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08-25
    ​2015-08-22 04:00​ ​ 세상에는 참 읽기 어려운 책들이 많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였던 버트런드 러셀과 A.N. 화이트헤드의 '프린키피아 마테마티카'(Principia Mathematica, 1910~1913)는 기초 집합론을 시작으로 순수 수학을 정의한 최고 난이도의 책이다. 특히 362쪽에 가서야 드디어 '1+1=2'라는 사실을 증명해 독자들을 난감하게 하기도 한다. 읽기 어렵기는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영문권 최고의 걸작이자 가장 어려운 책 중 하나로 알려진 '율리시즈'를 완성한 조이스는 새로운 책을 시작한다. 율리시즈의 주제가 행동과, 계획과, 후회와, 희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긴 하루였다면, '피네간의 경야'는 우리의 밤을 소개한다. 비이성과 비합리로 가득한 인간의 밤. 그만큼 책은 이해불가능한 문장과 단어들로 가득하다. 그런데 '프린키피아'와 '피네건'보다 더 읽기 어려운 책이 한 권 존재한다. 바로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지 세라피니(Luigi Serafini)의 '코덱스 세라피니아누스'다. 에토레 소사스, 알레산드로 멘디니, 안드레아 브란치 같은 디자인 거장들이 활동하던 밀라노 출신의 세라피니는 그 어느 디자이너보다 더 큰 꿈을 꾼다. 바로 자신만의 세상을 디자인 하는 것이었다. 19세기 말 '아르 누보'(Art Nouveau), 20세기 초 '바우하우스'(Bauhaus), 그리고 20세기 후반 '멤피스'(Memphis)파 디자이너들 모두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이들 모두 본질적 한계를 하나 가지고 있었다: 세상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진 자연의 법칙과 문명은 창의성의 한계가 되기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불가능하다. 세라피니의 해결책은 과감하다. '코덱스'를 통해 그는 새로운 자연의 법칙, 물리학, 화학, 생물학과 새로운 생명의 기원, 도시, 인간, 동물, 식물, 사랑, 전쟁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자신이 만들고 자신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언어와 글을 통해 설명된다. 저자 외에는 그 아무도 읽을 수 없는 책. 하지만 읽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기에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존재하지 않는 것들의 백과사전. 바로 루이지 세라피니의 '코덱스'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20/2015082001138.html​
  • 2015-08-25
    ​2015-08-08 04:00​​​ ▲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1789년 7월 14일, 빈곤과 억압에 시달리던 파리 시민들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다. 800년 12월 25일, 프랑크 왕국의 카롤루스는 교황 레오3세로부터 로마 황제 직을 수여받아 신성로마제국의 첫 황제가 된다. 312년 10월 28일, 콘스탄티누스는 로마 근교 밀비우스 다리에서 막센티우스와 로마 황제 자리를 놓고 대전을 벌인다. 콘스탄티누스는 승리하고, 그가 지지하던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공식 종교로 자리잡기 시작한다.모두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들이었다. 그런데 잠깐! 이 모두 천 년, 천오백 년 전에 일어난 일들이지 않나. 당시 살았던 목격자도, 동영상도, 녹음 테이프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과거 역사가 진실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고고학, 역사학, 언어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우리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재에 남아있는 과거의 기록을 분석하고 해석한다. 과거는 언제나 현재에 남아 있는 과거의 그림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과거의 그림자와 과거 그 자체는 일치할까. 물론 아니다. 미래에 새로운 기록이 발견된다면, 과거는 재해석 될 수 있다. 과거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모두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만약 과거에 대한 기록이 단 하나만 존재한다면? 단 한 명의 기록만이 남아있다면? 이것이 바로 프로코피우스의 '비밀역사'가 남긴 문제의 핵심이다. 프로코피우스는 누구였던가. 기원 후 6세기 동로마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Justinianus) 황제는 대로마제국 재건을 시도한다. 4세기, 5세기 게르만 민족들에게 점령당한 서로마 영토들을 다시 정복하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이었다. 누가 그런 거대한 계획을 실천할 수 있을까. 바로 동로마의 영웅 벨리사리우스(Belisarius) 장군이었다. 벨리사리우스는 황제의 명령에 따라 북아프리카를 장악한 반달족을 멸망시키고, 20년 가까운 전쟁을 통해 이탈리아와 로마를 고트족으로부터 해방시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해방의 대가는 너무나 컸다. 