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2-07
    ​​2006년 10월에 여러 역사학자와 교육학자와 교육 관련 종사자가 네덜란드의 위트레흐트(Utrecht)에 모여 소규모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세계의 역사 교육 논쟁(National History Standards: The problem of the Cannon and the future of Teaching History’이라는 긴 제목의 행사였다. 이 토론회에 참석한 학자들이 발표한 글을 엮은 것이 이 책이다.역사 교육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갈등과 논쟁, 저자 나름의 교육론과 해결책이 담긴 이 책에서 저자들은 역사가 학교 교육과정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점, 그리고 역사가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과목이 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방법론들을 동원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모든 부분에서 저자들의 생각이 같지는 않다. 역사 교육이 봉사해야 하는 지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갈린다. 어떤 학자는 역사가 공민적 가치와 바람직한 시민정신을 배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다른 학자는 시민 교육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의식을 배양하고 학생들에게 풍부한 탐구 방법을 소개하는 지적 탐구 분야로서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역사 교육이 국가주의건, 민족주의건, 지역주의건, 세계주의건 특정한 표준이나 규범을 지향하는 것은 역사학의 본질과 충돌하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어떤 규범적인 표준을 통해서가 아니라 맥락화(contextualization)를 통해 학생들이 그들 주변의 세계를 자신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자들은 말한다.린다 심콕스·애리 윌셔트 엮음|이길상, 최정희 옮김|푸른역사|540쪽|3만5000원​      ​​현대 유럽의 저명한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과 ‘유랑하는 학자’ 돈스키스가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회복하기 위해 전방위로 성찰한 책이다. 불안에서 해방되기 위해 자유를 포기하는 사람들. 가장 넓은 아고라의 시대, 가장 가난한 인간적 감수성을 살펴본다.오늘날 악은  일상적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일상적으로 무감각할 때,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인에 대한 이해를 거부할 때, 우리의 윤리적 시선을 무심코 거둘 때와 같은 때다.다른 한편 악은 국가와 이데올로기마저 민영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인간관계도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태도를 닮아가면서, 그 속도는 더 급박해지고 정체는 더 교묘해지고 있다. 두 저자는 우리 사회에 독특한 종류의 도덕적 불감증을 분석하기 위해 ‘아디아포라(adiaphora)’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아디아포라는 인간의 특정 행위나 범주를 도덕적 의무와 평가의 영역 밖에 놓는 것과 관련이 있다.이것은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즉 일종의 도덕적 마비 상태를 함축한다. “폭력을 매일 보면 그것은 더 이상 경악이나 혐오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폭력이, 말하자면 우리에게서 자라난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알려고 하는 것은 인간적 공감을 파괴한다. 선정적이고 무가치한 정보들로 가득 찬 사회에서 주목을 받는 사람들은 오직 유명 인사들과 미디어 스타들뿐이다.이 책은 바로 이것이 우리의 활동, 언어, 생각 없이 그저 안전하게 모방하면서 말하거나 행한 모든 것이며, 모두 우리가 성찰하지 않은, 그러나 잠자코 동의한 악들이라고 말한다. 지그문트 바우만·레오니다스 돈스키스 지음|최호영 옮김|책읽는수요일|376쪽|1만6000원​      ​​두 저자 중 류동민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정치경제학과 경제학설사를 강의한다. 주상영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경제학과에서 화폐이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거시경제학과 화폐경제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른바 주류경제학자 주상영과 비주류경제학자 류동민이 현실 경제를 두고 논의를 전개한다. 평범한 노동소득만으로는 ‘돈이 돈을 버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구조, 생활인은 모두 알고 있지만 경제학자들만 애써 외면하고 침묵하는 현실을 두고 말이다.이러한 경제 현실에 대해 경제학이 줄 수 있는 답을 찾기 위해 이들의 관심사가 수렴된 것은 부쩍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의 처지 그리고 ‘삼포’니 ‘오포’니 하는 젊은 세대의 우울한 전망을 깨닫고 함께 고민하면서부터다. 