늘의 낮달은 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로다. 그리고 종국엔 그 자체가 되어 이 세계를 되비쳐주는, 허공을 헤매던 정신이 육체에 내려와 그걸 데리고 어딘가로 향하는 모습이 아닌지 모르겠다. 내 시(詩)란 연못을 파고 그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퍼내는 풍경(風磬) 소리 같은 것이라고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그의 짧은 산문 '방파제'는 한 편의 산문시다. "오랜만에 바닷가에 갔었습니다. 황혼이 아름다운 그런 장소였습니다. 몇 척의 배가 밀리는 물결에 흔들리고 멀리 섬들이 있고 그 길목 언덕엔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죽어서 바닷가에 온 사람들… 공동묘지 바로 아래가 바다였습니다. 물은 다 빠져나가 갯벌만이 드넓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마치 죽음이 그러하다는 듯이."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8/2016010800078.html​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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