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1-18
    ​집|전남일 글·그림|돌베개|368쪽|2만원1970년대 아파트로 이사 갈 때 가장 큰 골칫거리는 장독이었다. 7~12개에 이르는 장독을 발코니에 뒀지만, 집 안이 온통 젓갈 냄새로 진동하는 것이 단점이었다. 김장철에는 아파트 앞 화단을 김장독 묻는 장소로 활용했다. 휴일이면 아내의 채근에 김장독을 묻기 위해 나온 남편들로 아파트 단지가 북적거렸다.가톨릭대 소비자주거학 교수가 쓰임새와 생김새, 모양새를 기준으로 주거 공간의 변천사를 살핀 책. "뒷간과 처가는 집에서 멀수록 좋다"고 했던 화장실이 실내로 들어오는 과정을 통해 위생 관념의 변화를 추적하고, 쪽방촌과 고시원을 연결 짓는 저자의 관찰력이 남다르다. 외부 활동이 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현실을 묘사한 맨 마지막 구절은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기능이 빠져나가고,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도 별로 없으며, 누구도 별로 찾아오지 않는 넓은 빈 공간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다."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5/2016011503536.html​
  • 2016-01-18
    ​국내 첫 중앙유라시아사 개설서 출간한 김호동 서울대 교수초원 유목민·사막 오아시스인… 113장의 역사지도 등으로 정리/장련성 객원기자​"중앙유라시아의 동부뿐 아니라 흑해 등 서부까지 망라하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와 관계가 깊었던 중국 북방의 유목민들에게 주로 관심을 갖습니다만, 유라시아 초원의 서쪽에서도 중요한 사건이 많았기 때문에 균형 있게 다루려고 노력했습니다."중앙유라시아 연구의 권위자인 김호동(62·사진) 서울대 교수가 이 지역의 3000년 역사를 지도와 함께 정리한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사계절)를 펴냈다. 흑해 북방의 초원에서 중국 동북의 싱안링(興安嶺) 산맥까지, 시베리아 남부의 삼림지대에서 힌두쿠시 산맥과 티베트 고원에 이르는 방대한 중앙유라시아는 초원의 유목민과 사막 오아시스인의 역사 공간이었다. 뛰어난 기마술을 무기로 초원 지대를 종횡으로 누빈 유목 제국들은 아시아와 유럽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수많은 종족과 국가가 명멸했고 근대에 들어서는 초강대국 러시아와 중국에 분할 점령되는 바람에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국내 학자가 쓴 첫번째 중앙유라시아사 개설서인 이 책은 유라시아 초원 서부의 첫 유목국가 스키타이(BC 7~BC 2세기)와 초원 동부에서 중국을 강타했던 흉노(BC 3세기~AD 2세기)의 흥망으로 시작한다. 김 교수는 "유목국가와 주변 정주국가의 안정적 관계가 무너질 때 정치적 혼란과 대규모 민족 이동이 발생하는 역사적 패턴이 이때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AD 6세기 중앙유라시아의 새 주인으로 등장한 투르크인들이 유목제국 '돌궐(突厥)'과 '위구르'를 차례로 세워 당(唐)·동로마제국·페르시아와 패권을 겨루는 과정을 서술한다.다음으로 AD 10~14세기 중앙유라시아 초원을 근거지로 역사상 가장 큰 육상(陸上) 제국을 건설했던 몽골의 흥기와 붕괴 과정을 상세히 다룬다. 김 교수는 "몽골 제국이 거대한 통합을 통해 유례없는 문명 교류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 '팍스 몽골리카(몽골의 평화)'를 이뤘다"고 높이 평가했다. 종반부는 몽골 제국 멸망 이후의 역사다. 유목민족은 전반적 쇠퇴 속에서도 14세기 티무르 제국이 서아시아를 정복했고, 티베트 불교와 이슬람교의 적극적인 포교 활동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화됐다. 하지만 17세기 들어 몽골 전통에서 성장한 만주인이 세운 청나라와 러시아가 양쪽에서 밀고 들어오고 20세기에는 중앙유라시아 전 지역이 사회주의 혁명에 휩싸이게 된다.106개 항목, 113장의 역사지도와 관련 사진·연표·계보도로 된 책을 읽다 보면 중앙유라시아에 대한 한국인의 평균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 깨닫게 된다. 쿠샨·키다라·헤프탈·카라한·준가르 등 수많은 낯선 국명을 만나게 되고, 고려와 직접 관련 있는 몽골 제국만 해도 상당 부분이 생소하다. 그럴 때 저자가 본문 내용을 담아 직접 만든 역사 지도들이 이해를 돕는다. 김호동 교수는 "유라시아 내륙 교통로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 지역의 역할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그 역사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8/2016011800062.html​
  • 2016-01-18
