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1-02
    ​​저자는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Die Zeit)’의 과학 담당 편집자 겸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다. 아카펠라 밴드의 일원이기도 한 그는 “왜 인간이 음악에 빠지는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음악을 분석할 때 일반적인 접근 방법인 미학이나 감성이 아닌, 과학과 이성의 영역에서 탐구를 시작했다. 2000년대의 과학 연구 결과와 사례들을 통해 음악이 인간의 마음에 어떻게 작용하고 어떤 식으로 뇌를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한다. 다양한 학문의 관점이 동원된다. 음악의 기원은 무엇일까. 우선 저자는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이 음악을 듣는 과정과 음악의 유래를 분석한다. 그는 음악이란 뇌의 기본적인 욕구이며,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음악성을 지녔다고 본다. 인간의 뇌의 특정 부위는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성행위를 할 때 자극을 받는데, 음악에 빠질 때도 같은 부분이 반응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그렇다면 음악은 인간의 생존에 어떤 이득을 제공했고, 어떻게 인간 사회에서 진화해온 것일까. 진화생물학의 관점을 가져온 저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강렬한 감정을 일으키는 음악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인간이 감각기관을 이용해 음악을 듣고 인식하는 과정은 해부학의 원리로 분석한다. 인간의 청각은 이미 들은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익숙한 음악을 편애한다. 기본음이 빠진 음악을 들으면 뇌는 불완전한 부분을 채워 넣어 완전한 노래를 듣는다. 이 밖에 저자는 음악학의 관점에서 음악을 구성하는 요소인 박자와 음계, 음악적 재능을 설명한다. 심리학과 교육학의 관점을 통해서는 음악에 대한 취향과 음악 수업의 효과 등을 다룬다.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전대호 옮김|해나무|488쪽|1만8000원     ​​‘황태성 간첩 사건’을 재조명하면서 한국 근현대사의 명암을 다룬 책이다. 황태성은 1961년 5·16 쿠데타로 등장한 군사정권 하에서 간첩 혐의를 받고 사형 당한 인물이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전문가인 두 저자는 황태성이 남과 북 모두에게 잊힌 인물이라는 사실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들은 당시 북한 정부가 남한의 군사정권에게 협력을 제안하기 위한 특사로 황태성을 파견했다고 말한다. 관련 인사들의 증언과 재판 기록, 당시 신문 기사와 연행 과정을 재구성해 황태성 간첩 사건의 의미를 찾는다. 황태성은 일제 시대엔 서울과 경상북도에서 항일운동가로 유명했고, 해방 후에는 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했다. 1946년 월북했다. 개인적으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집안과 친분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황태성이 죽음을 무릅쓰고 남한으로 내려온 배경과 군사정권의 북한에 대한 인식, 남한 사회에서 불거진 사상 논쟁, 황태성이 양측 정부로부터 외면 당하게 된 이유 등을 분석한다. 저자들은 당시 정치적인 상황이 박정희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의 밀사를 간첩으로 몰아가도록 만들었다고 본다. 결국 황태성은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얘기다. 미국으로부터 사상을 의심 받는 상황에서 1963년 제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윤보선까지 사상 공세를 펼치자, 박정희 대통령은 ‘간첩 혐의자를 검거해 사형에 처함’으로서 정치적인 위기를 타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한다. 김학민·이창훈 지음|푸른역사|412쪽|2만원​     ​‘칸트, 헤겔, 모차르트, 하이든, 괴테, 아인슈타인’은 철학, 음악, 문학, 과학 분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독일 출생이라는 점. 유럽의 가난한 변방국에 불과했던 독일은 나치즘이 등장한 1930년대까지 지적, 문화적으로 빠르게 발전했다. 노벨상 수상자도 여럿 배출하고, 교육 받은 중산층이 형성되고, 대학과 연구소가 발달했다.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세 번째 르네상스’와 ‘두 번째 과학혁명’을 주도한 나라가 독일이다.  저자는 독일 출신 지식인들이 어떻게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는지, 왜 독일에서 이 같은 천재들이 탄생했는지 같은 궁금증의 답을 독일의 역사 속에서 찾는다. 제일 먼저 저자는 ‘독일적 삶의 대전환’에 대해 다룬다. 이른바 ‘독일 정신’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식으로 등장했으며, 이 같은 독일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지식인의 등장을 촉발했는지 살핀다. 그 다음 철학, 화학, 문학, 의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독일인들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이 같은 지식인들이 활동했고, 역으로 어떻게 독일의 학문적 환경을 바꿨는지 설명한다. 