때마침 2014년 대중적으로도 크게 화제가 된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은 이들에게 강렬한 지적 자극을 주었다. 한 사회에서 어느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득분배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변화하는가, 성장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가, 불평등은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등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다. 즉, 경제학이 분배 그리고 성장의 문제에 대해 어떤 논의를 해왔는지 살핀다.별다른 근거나 대책 없이 자기주장만 반복하는 웅변도, 현실과 괴리된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는 이론도 아니다. 한국의 경제학자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학문적으로도 답을 탐구하는 시도를 담은 책이다.서로의 연구 분야나 관점에 차이가 있는 한국의 두 경제학자의 결론은 이렇다. “성장으로 파이를 키워서 분배한다는 경제 논리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낡고 틀에 박힌 패러다임이다. (…) 어떤 측면을 보아도 불평등이 여기서 더 악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제 주류경제학과 그 사고에 지배를 받아온 사람들은 분배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며, 형평을 강조하던 비주류경제학과 그 사고의 지배를 받아온 사람들은 분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대안이 무엇인지 더 깊게 고민해야 한다.” 류동민·주상영 지음|한길사|336쪽|1만8000원​      ​이 책은 먹방 문화에 대해 풍자한다. 빡빡한 일상, 부족한 영양, 몸이 아니라 가상이 지배하는 업무 환경과 문화, 농민과의 연대는 간 곳 없이 고급 식재료로만 인식되는 유기농과 로컬푸드… 이러한 현실의 반대편에서 열심히 먹는 것만 생각하는 푸디들을 비판하려고 한다.저자는 1972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국의 주요 신문·잡지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문화 비평 및 서평을 비롯하여 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글을 써 왔다. 저자는 음식에 지나칠 정도로 몰두해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상당히 날카롭고 풍자적인 언어로 거침없이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말할 필요도 없이 음식은 중요하다. 음식을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존재는 없을뿐더러, 어떤 음식을 즐기는가는 자신의 계급, 문화, 취향, 출신 지역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고 주장한 까닭이다. 그렇기에 음식은 또한 자신의 계급과 문화, 취향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서양의 포크와 나이프를 얼마나 잘 다루는가로 자신의 문화 수준을 드러냈다면, 지금 서양에서는 아시아의 음식(이 책에 나오는 ‘김치가 들어간 한국식 버거’ 같은)을 얼마나 즐기는가로 자신의 세련되고 포용력 있는 취향을 과시한다. 요리 역시 중요하다. 야생의 식재료를 사람이 먹을 만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던 조리는, 이제 ‘섹시한’ 남성들의 필수 기능이자 미식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섬세한 입맛을 시험하는 장이 되었다. 또한 요리는 화려하다. 칼과 불이 춤추는 주방만큼 스펙터클한 볼거리를 또 어디서 찾아보겠는가. 그래서 먹방과 쿡방이 대세가 된 지금. 하지만 누군가는 필연적으로 이런 현상에 염증을 느낀다. 생존과 나눔보다는 과시와 구별 짓기의 수단이 된 음식, “당신이 먹은 음식이 곧 당신은 아니다!”라고 말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가 그런 사람이다.스티븐 폴 지음|정서진 옮김|따비 288쪽|1만5000원​​
  • 2015-11-30
    ​​중국 항저우의 철부지 소년이 세계 전자상거래시장의 최정상에 등극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이 책은 창업 자금 약 9000만원으로 시작해 전 세계 부호 순위 15위에 올라선 알리바바의 창업주 마윈의 ‘모든 것’을 담은 야심찬 기획물이다. 공동저자인 류스잉은 중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을 주로 다룬 전기 작가이고, 펑정은 중국의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다. 저자들은 어린 마윈의 삶은 어떠했고,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쟁쟁한 인터넷 판매 업체들을 제친 알리바바의 성공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추적한다. 마윈의 유년부터 근황까지, 반평생을 담아낸 전기다. 알리바바를 창업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마윈이 던진 승부수와 전략에 대해서도 많은 분량을 할애해 분석한다.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설명한다. 