고트왕족 지배 아래 여전히 번창하던 이탈리아는 황폐지로 변하고, 고대 로마는 마침내 멸망한다.벨리사리우스의 비서였던 프로코피우스는 이 모든 사실들을 '유스티니아누스의 전쟁들'(1, 2권 페르시아전쟁; 3, 4권 반달전쟁; 5, 6, 7권 고트전쟁)이라는 책을 통해 기록한다. 책에 만족한 황제는 프로코피우스에게 '유스티니아누스의 건축물'이라는 책을 통해 자신의 업적을 홍보하게까지 한다. 하지만 '건축물'과 '전쟁들' 사이에 프로코피우스는 그 아무도 모르게 또 한 권의 책을 작성하고 있었다. 바로 그의 '비밀역사'(Historia Arcana)였다.1623년에야 출간된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유스티니아누스는 악마와도 같은 존재였고, 황비 테오도라는 집단 섹스와 동물과의 성행위를 즐기던 창녀 출신이었으며, 테오도라와 유스티니아누스는 끝없는 탐욕과 거짓말로 로마제국을 멸망시킨 장본인들이라는 내용이다. 로마제국을 재건하고 소피아 성당을 설립한 '전쟁들'의 유스티니아누스와, 황비의 외도와 잔인함을 언제나 눈감아주던 '비밀역사'의 유스티니아누스. 누가 팩트고 누가 픽션일까? 우리는 알 수 없다. 믿을만한 6세기 동로마제국 기록은 드물고, 황제와 황비에 대한 기록은 오로지 프로코피우스의 '비밀역사'뿐이니 말이다.천오백 년 전 목숨을 걸고 비밀리 쓰여진 '비밀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역사는 과연 누구의 것일까? 승자와 패자. 황제와 비서. 선진국과 후진국. 제국과 식민지. 누구의 역사가 과연 진실일까?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04/2015080401902.html​
  • 2015-08-25
    ​​2015-07-25 04:00​​​ ▲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전쟁은 잔인하다. 아직 아름다운 여자와의 입맞춤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의 미래를 빼앗아 가고,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 하는 아버지의 희망을 짓밟고, 그리운 남편과 아들의 얼굴을 영원히 추억으로만 그리게 한다. 어디 그뿐일까. 전쟁은 문명과 문화를 파괴하고, 인간을 다시 동물로 만든다. 어제까지 책상에 앉아 서류와 씨름하던 평범한 회사원이 학살을 하고 죽은 자의 시체에 오줌을 누게 하니 말이다.개인과 국가의 불행인 전쟁. 인류는 왜 여전히 천문학적인 비용과 에너지를 전쟁에 투자하고 있는 것일까. 텔아비브 대학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아자 가트(Azar Gat) 교수는 '인류문명에서의 전쟁'이라는 책에서 질문한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할까?​개인과 국가의 불행인 전쟁. 인류는 왜 여전히 천문학적인 비용과 에너지를 전쟁에 투자하고 있는 것일까. 텔아비브 대학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인 아자 가트(Azar Gat) 교수는 '인류문명에서의 전쟁'이라는 책에서 질문한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할까?손무의 '손자병법', 투키디데스의 '펠로포네소스 전쟁사',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마키아벨리의 '정략론',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전쟁과 관련된 책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가트 교수의 책은 다르다. 역사학, 정치학, 군사학, 심리학, 뇌과학, 사회학, 철학, 인류학, 고고학. 인류가 알고 있는 모든 도구를 총 동원해 '전쟁'이라는 미스터리를 800장이 넘는 책을 통해 풀어나간다. 한 사람이 어떻게 이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을까. 강의하고 연구하는 대학교수로서, 그리고 이스라엘 정부의 국가안보 자문위원으로서 어떻게 9년 동안 단 한 권의 책에 집중해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읽다 보면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경악하고, 또 시시한 신문 칼럼이나 쓰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게 하는 책이다.물론 '이스라엘'이라는 세계적으로 매우 특수한 상황이 가트 교수의 책을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6살 되던 해에 경험한 주변 아랍국가들과의 '6일 전쟁'을 시작으로 평생 전쟁과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테니 말이다. 비슷하게 우리나라에서도 곧 출간될 '사피엔스'로 전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예루살렘 대학의 유발 하라리 교수 역시 '사피엔스' 이전에 이미 '중세기 시대의 특수부대'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바 있다.하라리와 가트. 역사학자이자 대학교 교수이기 전 이스라엘 국민이고 특수부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은 그들에게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실질적 삶과 죽음을 좌우하는 conditio humana, 인간의 조건이다. 이들의 책들에 비해 스탠포드 대학의 역사학자 이언 모리스 교수의 '전쟁의 역설'은 솔직히 어린아이 글 장난 수준이다. 평화롭고 푸른 들판으로 가득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그보다 더 평온하고 풍요로운 캘리포니아 Palo Alto에 살고 있는 모리스 교수에게 '전쟁'이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북핵 위험, 중국의 헤게모니, 그리고 또다시 추한 모습으로 부활하는 일본 사이에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가트 교수의 '인류문명에서의 전쟁'보다 더 중요한 책은 없을 듯 하다. 국회의원, 국방부장관, 청와대 보좌관, 기자, 교수, 장군, 국정원 직원. 강제로라도 이 책 한 권씩 사서 읽게 하고 싶을 정도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22/2015072202476.html​​