저자는 빙켈만, 볼프, 레싱 등이 주도한 근대 학문의 발달, 낭만파의 음악 작품을 통한 문화의 융성, 브란덴부르크의 문과 철십자 훈장으로 대변되는 건축과 조각의 발달 등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독재자 히틀러의 등장으로 무너진 독일 정신과 전후 독일의 지성인들이 어떻게 부활했는지를 분석한다. 하이데거, 하버마스, 라칭거 등 현대 독일의 사상가들을 다룬다. ​​피터 왓슨 지음|박병화 옮김|글항아리|1416쪽|5만4000원​​​2003~2004년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한국의 국제정치적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쓴 외교 전략서다. 저자는 2008년 금융위기가  국제정치의 권력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외교적인 상황과 문제점에 대해 역사, 국제정치, 한국의 고유한 상황 등 세 개 장으로 나눠 분석했다.저자는 현 상황은 국제 권력의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이는 전환기이며, 따라서 본질적으로 불안한 시기라고 전제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오늘날의 국제정치 상황은 한 세기 전 유럽의 모습과 유사하다. 19세기 말 세계의 패권국은 영국이었고, 독일은 도전국이었다. 저자는 세계 역사상 기존의 패권국이 신흥 도전국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거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때 갈등과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런 불안정한 국제정치 여건에서는 소국들이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이 외교 정책을 수립할 때 많은 경우의 수를 따지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다. 병자호란과 정묘호란, 구한말 일제 강점, 해방 직후의 분단체제, 한국전쟁 등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역사적 사례다. 저자는 주요 2개국(G2)의 시대는 오지 않는다고 본다. 그보다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주도하는 다극체제에 가깝게 세계질서가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외교안보 대국을 꿈꾸는 일본과 성장 엔진을 가동한 인도, 유럽연합 등이 변수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같은 가정 하에서 어떻게 한국이 강대국과 조화를 이루고, 북한과의 관계를 평화롭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분석한다.윤영관 지음|미지북스|416쪽|2만원    
  • 2015-10-26
    ​버지니아 포스트렐 지음|이순희 옮김|열린책들|480쪽|2만5000원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포브스 등에 글을 기고하는 글쟁이가 쓴 책이다. 저자는 ‘글래머(glamour)’를 사물의 한 특징만 부각하고 나머지 특징을 깎아내리는 시각적 수사학이라고 정의한다. 변신과 도피를 향한 꿈을 자극하고, 어려운 일을 쉬워 보이게 만드는 신비한 매력이 글래머다. 보는 이로 하여금 특정한 열망을 자극하는 힘이기 때문에 물건 구입이나 투표 같은 일상적인 행동부터 자살 폭탄 테러에 이르는 인간의 행동 뒤에는 글래머가 작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죙케 나이첼, 하랄트 펠처 지음|김태희 옮김|민음사|580쪽|3만2000원 독일 현대사를 연구한 역사학자 죙케 나이첼과 사회심리학자인 하랄트 펠처가 의기투합해 쓴 책이다. 세계 제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포로로 잡은 독일 병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작성한 문서를 토대로, 평범한 사람을 나치의 괴물로 만든 ‘사회적 틀’에 대해 분석한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을 사례 분석을 통해 한 단계 확장했다는 평을 받는다.   (좌)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김은혜 옮김|새잎|408쪽|1만6000원(우)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박은정 옮김|문학동네|560쪽|1만6000원 20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저자는 언론인 출신으로, 수백명의 인터뷰를 주제별로 엮은 ‘다큐멘터리 산문’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영향을 받은 저자의 고국 벨라루스인 100여명을 인터뷰해 썼다. 원전 사고의 후유증과 공포를 평범한 사람들의 입을 빌어 생생하게 전달한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여한 여성들을 취재한 내용이다. 전후 남성들이 전쟁의 공훈을 나눌 때, 여성들은 전쟁의 참상과 고통, 포화 속에서 겪은 사랑을 되새겼다는 사실에 주목한 책이다.데이비드 와일 지음|송연수 옮김|강수돌 감수|황소자리|528쪽|2만8000원저자는 미국의 경제학자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노동 정책 구상에 기여해 미 노동부 산하 근로기준분과의 첫 종신 행정관으로 임명됐다. 저자는 중산층의 버팀목이던 대기업의 일터가 폐쇄적인 조직으로 바뀌고, 계약직과 하청이라는 방식으로 고용 비용을 줄이면서 노동시장이 분열됐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 같이 불안정한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법과 사회, 기업 문화 분야 등으로 나눠 제안한다.     