소셜 커머스 업체인 쥐화쏸을 포함해 텐마오, 차이나오, 위어바오 등 마윈의 새로운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사업가 마윈의 삶 외에 개인적인 부분도 조명한다. 친구로서, 남편과 아버지로서, 교육자로서의 일화를 담았다. 마윈은 열여덟살이 된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 “아들아, 네가 벌써 열여덟 살이 되었구나. 나는 딱 세 가지만 말하겠다. 첫째, 항상 네 스스로 생각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둘째,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해라. 세상에는 어렵고 힘든 문제가 많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더 많단다. 셋째, 항상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아버지에게도 네 진심을 말해 주렴.” 책 말미에는 부록으로 마윈의 어록을 정리했다.류스잉, 펑정 지음|양성희 옮김|열린책들|616쪽|2만5000원​변방 유인원 중 한 종에 불과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을까?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하던 조상들은 어떻게 한 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했나? 과학은 모든 종교의 미래일까? 인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이 책은 인문학적인 질문들에 대해 역사적인 분석으로 대답한다. 10만년 전만 해도 지구에는 최소 6종의 인간이 살았다. 네안네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등이다. 그러나 약 7만년 전부터는 호모 사피엔스종이 주도권을 잡았다. 이스라엘의 젊은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 지점에서부터 인류의 역사를 훑는다. 지구의 생애와 비교하면 미미한 일부분에 불과한 인류의 역사가 획기적으로 변한 시기를 세 부분으로 나눈다. 7만년 전의 인지혁명, 1만2000년 전 농업혁명, 약 500년 전의 과학혁명이다. 이 책은 총 네 장으로 나뉜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인류의 통합, 과학혁명이다. 저자는 과학혁명은 여전히 발전 중인 역사의 일부이고 농업혁명에 대한 정보들도 새롭게 발견되고 있지만, 인지혁명은 여전히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본다. 인지혁명을 통해 승자가 된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파괴와 전쟁, 노예제도 같은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과학의 거듭된 발전이 결국 호모 사피엔스종의 종말을 가져올 가능성을 지적한다. 불사의 비법과 유전자 선택 방법을 찾아내면, 부와 기술의 격차가 커지고, 또 다른 불평등을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유발 하라리 지음|조현욱 옮김|김영사|636쪽|2만2000원  ​저자는 미국 국제정치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의 최연소 편집장과 ‘뉴스위크’ 편집장을 역임한 외교정책 전문 언론인이다. 현 시대 상황의 특징을 세계화의 가속화, 자본주의의 극단화, 테크놀로지의 발달 등 세 가지로 정의한다. 저자는 모든 것이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시대, 어떤 지식이 진정으로 중요하고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컴퓨터가 간단한 메일에 단신을 보내고, 무인 자동차의 상용화가 눈앞에 보이는 시대. 기계가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됐던 ‘글쓰기’까지 더 이상 컴퓨터의 침범으로부터 안전하기 않다.  이공계의 부상과는 대조적으로, 인문학의 영역은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 과학기술의 시대에 인문학과 교양 교육은 불필요한 학문으로 전락해버린 것일까? 그렇다면 학문과 산업의 선두주자인 미국의 대학과 학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인도 출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저자는 본인의 경험을 반영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한다. 저자는 미국이 국제학력평가에서 거두는 성적은 실망스럽지만 지난 50년 동안 경제, 과학, 문화 등 영역에서 성장을 이어온 반면, 상위권을 휩쓰는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나 과학 혁심 부문에서 뒤쳐진 상황에 주목한다. 기술 개발과 혁신으로 손꼽히는 스웨덴과 이스라엘도 미국과 비슷하다. 저자는 미국 등 선진국은 비계급적인 사회 분위기, 역동적이고 활기찬 기업 운영 방식, 개방적인 태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감을 가진 젊은이들이 선진국의 기업가 정신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미국이 섣불리 아시아의 교육 체계를 모방하기보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이며 기업가 문화가 강조되는 교육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혁신적인 사고의 기본은 분석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며, 다양한 의견을 수용하는 교양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파리드 자카이라 지음|강주헌 옮김|사회평론|248쪽|1만3000원 ​로맹 가리(Romain Gary)는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가다. 