    ​국립민속박물관 발간한 사진집 '염전에 가다'인도·프랑스 등 12개국 조사… 염전, 나라별 소금 상징 살펴#1. 단옷날인 지난해 6월 20일, 해인사 주지 스님 등 100여명이 사찰 맞은편 남산제일봉에 올랐다. 이들은 산 정상에 소금단지를 묻고 "해인사에 불 안 나게 해달라"고 기원했다. 해인사는 1695년부터 176년 동안 7번 불이 났다. 사람들은 풍수지리상 불의 형상을 한 남산제일봉의 화기(火氣)가 사찰로 날아들어 생긴 화재라 믿는다. 그래서 일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강한 날인 단오에 바닷물(소금)로 불기운을 잡는다는 뜻에서 소금단지를 묻는 의식을 치른다.#2. 파푸아뉴기니에선 소금이 화폐 역할을 한다. 남태평양 뉴기니 섬의 서북쪽에 위치한 엥가주의 요콘다 마을에선 염정(소금 우물)에 나무를 절였다가 태워서 재소금을 만든다. 재소금은 부족 간의 신성한 교역품이다. 엥가 부족은 이 재소금 1팩을 옆 부족의 돌도끼 1개나 큰 돼지 한 마리와 교환한다.폴란드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한때 폴란드 관세 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소금 생산량이 많았지만 지금은 소금 채굴이 중지되고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소금은 동서고금을 떠나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지역과 문화에 따라 상징하는 의미가 달랐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2014~15년 세계 12개국 현지 조사를 거쳐 최근 '염전에 가다' 사진집을 발간했다. 2013년 '청바지'에 이어 두 번째 현지 조사 성과다. 2년간 인도 사막 염전, 이탈리아 소금 박물관, 프랑스 게랑드 염전 등 12개국 소금 생산지와 박물관 등을 조사했다. 해외 조사는 6차에 걸쳐 82일, 국내 조사는 8차례 21일간 이뤄졌다. 박혜령 학예연구사는 "인간이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소금을 통해 인류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자는 취지"라고 했다.소금은 오래 보관해도 썩지 않는다. 인도에선 협약을 맺으면 주전자에 소금 한 주먹을 넣어서 나눠 마셨다. 변치 않는 소금을 이용해 '협약이 깨지지 않기를' 맹세한 것. 반면 소금은 액을 막거나 부정한 것을 씻는 의미로도 널리 쓰였다. 우리나라에선 아이가 오줌을 싸면 나쁜 액이 붙어서 그렇다고 생각해 소금 동냥을 보냈고, 일본에선 장례식에 다녀오면 나쁜 기운을 떨치기 위해 소금을 뿌렸다.소금은 주술·종교적으로도 활용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금이 화재를 예방한다고 믿는다. 해인사뿐 아니라 통도사에선 단옷날 경내 전각에 소금단지를 올린다. 반면 독일에선 소금이 부(富)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빵과 함께 소금을 집들이 선물로 가져가고 결혼하는 새 신부에겐 소금과 쌀을 주며 부귀를 염원한다.197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폴란드 비엘리치카 소금 광산,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페루 계단식 염전 등 사진이 시원하게 담겼다. 박물관은 올해 상반기 중 조사 보고서를 발간하고 내년에 소금 특별전을 열 계획이다.조선일보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8/2016011800064.html​
  • 2016-01-09
    ​​성취 습관 버나드 로스 지음|신예경 옮김|알키|392쪽|1만7000원미 스탠퍼드대의 사고 혁신 프로그램인 ‘디 스쿨(D school)’의 공동창립자인 버나드 로스 교수의 주요 강의를 묶은 책이다. 로스 교수는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법을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라고 부른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면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까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디자인 싱킹을 실현하기 위한 23가지 훈련법을 실제 사례들과 함께 설명한다. 미래경영의 아트코어황순학 지음|더블북|312쪽|1만7000원경제 성장의 동력을 잃은 저성장 시대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과 기술까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중국 기업들에게 맞설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문화예술경영’을 가르치는 저자는 예술적인 감각과 혁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아트(art)경영’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주의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사회가 어떻게 변했는지 설명한다. 이런 예술적인 가치들을 기업 경영에 접목해 성공을 거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도 다룬다. 하드웨어 스타트업 성공 이야기 70박평호 지음|한스미디어|420쪽|1만8000원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은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산업에만 해당될까. 하드웨어 산업에서도 여전히 창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중국의 드론(무인기) 제조업체 DJI, 액션카메라(옷이나 장비에 장착해 다양한 움직임을 촬영하는 카메라) 전문업체 고프로, 사물인터넷(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 제품을 생산하는 네스트랩 등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통해 제조업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과 창업자의 사례들을 분석한 책이다. 