  • 2015-10-12
    ​​움베르토 에코 지음|오숙은 옮김|열린책들|480쪽|5만5000원 우리 시대의 주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움베르코 에코 이탈리아 볼로냐대 기호학 교수의 신작이다. 에코는 철학과 기호학, 미학, 문학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쓴 ‘미의 역사’, 역사 소설 ‘장미의 이름’ 등 전작을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 에코는 정확하게 길을 안내해야 할 지도가 중세 시대에는 지극히 암시적이고 상징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당시에는 정확한 측량이나 분석이 아닌 구전과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했고, 그만큼 허구적인 요소가 반영될 여지가 많았다.  하지만 왜 지도 제작자들이 전설에 가까운 내용들을 실제로 지도에 그려 넣었을까. 에코는 태초의 낙원인 ‘에덴 동산’에서부터 호메로스가 쓴 서사시, 신비의 대륙으로 불리는 ‘아틀란티스’와 ‘엘도라도’, 성배(聖杯)의 이동 경로를 따라 살펴본다. 전설과 문학에 등장하는 땅들을 탐구하면서,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본 자신의 해석을 곁들인다.  전작들처럼 ‘전설의 땅 이야기’도 주제와 관련된 고지도나 미술작품 등 보충 자료를 풍부하게 실었다. 독자들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땅의 형태나 구조에 대해 짐작할 수 있게 했다. 얼마나 많은 상상의 땅이 있는지, 시대를 막론하고 이 같은 유토피아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벤 버냉키 지음|안세민 옮김|까치|704쪽|3만원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제14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지낸 저자의 회고록이다. 퇴임한 후에는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경제학자로 일하고 있다.  버냉키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자리를 맡아 2008년 금융위기를 최전선에서 겪은 인물이다. 그만큼 풀어놓을 뒷얘기도 많다. 그는 ‘헬리콥터 벤’이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으로 불리면서도,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세 번에 걸친 양적 완화 정책을 밀어붙였다.  이 책에서 버냉키는 금융위기 이전 금융시장의 상황과 위기 한 가운데서 경험한 사건들, 연준이 대대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그로 인한 금융시장의 충격, 양적 완화 정책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조율 과정이 얼마나 복잡했는지에 대한 소회를 풀어놨다. 요동치는 금융시장을 보면서, 당시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책임자로서의 고민한 내용들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미국은 이제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와 향후 세계 금융시장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 많다. 정책입안자의 시각에서 본 금융위기’의 기록에 해당한다.​    ​티나 캐시디 지음|최세문 등 옮김|후마니타스|512쪽|2만원 저자는 보스톤글로브의 기자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정치, 경제, 문화 기사를 썼다. 이 책은 본인의 출산 경험에서 생긴 궁금증을 시작점으로, 기자 특유의 취재 능력을 발휘한 결과물이다.  왜 인간은 혼자서 출산을 할 수 없도록 진화했나, 출산을 돕는 이가 언제부터 여성(산파)에서 남성(산부인과 의사)으로 바뀌었나, 왜 오늘날 여성은 침대에 누운 상태로 아이를 낳게 되었나…. ‘평범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통과해야 할 과정’으로만 취급돼 온 출산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사회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다.   송아지와 가젤 같은 연약한 초식동물들은 태어난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걷고 뛴다. 동물들은 대부분 출산부터 육아까지 스스로 해결한다. 