단편 소설 ‘소나기’로 등단했고,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으로 같은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 공쿠르상을 다시 한 번 받았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은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와 ‘킬’ 등의 영화 작품도 남겼다.이 책은 로맹 가리의 구술 회고록이다. 1980년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몇 달 전, 라디오방송에서 자신의 삶을 회고한 내용을 정리했다. 어쩌면 이미 죽음을 결심한 상태에서 방송에 응한 그는 “자전적 작품을 또 쓸 만큼 내 앞에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삶의 궤적을 되짚어보며 로맹 가리는 자신의 작품과 삶에서 추구한 가치들, 소설가로서 작품에 담으려 했던 생각들을 직접 설명한다. 군 시절과 외교관으로 일한 이야기, 영화계에서 경험한 것 등 삶 전반을 포괄한다. 작품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건이나 일화들도 포함됐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그의 수프에 동료들이 위스키를 넣은 탓에 술에 취한 로맹 가리가 전투기를 몰고 연습용 폭탄을 떨어뜨린 사건, 2차 세계 대전 당시 눈먼 조종사에게 그가 말로 설명해 안전하게 착륙한 이야기, 프랑스의 전쟁영웅인 드골 장군과의 인상적인 첫 만남 등이다. 로맹 가리는 한 인간의 삶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에는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특유의 독설과 재치, 철학관과 뒤섞어 들려준다.로맹 가리 지음|백선희 옮김|문학과지성사|136쪽|1만원  
  • 2015-11-23
    저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생물학자이자 문필가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꾸준히 관심을 가진 주제인 ‘생명의 순환’을 관찰하고 깊게 분석한다. 개별 종의 생활사를 연구해 관찰 일지를 작성하고, 개인적인 일화와 함께 과학적인 분석을 제시한다.단순히 인간의 관점이 아닌 자연과 생태, 지구의 관점에서 생명의 순환을 다룬다. 지구의 남쪽과 북쪽, 육지와 바다를 오가며 다양한 청소동물들의 세계를 탐구한다. 첫 번째 장 ‘작고 큰 것’에선 동물의 몸집에 따라 죽은 이후의 처리 과정이 달라지는 사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매장은 자연에서 흔치 않은 방식이다. 땅에 묻을 때는 사체를 보관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생쥐를 묻는 송장벌레, 사슴의 장례, 코끼리의 삶도 조망한다.    세 번째 장에선 ‘식물 장의사들’을 다룬다. 죽은 식물이 얼마나 잘 분해되는지에 따라 숲 생태계의 건강이 달라진다. 식물은 물, 햇빛, 몇 가지 미네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조직을 구성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식물은 영양이 풍부한 물질로 자란다. 네 번째 장 ‘물에서 죽다’에선 수중 생물의 죽음을 다룬다. 강을 거슬러 올라와 죽는 연어들과 바다 깊숙이 가라앉아 죽는 고래들의 사례를 설명한다. 이 같은 관찰과 분석을 통해 저자는 동·식물이 죽고 난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한 생명이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신비다.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김명남 옮김|궁리|304쪽|1만8000원​이 책은 현대인들이 불과 반 세기 전 사람들과 비교해 심각하게 물질주의에 빠져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외형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큰 나(big me)’가 아닌 내적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작은 나(little me)’를 바람직한 인물상으로 본다. 그렇게 산 역사 속 인물들을 사례로 제시한다. 저자는 겸손, 절제, 헌신으로 대변되는 ‘작은 나’의 가치를 갖춘 인물로 프랜시스 퍼킨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도러시 데이, 조지 엘리엇, 아우구스티누스, 새뮤얼 존슨 등을 내세운다. 그러나 이들도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같은 명사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끝없는 노력으로 결함을 극복한 결과, 역사에 이름을 남긴 것이라고 쓴다. 미국 최초의 여성 각료인 프랜시스 퍼킨스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임 기간 내내 그를 보좌했다. 남성 중심적인 정치계에서 뛰어난 행정능력을 발휘했고, 대공황으로 위기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린 ‘뉴딜 정책’의 막후 조력자로 활동했다. 