엔진의 시대폴 인그래시아 지음|정병선 옮김|사이언스북스|544쪽|2만6500원자동차는 어떻게 이 세상에 등장해, 어떻게 이 사회를 바꾸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 25년 넘게 자동차 산업을 취재하고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자는 15대 자동차로 ‘자동차의 역사’를 시대상, 사회의 주요 사건들과 함께 설명한다. 자동차 전쟁의 시초인 ‘모델T’와 ‘라살’부터, 광기의 독재자 히틀러 덕분에 탄생한 ‘폴크스바겐 비틀’, 자동차 결함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을 바꾼 ‘쉐보레 콜베어’, 베이비붐 세대와 함께 성장한 ‘크라이슬러 미니밴’, 자동차의 미래를 예견하는 ‘도요타 프리우스’ 등을 시대순으로 분석한다.경영은 관계다: 그래티튜드 경영 이병구 지음|세종서적|221쪽|1만3500원25년 동안 성장 가도를 달린 반도체 관련 기업 네패스를 이끌어온 이병구 회장의 경영전략을 담은 책이다. 네패스의 핵심가치는 ‘감사’이고 경영이념은 ‘봉사하는 생활, 도전하는 자세, 감사하는 마음’이다. 경영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으로 이 회장은 ‘직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고, 감사 편지를 쓰는 것’을 제안한다. 직원들의 마음을 안정적으로 관리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네패스의 다양한 사례를 설명한다. 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 수업이한 지음|미지북스|384쪽|1만6000원우리는 언제 어른이 될까? 바쁘게 살고 있지만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걸까? 어덯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 왜 삶은 혼란스러울까? 현직 철학 교사인 저자가 ‘삶’에 대한 철학자들의 다양한 사유를 모아 정리한다. 타인의 시선과 기준에 휘둘리는 이들에겐 “미성년의 원인은 이성이 부족한 데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결단과 용기가 부족한 데 있다”는 칸트의 충고를 전하고, 자책감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욕망도 연습해야 는다”는 라캉의 지혜를 건넨다. 삶은 왜 의미 있는가안광복 지음|어크로스|300쪽|1만4000원어떻게 살아야 의미 있는 삶일까? 변호사이자 시민교육센터를 운영하는 저자는 민주주의와 정치철학에 대해 고민한다. 정의로운 사회란 무엇이고,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한 결과들을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요즘 세태를 ‘속물 근성의 사회’라고 보고,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그리고 어떻게 인생을 의미 있게 채워갈 방법들을 제안한다. 자기 계발, 지성적인 태도, 상호작용 방법, 정치적 책임 등 다양한 요소들을 다룬다.장자장자 지음|조현숙 옮김|책세상|816쪽|3만2000원장자는 도가의 기본이념을 담은 고전으로, 유가와 함께 중국 전통사상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2400년 전 기록이지만, 당대 사회와 정치 상황에 대한 사유와 지식인에 대한 신선한 비판을 담고 있다. 동양철학자 조현숙은 장자의 문학성을 우리말로 최대한 살리고 독자들이 ‘장자와 대화하듯’ 읽을 수 있도록 번역했다. 장자를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독자들을 위해 책머리에는 책에 등장하는 주요표현을 설명하고, 원문 뒤와 각주에 간략한 해설을 달았다. 모눈노트 공부법다카하시 마사후미 지음|홍성민 옮김|알에이치코리아|192쪽, 별책 160쪽|1만5000원일본 최고 명문인 도쿄대 입학생이나 유명한 컨설턴트 등 소위 ‘공부를 잘하거나 유능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경영 컨설팅 전문가인 저자는 우등생과 세계적인 기업의 인재들이 지식과 생각을 정리하는 필기법에서 찾는다. 핵심은 가로선과 세로선이 그어진 ‘모눈노트’를 사용하고,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기 쉽도록 공책면을 ‘3분할’해 정리하는 것이다. 모눈노트를 사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부터, 중요한 내용을 기억하기 쉽게 필기하는 방법까지 실례를 들어 설명한다.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마리우스 리멜리, 베른트 슈티글러 지음|문화학연구회 옮김|글항아리|216쪽|1만5000원“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같은 말에서 드러나듯, 우리 사회에서 시각은 다른 감각들보다 더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눈으로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일’이 단순히 눈과 시신경의 작용에서 그치는 걸까? 같은 장면이나 사물을 보더라도 수많은 해석과 평가가 나올 수 있다. 백인과 유색인종, 고등교육을 받은 계층과 그렇지 않은 계층, 남성과 여성 등 ‘보는 사람’의 사회적인 계층과 계급에 따라 갈린다. 저자들은 시각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특성과 요인들을 분석한다.