반면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임신, 출산, 양육 과정에서 다른 인간의 손을 빌린다.  중세 시대 출산 과정에서부터 현대 분만법에 대해 다루면서, 지은이는 출산 방법이 달라진 시대적인 배경과 사회적인 변화를 설명한다. 수중 분만이나 최면 요법 등 이른바 ‘대안적 분만법’이 등장한 이유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쓴다. 최근에야 공론화된 산후 우울감, 애착 관계 형성, 모유 수유 같은 논쟁이 여전한 이슈들도 다룬다. ​​‘민음 생각’ 시리즈설득의 정치,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 불온한 철학사전, 음악의 시학 등 네 권 민음사가 인문 예술 분야의 고전 원전을 번역하는 ‘민음 생각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첫 회분으로 네 권을 출간했다. 달변가였던 키케로의 대표 연설문을 모은 ‘설득의 정치’, 페리클레스 등 그리스 수사학의 거장 4명의 연설을 추린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의  에세이를 엮은 ‘불온한 철학사전’,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라빈스키의 ‘음악의 시학’  등이다. ‘설득의 정치’에선 정치가이자 철학자로 유명한 키케로의 ‘변호사’로서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토론 문화가 꽃을 피웠던 로마의 법정에서 키케로가 한 ‘카틸리나 탄핵 연설’, ‘로스키우스 변호 연설’ 등 명연설을 모았다.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은 페리클레스를 비롯해 법정 연설문 작성자였던 뤼시아스, 수사학자인 이소크라테스, 웅변가 데모스테네스 등 4인의 명연설을 담았다. 관통하는 핵심은 ‘주제가 무엇이든, 상대보다 더 훌륭하게 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불온한 철학사전’은 대표적인 계몽주의자였던 볼테르가 쓴 책으로 프랑스혁명의 사상적인 토대를 놓았다는 평을 받는다. 자연과학이 종교에게 박해 받는 상황과 정부의 압제에 대한 비판, 뉴턴이나 데카르트 등 당대 지식인에 대한 볼테르의 비판적인 시각을 확인할 수 있다.  ‘음악의 시학’은 미국에서 활동한 작곡가이자 지휘자이면서 20세기 음악에 한 획을 그은 저자가 1939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한 강의를 정리해 묶은 것이다. 예술가의 창조적 상상력은 어떻게 생기는 지, 예술적인 영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풀어냈다.        
  • 2015-10-05
    ​저자는 16세기 조선 성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경희대학교 철학과 교수다. 동아시아 고전 해설을 업으로 삼아 온 그가 신라 시대부터 현대 한국까지, 1300년에 이르는 한국 철학사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 35명을 가려내 이들의 사상을 풀어냈다.  한국 철학사의 첫새벽을 연 원효, 한국 철학의 대표주자 이황,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 등 한국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철학자들이 고루 담겼다. 이규보와 박지원 등 고전문학 분야에서 주목받던 인물의 사유도 철학적 시선으로 해석했다. 또 일제 강점기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신남철과 박치우를 복권시키고, 현대 철학에 큰 자취를 남겼지만 군사 정권의 이념을 제공한 박종홍의 철학도 객관적으로 조명한다.저자가 파악한 한국적 사유의 특징은 양극단을 통합하고 포용하는 힘이다. 불교 철학자 원효는 당시 불교 사상계의 이론적 대립을 극복할 대안으로 '화쟁론(和諍論)'을 제시했다. 저자는 유영모, 함석헌, 장일순 등 한국 현대 철학자 역시 동서양 철학을 융합하기 위해 힘썼다는 점을 강조한다.이 책은 동아시아 지성사라는 큰 줄기에서 한국 철학을 비추면서, 주요 논제에서는 동서양 철학과의 비교로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다. 주자학과 칸트 윤리론의 유사점을 설명하면서 주자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 18세기 조선의 백과전서파와 유럽 계몽사상가의 공통점과 차이점, 북학의 선구자였던 홍대용의 우주관과 18세기 유럽 사회의 우주론 등을 나란히 놓고 설명하는 식이다.  전호근 지음|메멘토 |896쪽|3만8000원​​​     ​저자는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온 중국 역사학자다. 