저자는 퍼킨스도 고교 시절까지는 성적이 특출나지 않고 게으른 학생이었지만, 대학에 진학한 후 마음을 자로잡고 학업에 매진했다. 영국의 시인 겸 평론가 새뮤얼 존슨은 지독하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 열등감 투성이었다. 그러나 존슨은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집필에 몰두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이 작가의 의무라고 생각하고, 진실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모범으로 삼을 만한 인물의 삶을 참고하라고 권한다. ‘작은 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결과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김희정 옮김|부키|496쪽|1만6500원 ​저자는 해체론의 창조적 계승자로 손꼽히는 미국의 철학자 겸 비평가다. 관념론과 해석학,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 등 다양한 이론적인 기초를 통해 문학과 철학, 대중문화, 문명사를 분석하는 사상가다. ‘어리석음’은 저자가 2002년 출간한 책으로, 그의 학문적인 흐름이 집약된 대표작으로 꼽힌다. 저자는 “어리석음은 모더니티(근대성)의 지울 수 없는 표식으로서 우리의 증상”이며 우리가 떠안고 살아가는 “일상의 트라우마”라고 본다. 어리석음은 사유의 원점을 이루는 존재의 거대한 구멍이다. 저자는 ‘어리석음에 관한 철학적 사유의 어리석음’을 깨닫는 일이 ‘어리석음의 사유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서양철학이 ‘어리석음’을 어떻게 억압하고 왜곡했는지 추적한다. 그의 성찰은 크게 세 가지 차원으로 이뤄진다. 첫 번째로 하이데거, 루소, 키르케고르, 슐레겔, 칸트, 프로이트, 폴 드 만까지, 어리석음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계보를 추적하고 그 한계를 비판한다. 두 번째로 저자는 횔덜린, 핀천, 무질, 도스토예프스키, 워즈워스를 통해 어리석음을 미학적인 범주에서 다루는 사유의 흐름을 정리하고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여성’이자 ‘철학자’인 본인의 심리적이고 신체적인 어리석음을 고백하고, ‘타자’에 대한 어리석음과 그 윤리를 분석한다. 그는  어리석음은 실존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구조이고, 특정한 지식에 대한 무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무지’가 가장 근원적인 무지라고 주장한다. 아비탈 로넬 지음|강우성 옮김|문학동네|544쪽|3만원​​저자는 인류학 전문가다. 미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추진한 사마라강 하곡 프로젝트를 포함해 우크라이나·러시아·카자흐스탄에서 고고학 현장 조사를 진행한 베테랑 고고학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고학을 통해 기록으로 남지 않은 과거의 삶과 문화를 밝혀내고, 언어에 남겨진 단서를 통해 과거를 유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이 책에서 저자는 중앙아시아와 유라시아 초원의 문명사를 분석한다. 언어학적으로는 인도와 유럽의 공통 조어를 추적하고, 고고학적으로는 네 바퀴 수레와 기마, 전차 같은 이동 수단이 어떻게 유라시아 초원을 바꿔놓았는지 분석한다. 이동수단의 발달은 필연적으로 상업의 발달과·문화적인 교류를 촉진하고, 그 흔적들은 유물로 남기 때문이다.​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 ‘언어와 고고학’에서 저자는 유적 발굴 현장에서 찾아낸 고대 언어의 흔적을 다룬다. 오늘날 인도·유럽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30억명에 달한다. 현대 사회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5000년 전 어휘와 얼마나 비슷할까.​언어학자들은 ‘인도·유럽공통조어(共通祖語)’라 일컫는 모어의 어휘를 연구해, 1500개가 넘는 인도·유럽어 어근의 음을 복원했다. 고고학자들은 히타이트·미케네 그리스어와 고대 독일어로 된 비문을 발견해, 비교언어학자들이 복원한 소리가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고고학자들은 언어학자들이 복원한 공통조어를 도구 삼아, 고대인의 사회적 삶을 추적한다. ​2부 ‘유라시아 초원의 개방’은 고고학적 접근을 주로 다룬다. 어떻게 죽은 문화를 복원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흑해와 카스피해 지역의 신석기를 예측한다. 저자는 인도·유럽 공통조어를 사용한 초원인들이 네 바퀴 수레를 통해 문명을 한 단계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유추한다. 또 고대 유럽이 어떻게 몰락하고, 초원 거주민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는지 분석한다.데이비드 W. 앤서니 지음|공원국 옮김|에코리브르|832쪽|4만원 