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 있었노라김선형 지음|경남대학교 출판부|372쪽|2만8500원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중년의 나이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 17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유럽 상류층에서 유행한 자녀 교육법인 ‘그랜드 투어’를 본뜬, 괴테의 교양여행이다. 경남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인 저자는 베로나, 베네치아, 로마, 나폴리, 시칠리아 등 괴테의 여행경로를 추적했다. 괴테가 보고 느낀 것들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여정 중에 마주한 이탈리아의 다양한 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7/2016010702787.html​
  • 2016-01-09
    ​▲ ‘지도 위의 인문학’의 저자 사이먼 가필드. /다산북스 제공세상의 모든 지도는 나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옛날 보물섬을 찾아 떠났던 선원들의 지도에는 황금과 에메랄드의 전설에 대한 꿈과 야망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실크로드를 건너 동방을 탐험했던 마르코폴로의 지도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사막을 지나 동방의 사람들을 만나려던 대(大) 탐험가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대단한 모험이나 엄청난 여정이 아니어도 지도에는 많은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다. 지도에 담긴 이야기들은 때로는 원정과 정복의 이야기일 수도, 절망과 굶주림 속에 피난을 떠난 사람들의 생존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한 열정적인 의사가 콜레라나 흑사병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전염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제작한 지도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다. 또는 비과학적 믿음과 여기저기서 주워 담은 이야기들로 채워진 엉망으로 그려진 지도도 있다. 나는 이 책 ‘지도 위의 인문학’에서 지도에 담겨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지도가 전해주고 남겨 놓은 지도와 관계된 사람들의 자취를 소개하고 싶다. 지도를 만들었던 사람들, 지도를 이용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간 역사는 다양하다.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지식인은 자신이 만든 세계 지도에 확인되지도 않은 이야기들을 전파한다. 과학자라기보다 몽상가에 가까웠던 그는 세계 곳곳을 확인되지 않은 가상의 대륙으로 채워 넣었다. 훗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비롯한 탐험가들은 이 지도를 등대 삼아 신대륙을 찾아 항해를 떠난다. 지도를 만든 사람의 무책임한 태도가 엉뚱하게 세계 역사의 물줄기를 틀어놓은 경우다. 하지만 엉터리 지도의 수혜자 콜럼버스는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어처구니 없는 지도의 희생양이 된다. 지도 제작자 발트제뮐러가 1507년 만든 세계지도가 콜럼버스의 운명을 갈랐다. ▲ 사이먼 가필드 지음|김명남 옮김|다산북스|576쪽|2만8000원제뮐러는 지도를 제작하면서 콜럼버스보다 훨씬 늦게 신대륙을 탐험한 이탈리아의 항해사 아메리고 베스푸치를 신대륙의 발견자로 착각해, 그의 이름을 신대륙의 발견자로 지도에 넣었다. 콜럼버스는 제뮐러의 지도 때문에 신대륙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릴 기회를 빼앗긴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지도도 있다. 유럽에 콜레라가 창궐할 당시 영국의 의사 존 스노는 1854년 9월3일 영국 브로드가의 펌프 물을 조사했다. 당시 인근 콜레라 사망자들이 모두 이 펌프 가까운 곳에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결국 스노는 브로드가 펌프들의 위치와 펌프 인근 지역, 사망자들의 분포를 지도의 한 형태인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으로 제작했다. 수많은 사람들은 이 지도를 참고로 해서 전염병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존 스노의 지도를 영국 빅토리아 시대 가장 중요한 지도로 기억한다. 지도 위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과거에도 그러했듯 앞으로도 우리는 어디론가를 떠나야 하는 유목민의 운명이다. 우리가 가야 하는 길, 그리고 우리가 걸어왔던 길, 그 길들 위에 우리가 새겨 넣었고 새겨 넣어야 할 이야기들이 지도에 있다. 이제 지도 위의 이야기들을 만나보자.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07/2016010702618.html​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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