홍콩중문대 부총장과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 교수로 일했고, 지금은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다. '동양적 가치의 재발견' '중국 전통적 가치체계의 현대적 의의' '흙과 중국 문화' 등 중국어와 영어로 30권 이상의 저서를 냈다. 2006년 '인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클루그상을 받은 석학이다. 이 책은 그가 2004년 완성한 송대 정치문화사 연구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책의 번역서다. 이 책이 다루는 시대는 11, 12세기다. 이 두 세기 동안 일어난 유학의 변화가 책의 핵심 줄기를 이룬다. 특히 문화사와 정치사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췄다. 상편은 송대 문화와 정치의 주체였던 사대부의 정치활동을 조명했고, 하편은 이학파 사대부와 관료 집단 사이의 복잡한 정치공학을 서술했다. 두 권을 합쳐 1400쪽이 넘는 대작이다.  학문과 정치를 함께 했던 주희는 송대 사대부의 전형이다. "천하가 걱정하기에 앞서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하고 나서 즐거워한다"는 범중엄의 명언이 당시 사대부의 좌우명이었다. 이들은 일종의 시민의식을 갖고 국가와 사회의 공무를 처리하는 데 직접 참여하는 정치적 주체의식을 실현하려 했다. 즉 "권력의 근원이 군주에게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천하를 다스리는' 임무는 자신들의 어깨 위에 있다고 여겼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사서' '주역' 등의 경전, '송사' '실록' 등 역사 기록물은 물론 '주자문집' '주자어류' '근사록' 등의 주희 관련 문헌과 각 이학자의 상소문, 문집과 연보, 일기류부터 편지까지 온갖 자료를 총망라해 다뤘다. 기존의 자료는 물론 저자 자신이 뜻하지 않게 발굴한 사료에도 의문을 던지고, 그 의문을 풀어주거나 자신의 가설을 검증하는 자료를 다시 찾아내 이를 뒷받침하는 철저한 학문적 태도가 돋보인다. 위잉스 지음 | 이원석 옮김 | 글항아리 | 1444쪽 | 5만8000원     ​주자학을 집대성한 중국 송대 사상가 주희의 탄생부터 청소년기, 학자로서의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생을 다룬 전기다. 저자는 자료 수집부터 원고 완성까지 10여 년을 주자에 매달렸다. 그리고 2400쪽에 이르는 책 속에서 주희의 전체 삶을 상세하게 그려냈다. 주희는 고종, 효종, 광종, 영종 등 네 명의 황제를 섬겼다. 그러나 조정에서 경연관으로 실제로 근무한 기간은 46일에 불과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짧은 기간 주희가 펼쳤던 정치 이론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특히 탁월한 행정개혁가였던 주희의 행정 업무 능력을 드러내 보인다. 주희의 학문이 여러 학자와의 논변을 거치며 완성되는 과정도 밀도있게 전개된다. 주희는 장식의 호상학(湖湘學), 여조겸의 절학(浙學)과 끊임없이 부딪치며 논쟁했다. 한천(寒泉)·아호(鵝湖)·삼구(三衢)에서 여조겸, 육구연과 만나 유교·불교에 대해 논하며 일치점과 대립점을 확인했고, 육구연과는 태극(太極)을 둘러싸고 논전을 벌였다. 수많은 논쟁을 통해 저자는 그의 사상이 홀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책 속에는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다양한 시편이 담겼다. 주희는 물론 그와 관계했던 문인, 제자들의 시편도 감상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시에 담긴 뜻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수많은 자료를 발굴해 엄밀하게 고증해낸 송대의 정치적, 사회적 모습과 셀 수 없이 많은 편지 속에서 드러나는 학문 논쟁을 생생하게 복원해 낸 책이다. 수징난 지음 | 김태완 옮김 | 역사비평사 | 2400쪽 | 9만8000원​​미​국의 심리학자인 저자가  현대사회에서의 '남성성'에 대해 논한 심리학 분석서다. 일반적인 남성과 여성에 관한 통념에 도발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협동적이었으며, 단지 남성의 영역과 여성의 영역에서 성공적인 문화가 서로 달랐다는 게 그의 주요 주장이다. 여성은 일대일의 친밀한 관계를 선호하고 이런 관계를 맺는 데에 뛰어나다. 