  • 2015-11-16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책 읽어주는 남자'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2014년, 한국 최초의 국제문학상인 박경리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방한한 그에게 쏟아진 질문들은 한결같았다. 독일의 과거사 문제에 천착하는 동인은 무엇이며, 그것은 독일인의 역사의식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 즉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국가로서 이례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열중하는 독일만의 독특한 인식, 태도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얼마만큼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독일인인 그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법학자로서 슐링크가 이러한 난제의 해결을 위해 20여 년간 고민한 기록이다. 먼저 그는 고대 게르만법에서 찾을 수 있는 집단적 책임, 배상의무, 속죄라는 개념을 법의 현실 적용에서, 독일인의 죄책감 속에서 다시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한 그 자신의, 그리고 자기 세대의 노력들과 실패, 과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슐링크가 말하는 ‘과거의 죄’는 나치 전범 처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나치의 만행에 동참하거나 방조한 사람들뿐 아니라,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죄에 연루된 사람들, 그리고 그 자손들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더없이 존경하는 나의 아버지가 나의 스승이 나치의 만행과 무관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의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러한 다음 세대의 고민이 《과거의 죄》 속에도 녹아들어 있다. 슐링크 자신이 포함된 전후 세대들은 끊임없이 이 주제를 제기하고 부모 세대와 논쟁하고 그들과 관계 끊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본인의 고백대로 그 결과는 보잘것없었고 이제 그들은 이 문제의 다른 차원, 자신의 다음 세대에게 이 주제를 어떻게 전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권상희 옮김|시공사|224쪽|13000원  ​저자는 중세 서양사와 권력구조를 연구하는 사학자다. 12세기 플랑드르 지방의 수도사 랑베르가 쓴 ‘긴느 백작 가문사’를 기초로, 남성다움과 이상적인 남성상, 남성중심적인 사회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추적한다.당시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는 가문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가문사 집필이 유행이었다. ‘긴느 백작 가문사’도 마찬가지다. 긴느 가문의 아르놀 백작의 탄생부터 그가 가정교육을 받던 어린 시절, 정략결혼과 결혼생활 같은 개인적인 삶, 축성과 전쟁, 기사 수련, 서임식 등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까지 담았다. 저자는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남자다움에 관한 고정관념은 대부분 중세 기사의 모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본다. ‘힘’과 기사라는 ‘직위’가 가진 상징성 때문이다. 전쟁과 폭력이 만연했던 중세 시대, 가장 중요한 능력은 힘이었다. 중세의 기사는 불의에 맞설 힘과 배짱, 예의와 교양을 갖추고, 자신의 감정을 절제하는 강인한 남성으로 그려진다. 기사는 힘이 있으면서도 여성과 노약자를 보호하는 정의의 상징이었다. 아르눌 백작도 당시의 관습과 문화, 제도를 통해 남성성을 학습했다고 설명한다. 아르눌 백작은 아버지, 형제, 동료, 아내와 권력과 가문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과정에서 공격적이고 자기과시적인 남성성을 습득한다. 저자는 이 같은 경쟁은 서열과 위계질서를 구축하고, 남성중심적인 사회구조를 공고히 하는 동력이었다고 해석한다. 차용구 지음|책세상|488쪽|2만3000원  ​뇌 과학자인 저자는 공감각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인간의 감각과 뇌의 활동, 인지심리학과 신경과학을 쉬운 문체로 풀어낸다. 정상적인 감각 이외에도 추가로 다른 감각을 느끼는 현상인 ‘공감각’을 다룬다. 공감각은 글자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과 다른 색으로 인식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눈앞에 색이 펼쳐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공감각 현상은 비정상적 증상이 아니라며, 공감각 현상의 원인과 영향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한다. 공감각은 뇌의 생물학적인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실제 현상이고, 인류의 1~2%만 공감각적인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공감각을 지닌 사람들은 대개 기억력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호주에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며, 설문에 응한 일반인은 전체의 2%만 예술과 관련된 일을 했지만 공감감자들은 응답자의 24%가 예술계에 종사했다. 