  • 2015-08-25
    ​2015-06-27 04:00  조선비즈가 새로운 연재물로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책 칼럼 'Book Story'를 선보입니다. 최근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는 뇌과학과 인공두뇌 전문가로 유명한 김 교수는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다독가이기도 합니다. 전공 분야인 과학 도서는 물론 인문, 예술 분야에도 폭넓은 관심을 갖고 독서를 즐깁니다. 앞으로 격주 토요일마다 연재될 새 칼럼을 통해 국내외 신간 화제작 및 고전은 물론, 책의 저자, 김 교수의 독서 편력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들려 드릴 것입니다. 성원을 바랍니다. [편집자주] ▲ 김대식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1894년 1월 도나우강. 추위가 뼈 속까지 파고드는 어느 날 4살짜리 어린아이가 강물에 빠진다. 강변에서 친구들과 '카우보이와 인디언' 놀이를 하다 미끄러진 것이다. 물살은 빨랐고 차가웠다. 아이의 운명은 여기까지였을까. 청년이 되어보지도, 사랑을 경험해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아니, 아이의 삶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물에 빠진 아이를 발견한 옆집 주인 아들. 어린 나이에 비해 침착하고 수영에 능숙한 아들은 혼수상태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데 성공한다. 죽었다 살아난 아이를 품에 안은 엄마는 아이를 보며 울었고, 우는 엄마를 보며 또다시 울기 시작한 아이는 엄마에게 혼난다. 아이는 학교에 입학하고 화가가 되길 원한다. 하지만 미대 입학에 실패한 아이는 군인이 되고, 전쟁에 패배한 고향으로 돌아와 노숙자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는 결심한다. 혼란과 분노에 빠진 고향을 구원하겠다고. 아이의 이름은 아돌프 히틀러였다.만약 히틀러가 4살 때 도나우강 시체로 인생을 마무리지었다면? 나치당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2차대전은 시작되지 않았을까? 6백만명의 유대인도, 5천만명의 민간인도 죽을 필요가 없었을까? 1894년 한 젊은 청년의 용기와 수영 실력이 세상 역사를 바꿔버린 것일까?인생은 우연과 필연의 합작이다. 그리고 우연은 언제나 아이러니를 잊지 않는다. 유명 독일 여성 작가 제니 에르펜벡크(Jenny Erpenbeck)의 소설 'Aller Tage Abend(매일마다 저녁)'는 끝없이 질문한다: “만약에…..”라고. 1902년 오스트리아 제국과 러시아 제국 사이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소설 속 주인공은 잠자다 숨을 멈춰 8개월만에 죽는다. 유대인 여자와 결혼한 후 가족으로부터 외면 받던 아빠는 죽은 아이의 엄마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아이의 죽음은 어쩌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새로운 인생을 찾기 위해 기회의 대륙 미국으로 떠난 남자와 고향에 남은 유대인 여자. 가족의 반대와 사회의 편견마저도 막을 수 없었던 그 둘의 사랑. 사랑은 아이를 만들었고, 겨우 8개월된 작은 아이는 얼마 후 모두의 기억에서 사라질 작은 숲 속 묘지에 묻혔다.하지만 아이는 죽지 않았다. 숨소리를 내지 않는 아이를 발견한 아빠 덕분에 아이는 살았고, 아빠는 가족을 버리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수도 빈으로 이사간 아이는 17살이 되었다. 비정하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갑질'하며 살기에는 가진 게 너무나도 없지만, 평생을 '을'로만 살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걸 알아버린 그런 17살 말이다. 영원한 혁명과 사랑을 꿈꾸던 아이는 사랑도, 혁명도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마에 총을 대고 자살한다. 하지만 자살한 아이는 죽지 않았다. 어른이 된 아이는 소설가가 되고 가족을 버리지 않은 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죽는다…에르펜베크의 소설은 쉬지 않고 상상한다. 만약에, 만약에…. 너무나도 사소한 우연과 말하기 조차 부끄러운 치사함으로 가득 찬 인간의 인생. 한 사람의 침착함이 수 천 만 명의 운명을 좌우하고, 이마 땀 한 방울이 머리에 겨둔 총알을 비켜나가게 한다. 모든 우연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영원히 살 수 있기에 죽음이 의미 없는 신들과 자신도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고 있는 동물들 사이에 존재하는 우리 인간들.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에선 유일하게 죽음이라는 모든 우연의 숙명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우리. 우리는 항상 언제라도 끝났을 수 있는 우리 존재의 끝을 잠시 동안만 연기할 뿐이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6/25/2015062502186.html​