반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격하며, 경쟁하는 데에 익숙하다. '알파 메일(alpha male)'로 불리는 우두머리 수컷만이 번식할 수 있었던 진화적 특성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남성은 문화건설의 기반을 이루는 더 큰 기관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저자는 언뜻 남성에게 유리해 보이는 '남성 지배사회'라는 관념이 사실 남성을 착취해왔다고 지적한다. 문화가 남성에게 성취와 생산, 부양과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남성이 비즈니스와 정치의 상위계층을 지배하긴 하지만, 여성보다 훨씬 많은 수가 직무도중 사고로 죽고, 투옥되며, 전투에서 사망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내세운다.  이 책은 남성 우월주의자의 책이 아니다. 남성 편도 여성 편도 들지 않는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속한 문화에서 착취당하고 희생양이 됐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남성 또한 문화적으로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로이 F 바우마이스터 지음 | 서은국, 신지은, 이화령 옮김 | 528쪽 | 시그마북스 | 2만5000원​     ​ ​​저자는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핵 게놈 해독에 성공한 스웨덴 출신의 유전학자다. 지금은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의 유전학 분과장으로 있다. 이집트 미라부터 네안데르탈인, 데비소바인에 이르는 자신의 고대 인류 DNA 연구 여정을 담아낸 책이다. 실험실의 풍경부터 시료를 찾아 나서는 모습, 과학하는 사람들의 딜레마, 연구 기금 확보, 협업과 경쟁, 학술지 논문 출판 과정까지 과학계 내부의 구체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과정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책은 저자가 소개하는 일화 중심으로 전개된다. 지도 교수 몰래 이집트 미라의 DNA 염기 서열을 알아내기 위해 송아지 간으로 미라를 만들던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한다. 송아지 간 한 덩이를 사서 오븐에 넣고 미라를 만들어 DNA 추출을 연습했다. 그 뒤 대학 박물관과 베를린 국립 미술관의 미라 표본을 수집해 마침내 DNA 염기 서열을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돼 고인류학이라는 신흥 학문 출발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가 발표한 빛나는 연구 성과물은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보유 국가마다 '보물'로 여기는 고대인의 뼈를 얻는 작업부터 만만치 않다. 1997년에는 인류학 연구의 성과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크로아티아 과학계의 알력 다툼에 네안데르탈인 시료 채취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안달 난 저자가 현지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협업 계획을 변경하는 등,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마침내 얻어낸 뼈 여덟 점으로 2010년,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서열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저자는 지금도 끊임없이 '우리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던지며 고대 인류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현대인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 조상과 갈라진 뒤 일어난 모든 유전적 변화를 목록으로 만들었다. 이 목록을 토대로 현생인류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관련 있는 유전적 변화를 찾아내는 것이 인류학의 가장 중요한 연구 목표라고 말한다. 2014년 미국에서 출간돼 14개 언어로 번역된 책으로, 그해 아마존 '올해의 책'에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스반테 페보 지음 | 김명주 옮김 | 부키 | 440쪽 | 1만8000원  
  • 2015-09-21