실제로 고흐와 칸딘스키 같은 화가와 오르한 파묵,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같은 작가, 빌리 조엘과 레이디 가가 등 유명 가수들도 공감각자로 알려졌다. 과학자 중에서는 리처드 파인먼과 니콜라 테슬라 등이 유명하다. 이 책에서는 평범한 인간의 다중감각 지각과 공감각자의 공감각은 어떻게 다른지, 뇌가 어떤 과정을 거쳐 공감각을 만들어내는지, 공감각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상세히 설명한다. 제이미 워드 지음|김성훈 옮김|김채연 감수|흐름출판|332쪽|1만5000원​  아프리카계 흑인들에게서 시작된 ‘치킨’은 전 세계 ‘치킨 사랑’의 기원이 되었다. 더 많은 살코기를 얻기 위한 사육 방법과 품종 개량 개발은 인류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그리고 전 세계로 퍼지는 공장형 사육장에 저항하며 명맥을 유지하는 전통적인 양계 방식은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닭은 가장 중요한 단백질 공급처이면서 필수 아미노산을 제공하고 인플루엔자 백신을 공급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닭의 조상 종(種)인 ‘적색야계(赤色野鷄, red jungle fowl)’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 ‘길들일 수 없는 표범 같은’ 적색야계가 동남아시아의 밀림에서 출발하여 태국을 거쳐 인도를 지나, 다시 메소포타미아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간 여정, 멜라네시아에서 원주민의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작은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하와이 군도와 이스터 섬으로 퍼져나간 과정, 그리고 중국 남부로 들어가 한국과 일본으로 퍼져나간 경위를 자세히 추적한다. 저자는 닭에 대한 역사와 현실을 종교, 인류학, 의학, 과학 등 다양한 주제로 나누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앤드루 룰러 지음|이종인 옮김|책과함께|480쪽|1만95000원
  • 2015-11-09
    ​​니킬 서발 지음|김승진 옮김|이마|456쪽|1만8000원저자는 문학, 문화, 정치를 다루는 잡지 ‘n+1’의 편집자다. 뉴욕타임스 매거진, 월스리트저널 등에도 디자인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글을 기고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노동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사무 공간이 근로자를 소외시키는 역설을 사무실과 사무직의 역사를 통해 분석한다. ‘필경사 바틀비’부터 ‘오피스’, ‘딜버트’ 등 사무직 노동자을 주인공으로 삼아 사무실을 배경으로 등장시킨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을 사회학과 여성학, 경영 이론, 건축, 디자인 등도 다양한 학문과 예술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사무직은 19세기 중반 산업화로 행정 업무가 늘어나면서 생겨났다. 회계실(countinghouse)이라고 불린 사무실은 좁고 어둡고 눅눅한 남자들만의 공간이었다. 업무가 점차 전문화되면서 사무직의 소득은 육체 노동자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사무직은 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사무원은 업무에 필요한 수준에 부합하는 교육을 받은 계층이었고, 업무 능력에 따라 최고위직까지 오를 수 있다는 희망과 자기 계발의 윤리로 움직였다. 사무 공간은 시대에 따라 진화했다. 20세기의 사무 공간은 업무용 고층 건물과 칸막이 사무실(큐비클cubicle, 한 사람씩 들어갈 수 있도록 칸막이가 된 작은 사무 공간)이다. 사무 작업의 효율성과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철골 구조와 유리, 콘크리트, 조명, 환기 시설, 엘리베이터를 갖춘 공간으로 바뀌었다. 사무실에는 타자기와 통신 기기 같은 기계가 자리를 잡았다. 공간 자체는 발전했지만, 사무실은 여전히 사내 정치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잉여 인력 투성이다. 비서 등 보조 업무자로 사무실에 진입한 여성 노동자에게는 성적 폭력과 차별이 이뤄지는 곳이다. 칸막이 사무실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저자는 사무실과 사무직의 미래에 대해서도 예상한다.​​콜린 윌슨 지음|전소영 옮김|알마|1000쪽|4만2000원‘만물의 영장’이라고 불리는 인간의 역사는 피로 얼룩져 있다. 원시 인류의 역사에서도 살인의 흔적이 발견되고, 고대 제국의 황제들과 중세 기독교 교황들은 고문과 학살을 자행했다. 현대 사회에는 연쇄살인과 인종 청소, 테러 등 잔혹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잔인한가? 왜 인간은 자신의 생존이 걸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닐 때도 동족을 살해하는가? 저자는 서양사와 범죄사, 철학, 심리학, 종교, 성(性)과학 등 폭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대중 저술가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범죄의 역사를 통해 인간 본성을 통찰한다.  먼저 인류 초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범죄의 현장을 살펴본다. 심리학과 진화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범죄를 분석한다. 