  • 2015-07-13
     2015-07-11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    ▲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단 몇 분만이라도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스마트폰. 불과 10년 전엔 존재하지 않았다. 70년 전 일제 강점에서 해방되었을 당시엔 TV, 세탁기도 없었고, 일반인이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조차 어려웠다. 어디 그뿐일까. 300년 전엔 마취약도, 항생제도 없어 염증 하나 때문에 임금이 죽고 왕자의 팔다리를 맨 정신에 절단해야 했다. 1만년 전엔 도시도, 길도, 국가도 없었고, 10만년 전 인류는 옷도, 신발도 없이 매일마다 단지 그 날 하루를 생존하기 위해 존재했을 뿐이다.먹고 번식하기 위해 살던 동물이던 인류는 어느새 생명을 복제하고, 우주를 개척하며 인간보다 뛰어난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신'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거다.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맨손으로 동아프리카를 떠난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전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을까? 인류는 어떻게 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신이 인간에게 식량과, 집과, 도시를 선물해 주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신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인류에게 기술과 에너지를 무료로 제공한 외계인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고 가설해보자. 결국 모든 문명과 부는 우리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냈다는 말이다. 어차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항상 존재했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오늘 더 잘 살고, 미래가 현재보다 더 풍요롭기 위해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더 효율적으로 재조합 해야 한다. 미국 경제학자 콥(Charles Cobb)과 더글라스(Paul Douglas)는 노동과 자본을 통해 생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것이 바로 거시경제학에서 말하는 '콥-더글라스 생산함수'(Cobb-Dluglas production function)다.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자본과 노동만으로는 생산성의 증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대부분 경제학자들의 결론이다. 경제학자 솔로우(Rober Solow)가 지적했듯 노동과 자본 외에 '지식'이 투입되어야 생산성을 늘릴 수 있다. 그렇다면 지식을 통해 생산성이 개선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탠포드 대학의 롬머(Paul Romer)와 하바드 대학의 맨큐(Gregory Mankiw)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는 정확히 어떤 과정을 통해 지식이 생산성을 개선하는지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M.I.T. 미디어 랩의 히달고 교수는 복잡계 이론을 전공한 물리학자다. 그는 최근 저서 '정보는 왜 증가하는가'라는 책에서 생산함수를 근본적으로 재해석한다. 자본, 노동, 지식을 통해 부가 느는 것이 아니라 물질, 에너지, 정보를 통해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말이다. 정보란 무엇인가. 셰논(Claude Shannon) 이론에 따르면 정보는 엔트로피(Entropy), 그러니까 '불확실성의 척도'를 통해 표현된다. 우주의 모든 것은 질서와 무질서 사이에 존재한다. 질서는 희귀하지만 무질서는 흔하다. 완벽하게 작동되는 스마트폰은 단 한번만 가능하지만, 반대로 망가지거나 분해될 수 있는 상태는 무한에 가깝다. 잘 작동하는 '스마트폰'이라는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에너지, 그리고 스마트폰에 필요한 물체들을 정확한 순서로 조합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인간 한 명이 생산하고 조합할 수 있는 정보는 언제나 한계가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정보가 연결되고 교화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결국 더 많은 정보는 더 많은 질서를 가능케 하기에, 복잡하고, 다양하고, 연결된 사회만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가설이 이 책의 주장이다. 100% 동의하지 않더라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은 확실한 듯 하다.   조선비즈​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10/2015071002670.html​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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