    ​​오늘날 우리와 비슷한 '사람다운 얼굴'을 한 최초의 인간은 언제, 어디에서 처음 등장했을까? 우리 몸 속에 네안데르탈인의 피도 흐르고 있을까? 인도네시아에서 발굴된 '호빗' 같은 난쟁이 화석은 우리의 친척 인류일까? 두뇌가 커진 게 먼저일까, 직립 보행이 먼저일까?일반인이 품을 수 있는 '인류'에 대한 궁금증 22가지에 답하는 고인류학 책이다. 고인류학자이자 캘리포니아대학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인류학 부교수인 이상희, '과학동아' 편집장 윤신영이 함께 썼다. 지난 세기 내내 세계 곳곳에서 발굴된 다양한 인류 화석, 고(古) DNA자료를 바탕으로 인류의 역사를 들려준다.'원시 인류는 동종을 잡아먹는 식인 풍습을 갖고 있었을까', '인간의 몸을 뒤덮던 털이 사라지고 뽀얀 피부를 갖게 된 건 언제부터일까', '인간의 노년기가 유독 길어진 까닭은 무엇일까' 등 인류를 둘러싼 여러 질문에 저자들은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답한다. 현대 인류학 연구의 현장에서 일하는 저자들은 아시아에서 속속 발견되는 데니소바인 등의 화석 인류, 킹콩에 버금가는 '괴물' 유인원 기간토피테쿠스의 발굴 시작 단계부터 실제 모습 복원해 내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인류 진화 역사의 이정표를 짚어보는 책을 관통하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특징은 무엇인가?'란 물음이다. 아프리카 안팎에서 계속해서 발굴되는 고인류, 현생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을 대상으로 한 최신 연구는 다양한 지역에서 현생 인류가 동시 다발적으로 진화했다는 '다지역 기원론'으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처음 나타나 세계로 퍼졌다는 기존 주장에 익숙했던 독자들에게 학계에서 벌어지는 뜨거운 논쟁의 현장을 소개한다.이상희·윤신영 지음|사이언스북스|352쪽|1만7500원     ​오늘날의 연애에서 '데이트'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바깥에서 젊은 연인이 만나 친밀함을 쌓아가는 이 행위는 언제, 어디에서 처음 시작된걸까? 그리고 왜 우리는 데이트하지 않으면 연애할 수 없을까? 미국 템플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가 말 그대로 '데이트의 탄생'을 역사적, 사회적 맥락으로 추적한 데이트 연구서다.책에 따르면 데이트는 한 세기 전, 자본주의가 태동하기 시작한 미국 하층민 거주지에서 비롯된 연애 관습이다. 20세기 초 자본주의가 본격 개화하는 시기, 빈민가 젊은이들에게는 사랑을 속삭일 만한 적당한 공간이 없었다. 연애를 하려면 밖으로 나가야 헀고, 밖으로 나가자니 돈이 들었다. 여기에서 오늘날 남녀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인 '데이트 비용' 문제가 생겼다. 자본주의의 성격상 일단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내기로 합의됐고, 여자는 그 대가로 남자에게 성적인 호의를 제공하게 됐다. 남자는 남녀관계에서 우월한 권력을, 여자는 실리를 취하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여자가 먼저 데이트를 신청해선 안 된다' '몇 번 만나 친해지기 전까지 남자가 주로 비용을 대야 한다' '데이트를 마치면 남자가 여자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어야 한다'는 '데이트 에티켓'의 출처도 밝힌다. 한국에서도 통용되는 이 에티켓의 출처는 1959년 미국에서 출간된 에티켓 책자다. 데이트란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불평등한 성역할을 연애 관습에 적용한 제도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데이트 공간, 데이트의 목적, 데이트와 연애의 관계, 데이트를 뒷받침한 새로운 대중문화 등 데이트와 관련도니 다양한 사회적 맥락을 풀이한다. 여러 현상을 탐구한 끝에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이 모든 문제가 돈과 권력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 "사랑은 교감이지만, 사랑의 현실은 교환 아닌가?" 책이 던지는 질문이다.​베스 베일리 지음|백준걸 옮김|앨피|338쪽|1만6000원 ​​‘물리학자는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편견을 정면 돌파한 책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강의하는 저자가 ‘지금 여기’의 생활을 물리학 시선으로 풀었다. 저자는 인문학과 과학, 예술이 융합하는 시대에는 경제 논리 바깥의 ‘세상 물정’도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통계물리학을 활용해 정치, 사회, 문화적 영역을 다채롭게 분석한다.