저자는 범죄의 역사가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가 주창한 ‘욕구 위계설’과 유사하다고 본다. 생리적 욕구와 관련된 생존형 범죄, 소속감이나 애정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범죄, 존경의 욕구와 관련된 범죄를 거쳐 자기존중과 자아실현을 위한 범죄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은 생존을 위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성적 사고가 필요했고, 이는 곧 좌뇌의 발달로 이어졌다. 좌뇌는 인간을 목적 달성에 집착하게 하는데, 이런 성향은 범죄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저자는 그러나 이 같은 집착이 창의성을 낳기도 한다며, 긍정적인 면을 함께 본다.   ​톰 스탠디지 지음|노승영 옮김|열린책들|408쪽|1만9800원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부편집장이자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인 톰 스탠디지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현대 사회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소셜미디어의 역사를 탐구한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인간은 관계와 소통, 공유에 대한 욕구을 타고 났다.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으로 대표되는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유행이 전혀 새로울 것 없는 현상이다.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다양한 역사적인 사례들을 제시한다. 키케로와 로마 원로들이 교환한 서신, 혁명의 현장에서 퍼져나갔던 프로파간다 등 과거 사회에서 소통 수단으로 사용된 매개체들이 본질적으로는 현대의 소셜미디어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의 한계와 문제점,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저자는 참과 거짓이 뒤섞인 상황이 소셜미디어 규제에 대한 고민을 낳게 한다고 지적한다. 대화와 토론의 장이었던 커피하우스처럼, 소셜미디어도 혁신을 증진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기도 한다. ​사노 요코 지음|이지수 옮김|마음산책|200쪽|1만2000원“훌륭하게 죽고 싶다.” ‘100만번 산 고양이’, ‘사는 게 뭐라고’ 등 전작으로 잘 알려진 저자가 암으로 세상을 뜨기 두 해 전까지 남긴 기록과 그림을 책으로 엮었다. 저자는 어릴 때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목격했다. 그가 세 살일 때 태어난 지 한 달 된 남동생이, 여덟 살에는 네 살 터울인 남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그가 아홉 살이 된 해엔 일심동체처럼 지내던 오빠의 죽음까지 맞닥뜨렸다. 저자는 그제서야 죽음을 실감하고,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상실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형제의 죽음을 접한 이후 저자는 삶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던져왔다. 본인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후에는 ‘아름다운 죽음’에 대해 고민한다. 살고 싶다고 말하지도, 아쉬움이 남지 않게 열심히 살라고 충고하지도 않는다. 그는 남은 동안 제대로 살고(죽고) 싶다고 말하며,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누가 죽든 세계는 곤란해지지 않아요. 그러니 죽는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요란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죽으면 내 세계도 죽겠지만, 우주가 소멸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게 소란 피우지 말았으면 해요.”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된 죽음 앞에서 저자는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기도 한다. 죽는 건 무섭지 않은 그이지만, 통증은 무서워 한다. 저자는 호스피스 병동에 자진해서 입원하고, 그곳에서 만난 다른 시한부 환자와 가족과의  일화도 담담하게 풀어낸다.     
  • "대구는 최고의 청년도시죠."
    "강릉은 커피산업의 메카고요.
    "대덕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겁니다."
    앉은 자리에서 술술 진단이 나온다. 환자 얼굴만 봐도 병을 알아보는 명의처럼, 고민에 빠진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의 나아갈 방향을 척척 짚어내는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 그는 학계를 대표하는 국제문제 전문가지만,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걸 더 좋아할 정도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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