저자는 사회학과 물리학을 잇기 위해 통계학과 수학을 활용한다. 민주주의는 빅데이터를 통해 수학적으로 바라보고, 집단지성은 개미의 움직임을 그린 그래프로 표현하는 식이다. 지금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맞춘 분석으로 이해를 돕는다. SNS의 발달로 이루어진 ‘민주주의식 의사소통’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정부의 정보 비공개 원칙이 사회 연결망을 어떻게 막아서는 지 등을 조명한다.일상 생활도 물리학으로 녹였다. ‘인터스텔라와 허니버터칩의 인기’를 통계물리학으로 풀자 마케팅 비법이 나온다. 저자는 “시장에서 정말로 결정적인 변화는 ‘소비자가 연결된 방식’에서 일어난다”고 전한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몸집을 불린다. 이때 참여자들은 대상을 소비하고 감상을 나누는 일을 즐긴다. 소비 과정이 즐거워지며 아이디어가 솟는 상태를 ‘문턱 값’을 넘었다고 부른다. 소통 사회에서는 일정 단위 이상의 소비자가 즐길 만큼 매력적이기만 하다면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문턱 값’을 넘지 못해 사장되는 것도 한 끗 차이다.저자는 정치‧사회 이슈 역시 ‘문턱 값’을 넘는 순간 큰 힘을 지닌다고 전한다. 사회소통망을 통해 이야기가 전해지고, 다채로운 의견이 쏟아진다는 것. 책은 다수결을 모아 문제를 해결하는 효율성은 때로 해악을 부른다고 말한다. 소통망을 활용한 집단지성으로 해결책을 제시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물리학자가 수를 세지 못하는 이유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는 책은 과학과 다른 학문의 융합을 통해 과학적인 사고로 인문학과 예술을 이해하고자 했다.김범준 지음|동아시아|280쪽|1만4000원​비전문가도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1만 시간의 법칙'. 이를 정면 반박해 화제를 모았던 미국 비영리 독립 언론 '프로퍼블리카'의 기자가 낸 첫 책이다. 최고의 운동선수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탁월함의 비밀을 파헤쳤다. 저자 자신이 컬럼비아 대학시절 육상 800미터 선수로 활약했던 스포츠맨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선임 기고가로 스포츠, 과학, 의학, 올림픽 기사를 쓴 경험도 있다. 이 책은 '본성 대 양육' 논쟁부터 최근에 있던 '1만 시간의 법칙'에 이르기까지 운동선수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사례를 소개하고, 때로는 기존 이론을 반박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은 '1만 시간 법칙'을 잘 보여주는 예로 꼽힌다. 그는 여섯 살때부터 20여년 동안 꾸준히 훈련해 단신이라는 단점을 뛰어 넘었다. 그러나 2007년, 높이뛰기를 시작한 지 8개월 밖에 안 된 '초짜' 도널드 토머스에게 왕좌를 내주고 만다. 저자는 "'1만 시간 법칙'은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일 뿐 연습 효과는 개인 특성, 작업 종류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고 말한다. 운동선수에게선 유전자의 힘이 강하게 나타난다. 마라톤 강국 케냐의 상위권 육상 선수 4분의 3은 케냐 인구의 약 12%를 차지하는 칼렌진족 출신이다. 미국 역대 마라톤 기록을 보면 결승점을 2시간 10분 내로 통과한 선수가 총 17명인데, 칼렌진족은 2011년 10월에 열린 마라톤 대회 하루 동안에만 32명이 같은 기록을 냈다. 체온을 낮추고 산소를 흡수하는 데 이상적인 체형을 타고났기 때문이다. 저자가 유전자의 힘만 맹신하는 건 아니다. "고된 노력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유전학자나 심리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스포츠 심리학자 조 베이커의 말을 인용한다. 유전적인 재능은 의지와 노력 없이 발현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은 "탁월한 운동 능력을 가지려면 자신의 유전적 특징을 파악하고 적합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 |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496쪽 | 2만2000원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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